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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나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6월 28일 부산 방문의 첫 일정으로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누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나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6월 28일 부산 방문의 첫 일정으로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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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다." - 한동훈 당 대표 후보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면 당원들의 힘으로 멈추게 할 수밖에 없다." - 원희룡 당 대표 후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향한 다른 당권 주자들의 공세가 연일 멈추지 않고 있다. 한동훈 후보가 직접 나서서 확전 자제를 당부했지만, 다른 후보들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한 후보를 맹폭하며 견제하는 모양새다.

특히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뒷배로 삼은 듯한 원희룡 후보의 공격이 가장 적극적이다. '비윤'의 기조를 보이는 한동훈 후보와 '친윤' 주류의 지원을 받는 원희룡 후보 간 구도가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한동훈 '투표율 제고 캠페인' 제안했지만...

한동훈 후보는 1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들을 다시 모셔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라며 "그런데 일부 후보들은 '공포마케팅'에 여념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소위 '공한증' 논란을 언급한 것(관련 기사: '한동훈 공포증'이 정치권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공한증' 입씨름). 그는 "그런 공포 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래서는 안 된다"라며 "전당대회를 미래를 보여주는 정정당당한 축제로 만들자"라고 제안했다. "저는 모든 후보들이 투표율 제고 캠페인에 나서기를 제안한다"라며 "최대한 많은 당원들과 국민들이 참여해 주셔야 이번 전당대회를 미래를 향한 반전의 계기로 만들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 6월 30일 오후 온라인에 공개된 <대구신문> 사설을 인용했다. "여당의 인신공격성 당권 경쟁 실망스럽다"라는 제목의 이 사설은 "대야 투쟁에서는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던 여당 인사들도 내부총질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라며 "'절윤', '배신자' 등의 인신공격이나 하는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 저질 양상이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6월 30일 오후,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했던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전국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윤상현 후보는 인천선대위원장으로 저와 함께 선거 지휘를 맡았다"라며 "저도 진심을 다해 이 세 분 당선을 위해 뛰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당대표 선거가 인신공격과 마타도어가 아니라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라며 "그것을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서 바라신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상 자신을 향한 총선 패배 책임론을 분산함과 동시에, 지난 선거에서 자신이 적극 도왔던 다른 후보들이 이제 와서 본인을 공격하는 언행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셈이다.

원희룡 "대통령과 차별화, 개인의 정치적 야망 위한 노골적 행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 27일 부산시의회를 찾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 27일 부산시의회를 찾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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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제안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응답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원희룡 후보는 한동훈 후보 측을 향해 이날도 더욱 날을 세웠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뿐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거 아니라는 것으로 들린다"라며 "저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비틀었다.

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 측의 발언은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당을 위한 길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노골적 행보"라고 해석했다. 특히 "총선 패배는 전적으로 대통령 탓이지 한동훈 후보 책임은 없는 듯 왜곡하는 발언"이라며 "솔직히 한동훈 후보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하는 당원도 적지 않다"라고도 꼬집었다.

대신, 그는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를 향해서도 화살을 날렸다. 장 후보는 원내 대표적인 '친한계' 국회의원으로 꼽히며, 한동훈 후보의 러닝메이트 격으로 뛰고 있다.

원 후보는 "'한동훈 특검이 윤석열·김건희 수사로 가는 길'이라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한동훈 후보가 채상병 특검이 민심이라고 주장하니, 그러면 민심이 요구하면 한동훈 특검도 받을 것이냐고 물었을 뿐 누구도 한동훈 특검을 주장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무서운 왜곡"이라며 "난데없이 채상병 특검을 주장한 분은 한동훈 후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지금 한동훈 후보 측은 매우 위험한 주장과 행보를 하고 있다"라며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면 당원들의 힘으로 멈추게 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한동훈 후보 쪽으로 더 쏠려 있는 '당심'에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장동혁 "한동훈 특검법 찬성? 윤석열·김건희 수사 문 여는 것"
 

원 후보가 장 후보를 연결고리 삼아 한동훈 후보를 저격하고 나선 이유는 그 전날 있었던 장동혁 후보의 발언 때문이다. 장 후보는 전날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들에게 "한동훈 특검법을 뜯어보면 고발사주 의혹 등 핵심 부분에 있어 모두 다 대통령과 영부인을 향하고 있다"라며 "한동훈 특검법을 찬성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대통령과 영부인에 대한 수사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동훈 후보는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지며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기존 당론과 배치되는 전향적인 뜻을 밝혔다. 비록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채상병 특검법을 오히려 여당이 적극적으로 발의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자 다른 후보들은 '한동훈 특검법도 받을 것인가'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장 의원은 "한 후보에 대한 대세론이 여론조사에서 꺾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한 후보가 대표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검법을 갖고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라며 "1대 3으로 가는 구도에서 판을 흔들어보려는 정치적 그림"이라고 반발했다. '채상병 특검'과 달리 '한동훈 특검'은 현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한동훈 특검을 주장하는 다른 후보들이 오히려 당에 해가 되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되돌려준 셈이다.  

태그:#한동훈, #원희룡, #국민의힘,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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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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