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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지난 6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 출판사가 주관한 작가사인회에 참석해 있다.
▲ 작가 사인회하는 손웅정 감독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지난 6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 출판사가 주관한 작가사인회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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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 감독이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스포츠 인권단체들이 토론회를 열고 "손 감독의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모에게 체벌 동의를 받았다 거나 수억원의 합의금 요구가 부당하다고 해도 학대 사건이 없던 일이 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손웅정 감독은 SON(손)축구아카데미에서 축구를 배우던 중학생의 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해 지난 2일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ON축구아카데미 사건의 본질은 폭력"

문화연대 등 스포츠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회의실에서 토론회 '손축구아카데미 스포츠 폭력 사건을 통해 돌아본 아동·청소년 스포츠 인권의 현주소'를 열고 "이번 논란의 본질은 폭력"이라고 밝혔다. 

정희준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집행위원은 "문제의 본질은 폭력이고 (피해자가 요구했다고 보도된) 합의금 등은 부차적인 문제"라며 "손 감독이 입장문에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이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사랑해서 때렸다는 게 말이 되나? 유럽이었으면 당장 퇴출되고 법적인 책임까지 져야 할 무거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집행위원은 "손 감독은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온라인 상에서 맞아야 훌륭한 선수가 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려면 한국 선수들은 지금쯤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1등에 올랐어야 한다. 운동선수가 당연하게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히려 스포츠인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연대는 4일 오후 '손축구아카데미 스포츠 폭력 사건을 통해 돌아본 아동·청소년 스포츠 인권의 현주소' 토론회를 열었다.
 문화연대는 4일 오후 '손축구아카데미 스포츠 폭력 사건을 통해 돌아본 아동·청소년 스포츠 인권의 현주소' 토론회를 열었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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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스포츠클럽이 사각지대라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의 단장으로 근무했던 김현수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학교 내에서는 폭력이 제도적 보완을 통해 상당히 개선됐으나 오히려 규제로 인해 많은 스포츠팀이 학교 밖으로 나가는 현상이 벌어졌고, 그중 가장 두드러진 종목이 축구"라고 밝혔다. 

김 집행위원장은 "학교 밖 스포츠클럽의 합숙 실태 등을 교육부에 물으니 학교 밖에서 벌어지는 일까지 실태 파악을 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예체능의 종목은 다른 과목과는 달리 학원법에서 관리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손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수시로 욕설을 하고 폭력 행사를 했다는데 2011년 이후 스포츠계에서는 현장의 지도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인권 교육 등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SON축구아카데미가 이런 교육을 들었다면 적어도 '사랑해서 그랬다'는 수준의 핑계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팀 변호사는 "(손 감독의 입장문에 체벌 시 부모에게 동의를 받았다고 나오는데) 동의를 받거나 사랑해서 때렸다고 해도 학대가 없었던 일이 되진 않는다. 또한 수억 원의 합의금 역시 그 요구가 부당하다고 해도 학대 사건이 없었던 일이 되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선수 출신으로 자녀 또한 운동선수인 학부모라고 밝힌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은 "아이들을 폭력이나 폭언으로 지도하는 이는 실력이 있는 지도자일 수가 없다. 최근 지각한 고등학생을 방망이로 체벌한 교사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교육적으로 훈련할 방법이 있음에도 폭력을 사용했다는 걸 자신의 실력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라고 밝혔다.

"가해자 두둔하는 입장문은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어" 

한편 이날 SON축구아카데미 학부모 35명은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여태 운동장에 한번 와보지도 않은 시민단체라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보지도 않았을 감독님을 폭력적이라며 비판하고 있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스포츠윤리센터는 아카데미를 들쑤시겠다며 예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함 사무총장은 "SON축구아카데미 학부모들의 입장문은 자신의 아이들이 여기서 훈련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인데 이 역시 2차 가해 행위다. 그들 자녀의 일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할 책임 또한 SON축구아카데미 측에 있다"라며 "학부모 입장에서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더 많은 아이들이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하기에 공감을 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함 사무총장은 "여러 스포츠 폭력 사건에서 다른 팀원이나 학부모들의 탄원서나 입장문은 반복적으로 발표돼 왔다.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나타나는 일종의 패턴처럼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태그:#손웅정감독, #손축구아카데미, #스포츠인권,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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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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