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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형림 지사(왼쪽), 이성범 지사 '일제 감시 대상 인물카드'
고형림 지사(왼쪽), 이성범 지사 '일제 감시 대상 인물카드' ⓒ 국가보훈부

고형림(高亨林) 지사는 1975년 10월 5일 타계했다. 본적이 경북 예천군 개포면 우감리 389번지로, 1907년 8월 25일 출생했으니 향년 68세였다. 광복군 대원 모집 활동을 하다가 일제에 피체되어 징역 3년형을 언도받았다.

그는 17세이던 1924년 일본으로 건너가 사진기술을 익혀서 귀국했다. 우리나라에 사진관이 처음 생긴 때는 1907년이고(김규진, '천연당'), 대구는 1933년이다('최계복 사진기점')이다. 그렇게 견주면 고형림이 사진 기술자가 되어 돌아온 1924년은 우리나라 사진 역사에서 상당히 시기가 빠른 편이다.
[관련 기사] 궁궐 사진 찍다가 간첩으로 몰린 사진가 https://omn.kr/1omvv

하지만 그는 사진관을 여는 등 기술을 활용해 생업을 꾸려가는 데 골몰하지 않고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귀국 후 예천농회(農會) 지도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31세이던 1938년 만주로 망명했다. 광복군에 입대한 그는 하남성에 사진관을 차려놓고 광복군 제5지대장과 대원들의 연락장소로 제공했다.

이른 시기에 사진 기술자가 되었지만 독립운동 투신

광복군 제5지대 대원들은 고형림 지사의 사진관을 근거지로 삼아 비밀활동을 수행했다. 고 지사는 서주에서 온 2명, 북경에서 온 2명, 택주에서 온 2명 등 여러 광복군 희망자들이 무사히 광복군에 입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는 1943년 광복군의 국내기반 조성을 위해 고향 예천으로 돌아왔다. 그 후 표면상으로 농업에 종사하면서 실제로는 광복군 대원 모집 활동에 주력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 경찰에 탐지되어 피체당하고 말았다.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있는 그에게 대구지방법원은 1943년 7월 9일 소위 치안유지법을 적용해 징역 3년형을 언도했다. 고 지사는 감옥 생활 2년을 조금 넘겼을 떄 독립을 맞아 1945년 8월 17일 출옥하였다.

상주에서 두 번째 만세시위를 벌인 화북 사람들

이성범(李聖範) 지사는 1957년 10월 5일 타계했다. 본적이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821번지인 지사는 1881년 4월 10일 출생했으니 향년 76세였다. 그는 1919년 4월 8일 일어난 상주 두 번째 만세운동을 주도했다.

전국적으로 시위가 번져가고 있던 중 경북 상주에서도 3월 23일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상주 장날 한암회·강용석·조월연 등 학생들의 주도에 많은 군중들이 동조하면서 대대적인 만세시위가 전개되었다. 상주 첫 번째 만세시위였다.

상주 장터 만세운동 소식을 들은 38세 장암동 구장(요즘의 동장) 이성범은 마을 유지 김재갑·홍종흠·이용회 등과 논의한 끝에 "우리 화북면에서도 시위를 펼치자!"고 결의했다. 그는 4월 4일 인근 지역에 만세운동 동참 권고문을 보내고, 태극기를 제작하는 등 사전준비를 진행했다.

"독립을 이루려면 청년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편, 같은 마을 청년들을 모아 놓고 조국의 독립을 이루려면 청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연설을 했다. 이윽고 거사일인 4월 8일 오후 2시쯤 100여 명의 시위군중과 함께 문장산에 올라 "독립만세!"를 외쳤다.

상주 주둔 일본군 헌병대가 출동해 시위를 제지했다. 이성범 지사와 시위군중들은 투석전으로 대항했다. 마침내 피체되어 유치장에서 고문을 당하고 있는 그에게 대구지방법원은 징역 1년 6월형을 언도했다.

덧붙이는 글 | 국가 인정 독립유공자가 1만8천여 분 계시는데,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의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소개하려면 1500년 이상 걸립니다. 한 달에 세 분씩 소개해도 500년 이상 걸립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날, 의거일 등을 중심으로 '오늘의 독립운동가'를 써서 지사님들을 부족하나마 현창하려 합니다.


#고형림#이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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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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