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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1일(현지시각)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75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7월 11일(현지시각)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75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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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 나서 대선 후보로서의 건강과 인지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려고 했으나 말실수로 논란이 더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는 회견에서 자신이 대선 승리를 위한 최적의 인물이라면서 "나는 계속 후보로 뛰기로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참패하며 후보 사퇴론에 휘말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리 준비한 원고 없이 59분간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활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바이든 '작심' 기자회견... "계속 후보로 뛸 것"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단독 회견을 연 그는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나는 계속 뛰기로 결심했다"라며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유세를 펼쳐 지지자들의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자신의 고령과 건강 우려에 대해서는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들이 인지력 검사를 받으라고 하면 받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사를 거부했던 최근까지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할 경우 이길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녀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잘못 부르는 실수를 했고, 그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상황을 넘기려고 했다. 또한 기자회견 직전 행사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잘못 불렀다가 즉각 바로잡기도 했다.

그는 2020년 대선에 나설 당시 "더 젊은 민주당 지도자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겠다"라고 말했다가 입장을 바꿔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를 묻자 "내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넘겨받은 경제와 외교, 사회 분열 등 상황의 심각성이 달라졌다"라고 해명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의 이름을 잘못 부르면서 그에 대한 기대치가 더 낮아졌다"라고 지적했다.

'우군' 오바마도 바이든에 회의적... "공공연한 비밀"

그 이후 별다른 실수 없이 회견을 마무리하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정부를 운영하고 이끌기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능력을 걱정한 사람들은 이제 안심해도 된다"라고 밝혔다. 

스티브 코언 하원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이 반드시 대선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확신을 줬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스콧 피터스와 에릭 소렌센 하원의원이 사퇴를 요구하면서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하원의원 18명, 상원의원 1명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은 TV토론 때보다 확실히 안정적이었고 자신의 건강을 보여주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라며 "하지만 나토 정상회의가 끝난 만큼 후보 사퇴 요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던 브래드 슈나이더 하원의원은 CNN 뉴스에 "기자회견이든, 토론이든, 유세든 (바이든 대통령의 상태를) 매일 숨죽이고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더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얼마나 더 어려워졌는지에 대한 우려를 사적으로 표명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CNN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토론 후 공개적인 논평을 하지 않고 있지만, 그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능력에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워싱턴 정가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 

고민 깊어지는 민주당... "최악의 시나리오"

이런 가운데 민주당 하원을 이끄는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당 소속 213명 하원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계속 남아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을 물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절차"라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지도부를 소집해 그 이후 단계를 결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ABC 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회견에 대해 "홈런도 아니고 재앙도 아니지만, 그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증명하지 못했다"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전직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NYT도 "바이든 대통령의 문제는 말실수를 하고 곧바로 정정하더라도 이제는 그 문제가 너무 중요해져서 가라앉히기 힘들며, 다른 어떤 능력보다 부각되어서 자신의 역량에 대한 의심을 키우게 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TV토론 이후 더 이상 (실수에 대한) 면죄부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오는 11월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모든 공식 석상에서 철저한 테스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태그:#바이든, #오바마, #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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