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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가 지난 28일 오전1시 33분께 경기도에 있는 육군 ○○○○사단 사령부 정문 위병소 앞에서 찍은 사진.
 제보자가 지난 28일 오전1시 33분께 경기도에 있는 육군 ○○○○사단 사령부 정문 위병소 앞에서 찍은 사진.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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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 육군 부대는 부대 정문에 초병도 없고 위병소 근무자는 잠이 들어 민간인의 접근에 대응하지 못했다. 해당 부대는 본래 야간시간 초병 없이 CCTV를 이용해 근무하고 있다면서 민간인 접근도 식별했다고 해명했다.

한 시민은 28일 오전 <오마이뉴스>에 제보하면서 사진도 함께 보내왔다. 경기도에 있는 육군 사단 사령부 정문과 위병소가 함께 나온 사진 한 장과 위병소 내에 2명이 의자 등받이를 뒤로 젖힌 채 앉아 있는 사진 한 장이다.

사진은 28일 오전 1시 30분경에 촬영됐다. 위병소 안을 찍은 사진에서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위관 장교는 전투복 차림에 전투 조끼를 착용한 걸로 보인다.

뒷모습만 보이는 다른 사람은 육군 플리스형 스웨터를 입고 있지만 입고 있는 하의는 청바지로 보이고, 모발에 염색이 되어 있어 일반적인 군인의 모습은 아니다. 부대에 근무하는 군무원이 당직 근무 중이었던 걸로 보인다.

제보자는 "우연히 ○○○○사단 사령부를 지나다가 정문도 멋있고 군 생활도 생각나서 차를 멈추고 사진을 촬영했는데 아무런 제지도 없고.. 이상해서 근무자들은 뭘 하나 봤더니 다 자고 있네요"라고 설명했다. 제보자가 접근해 사진을 찍는데도 아무 대응이 없던 걸로 보아 근무자들이 깨어 있는 상태는 아니었던 걸로 보인다.

사진에 남아 있는 촬영 시각은 28일 오전 1시 33분. 제보자가 사령부 정문 앞에 머문 시간은 5~10분 정도라고 했다. 군부대 정문 앞에 초병이 없는 점, 제보자의 접근에 대해 경고하고 신원을 확인하려는 등의 시도가 전혀 없었던 점을 이상하게 생각해 위병소로 가보았더니 위병소 근무자들도 잠을 자고 있는 걸로 보였다는 설명이다.

제보자는 "최근 북한의 도발로 안전 안내 문자가 지속적으로 오고 있는데, 한 부대의 얼굴인 위병소 근무자가 저렇게 사진을 찍을 때까지 자고 있으면 과연 국민이 군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라면서 "최근에는 대남 오물풍선 도발 시 음주 회식을 한 1사단장이 보직해임되는 등 군대 기강을 다시 잡고 있는 듯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저렇게 자고 있는 초급 간부들은 아무런 생각도 없고 책임의식이란 건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최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오물 풍선 살포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했고, 북한과 러시아가 동맹 수준의 새 조약을 맺은 일로 외교적인 공방도 이어졌다. 한·미·일은 지난 27일부터 연합훈련을 벌이는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며 "안보 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육군의 사단 사령부 정문에 민간인이 접근했는데도 아무런 초동대처가 없고 위병소 내부의 사진을 찍는데도 별다른 대응이 없었던 점은 기본적인 경계 태세에 문제가 있는 걸로 보인다.

"야간엔 초병 없이 CCTV 이용해 근무... 민간인 사진 촬영 식별했다"

해당 부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부대는 야간 시간대 별도 초소 근무자 없이 철제 바리케이드로 위병소를 폐쇄한 상태에서 근무자가 CCTV를 이용해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부대 위병소가 횡단보도 바로 앞에 있는 등 민간인들 보행 구간과 근접한 특성이 있다. CCTV로 감시하고 있지만 특별한 위해 요인이 식별되지 않는 경우에는 근무자가 나와서 별도의 제재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번에도 (민간인이 사진을 찍는 것을) CCTV로 식별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두 명의 근무자 중 한 명은 군무원이 맞다"라면서 "군인의 지위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 군무원도 근무에 투입할 수 있는 내용이 있어, 그 법규에 따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대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위병소, #야간근무, #안보,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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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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