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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교육, 시민단체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송국제학교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충북의 교육, 시민단체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송국제학교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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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민선 8기 공약 중 하나인 오송국제학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특권층을 위한 '귀족 학교'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충북교육연대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공공성을 파괴하는 오송국제학교 설립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창수 전교조 충북지부 본부장은 국제학교 설립이 교육 양극화를 부추기고 결국 사교육 시장의 팽창으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강창수 본부장은 "현재 국제학교들은 외국인 학생 정원을 거의 채우지 못하는,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더 많이 다니고 있어 사실상 내국인을 위한 학교"라며 "일반 국민이 꿈꿀 수 없는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학교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 지원하는 것은 교육 기회균등을 명시한 교육기본법을 전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충청북도가 주장하는 외국인 정주 여건 개선 및 외국 기업 투자 유치 촉진을 위한 취지라면 국제학교가 아니라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학교를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른 교육의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를 조장하는 국제학교 설립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1년 학비 5000만 원? 사회 양극화 심화될 것"

충북의 교육·시민단체들은 충청북도가 충청권 외국인 및 외국 투자 기업 유치 및 우수 외국인 인력 유치를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내국인 학생이 다수인 국제학교 현황에 비추어볼 때 추진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1년 수업료만 20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에 이르는 교육비의 국제학교를 총 사업비 1000억 원을 들여 충북도가 유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국의 국제학교는 제주 지역에 4개 학교와 인천 1개, 대구 2개로 총 7개가 설립되어 있다. 충북교육연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국제학교의 학생 수는 전체 정원 9500여 명 중 7100여 명으로 충원율이 74%밖에 되지 않는다.

국제학교의 경우 '외국교육기관법'에 따라 내국인 학생수가 전체 학생 정원의 30%를 넘을 수 없으나, 지자체의 교육 규칙에 따라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다.

내국인 정원 제한이 없는 제주 국제학교를 제외하고 대구국제학교와 인천 채드윅송도, 칼빈매니토바 국제학교 등 3개 학교만 보더라도 외국인 재학생보다 내국인 재학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와 인천 국제학교의 내국인 학생 비율은 전체 정원의 3~40%를 채우고 있는 반면, 외국인 학생은 전체 정원의 9~11%가량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 재학생이 가장 많은 국제학교는 채드윅송도(29%)다. 재학생(현원) 중 내국인 비율은 ▲ 대구국제학교 78% ▲ 칼빈매니토바 75% ▲ 채드윅송도 58% 순으로 대부분 내국인 학생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단체는 오송에 들어설 예정인 오송국제학교가 일부 특권층 내국인 학생의 유학 코스인 '귀족학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충북교육발전소 김성훈 사무국장은 "충북의 예산으로 지은 학교에서 타 지역 아이들이 공부하고 대다수가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학교가 어떻게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냐"며 "충북도는 국제학교 설립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도교육청과 협력해 소규모 학교와 과밀학교 지원, 학교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를 하나 만들기 위해선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3~4년의 시간이 걸리고 그래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국제학교는 이러한 과정 없이 교육감 승인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충북도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해 국제학교 설립할 계획" 

이에 충북도 관계자는 "개발기금을 통해 부지와 건축을 제공하고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해 국제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국제학교 설립을 통해서 외국인 투자 기업이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학교가 실질적 기능을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는 "경제자유구역 국제학교의 경우 외국인 비율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인천과 대구 사례를 조사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충북도는 오송국제학교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송국제학교는 2025년 하반기 착공해서 2027년 하반기 개교로 예정되어 있다. 전체 학생 수는 800명에 26개 학급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충북인뉴스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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