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04 14:01최종 업데이트 24.10.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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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기도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임명 강행과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는 그 정점에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와 뉴스타파와 미디어오늘, 시사인, 한겨레 등 5개 언론사는 각 사 울타리를 넘어 진행하는 '진실 프로젝트' 첫 기획으로, 현 정부의 언론장악 실태를 추적하는 '언론장악 카르텔' 시리즈를 함께 취재 보도합니다[편집자말]

왼쪽부터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김흥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자문위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 오마이뉴스, 국회방송, 연합뉴스


대통령실 전 행정관이 비판언론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보수시민단체의 소속 임원이 지난해 9월 자신의 가족을 동원해 뉴스타파 인용 보도 방송사에 대한 민원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해당 임원은 대통령실 전 행정관의 구청장 선거 캠프에도 참여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이 때문에 '류희림 청부민원' 의혹 사건에 대통령실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 등 5개 언론사가 참여한 언론장악 카르텔 공동취재팀은 지난 9월 27일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시민단체를 통해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는 언론인들을 고발하도록 사주했다고 말하는 육성을 공개했다. 김 전 행정관이 고발을 사주한 의혹을 받고 있는 단체는 '새로운민심(새민연)'으로,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인물은 이 단체 임원인 김흥수씨다.

새민연 사무총장 김흥수, 김대남 전 행정관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

KBS 아나운서 출신이자 이 단체의 사무총장인 김흥수씨는 김대남 전 행정관이 지난 2022년 서울 강남구청장 예비후보 출마 당시 선거 캠프에 참여했고, 올해 1월 김 행정관이 용인갑 국회의원 예비후보일 당시 수석대변인을 맡는 등 김 전 행정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김씨는 정부 비판 언론 고발과 민원에 누구보다 앞장선 인물로, 류희림의 뉴스타파 청부민원 의혹 사건에도 거론되는 당사자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강남구청장 예비후보로 출마 당시 포스터. 김흥수씨도 선거전에 참여했다. ⓒ 페이스북 갈무리


김씨는 지난해 9월 뉴스타파의 '윤석열 검증 보도'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를 상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민원을 넣었다. 김씨는 물론 그의 가족까지 동원됐다. 지난해 9월 4일 뉴스타파의 '윤석열 검증 보도'에 국민의힘 측 의원들이 비판하고 이동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심위에서 조치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로부터 1시간 뒤인 오후 5시 29분께 김씨는 방심위에 뉴스타파 인용 보도를 심의해 달라고 민원을 넣었다.

"2022 대선 때 뉴스타파가 신학림의 일방적 인터뷰 내용을 기사화했는데 방송에서 윤석열 후보 관련해 진짜인 양 보도한 사실에 올바른 심의 필요함"이란 내용이었다. 공동취재팀 취재결과, 김씨는 지난해 9월 23일에는 가족을 동원해, 방심위 가짜뉴스신고센터에 거듭 뉴스타파 인용 보도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 23일 오전 10시 58분에는 김씨 본인, 오전 11시 7분에 김씨 자녀, 오전 11시 20분에는 김씨의 부인, 오전 11시 27분과 11시 33분에는 김씨의 사위와 자녀가 각각 민원을 넣었다.

지난 2022년 9월 새민연이 MBC의 '바이든 날리면' 보도가 허위사실이라고 고발하면서 기자회견을 열 당시, 김씨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김씨는 류희림 방심위원장과 KBS 입사 동기로, '류희림 지인'으로도 분류된다. 즉 새민연(김흥수)을 중심으로 대통령실(김대남 전 행정관), 방심위(류희림 위원장)가 연결되는 고리인 셈이다. 비판 언론 고발은 물론 방심위 민원 사주에도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회 출석한 김흥수, 관련 의혹에 "기억 나지 않는다"

지난 9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씨는 관련된 의혹을 묻는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 "민원을 내기 전에 방심위에 민원을 내기 전후로 류희림 위원장이나 대통령실 관계자 구체적으로 김대남 등과 연락하거나 만난 사실이 있으십니까?"
김흥수 : "그런 기억이 없습니다."

최 위원장 : "김대남에게 관련 부탁을 받은 적이 없는 겁니까? 기억이 안 난다는 겁니까?"
김흥수 :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게 벌써 한 2년 넘은 일이지 않습니까?"

최 위원장 :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건 일반적으로 그 사실이 있을 때 회피하기 위해 말하는 것이라는 건 알고 계시죠?"
김흥수 : "말씀하신대로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고 정말로 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지난 9월 30일 김흥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자문위원이 국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국회방송 갈무리


김씨는 다만 방심위 민원과 관련해 "가족들이 동참해서 뜻있는 일을 같이 하자고 해서 한 기억은 있다"고 인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방심위 민원을 낸 뒤, 20여 일 후인 10월 17일 방심위 언어특위자문위원으로 위촉됐고 지금도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 김현 의원이 "방심위 일을 하고 있으니까 (본인이 낸) 민원을 철회해야 한다"고 하자 김씨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언론장악 공동취재팀은 대통령실이 고발 사주와 청부민원 사건에 관여했는지 대통령실과 김대남, 류희림 위원장에 문의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언론장악 공동취재단: 신상호(오마이뉴스) 봉지욱 박종화 연다혜(이상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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