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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TV토론을 중계하는 CNN 방송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TV토론을 중계하는 CNN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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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4년 만에 재격돌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는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를랜타의 CNN 방송 스튜디오에서 났다.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이 TV로 처음 중계된 1956년 이후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후보로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호 합의에 따라 사전에 준비한 메모 없이 연단에 나선 두 후보는 첫 주제 '경제 문제'로 토론을 시작했다. 

진행자가 먼저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경제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라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받았고 코로나19 팬데믹에 너무 부실하게 대응해 많은 사람이 죽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만들어냈고, 그렇게 잘했던 적은 없었다"라며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엉망이었고, 인플레이션이 이 나라를 죽이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업적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그가 만든 일자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회복된 것과 불법 이민자를 위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유럽이 더 우크라 지원해야"... 바이든 "한·일 등 50개 나라가 지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로 넘어가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갖고 있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그대로 뒀어야 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을 열면서 다른 나라의 범죄자와 정신질환자, 테러리스트가 넘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남부 국경 단속을 강화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이 40%나 줄었다"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바다가 있다"라면서 "(미국보다는)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50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도록 만들었다"라고 받아쳤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수천, 수만 명을 죽인 전쟁 범죄자이자 소련 제국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를 재건하고 싶어 한다"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가져가면 우방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은 어떻게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러시아가 지금까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소유하고,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전쟁을 끝내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푸틴 대통령 등은 바이든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 신사(바이든)와는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브레터를 주고받은 김 위원장이나 푸틴 대통령은 미국에 맞서지 못한다"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트럼프는 중범죄자"... 트럼프 "당신 아들이 더 심각"

두 후보는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낙태권을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는 각 주(州)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강간이나 불륜, 임신부를 보호하기 위한 예외적인 낙태는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를 각 주의 재량에 맡긴 것은 "끔찍하다"라며 "주 정부가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시민권을 주 정부로 되돌리겠다는 말과 같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성 추문 입막음 돈'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는 이 무대에서 당신이 유일하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불법 총기 구매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해 "당신의 아들은 더 심각한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라며 "나는 정치적 마녀사냥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고령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이 말고 기록을 봐달라"면서 "나는 한국에 가서 삼성전자가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라고 경제적 성과를 열거했다.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골프 실력을 내세우며 "나는 일반 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고, 그러려면 꽤 똑똑하고 공을 멀리 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공을 50야드도 못 보낸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공세에 밀린 바이든... 미 언론 '혹평' 쏟아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TV 토론을 보도하는 CNN 방송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TV 토론을 보도하는 CNN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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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이 끝난 후 양측과 현지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열세였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세에 당황한 듯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고, 감기에 걸려 기침을 자주 하면서 말이 끊겼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친 주장과 허위 진술로 공격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비난하면서도 말을 더듬고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의 떨리는 목소리, 끊기는 답변, 혼란스러운 주장에 대해 우려를 보였다"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출신이자 CNN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는 밴 존슨은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라며 "나는 그를 위해 일했고, 그를 좋아하지만 토론은 전혀 잘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를 사랑하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지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시험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라며 "그는 자신의 주장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고 혹평했다.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토론이 끝난 뒤 매우 행복해 할 것"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AP통신도 "바이든 대통령의 고르지 못한 토론은 81세의 그가 대통령으로 일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많은 미국인의 우려를 더 확고하게 했다"라며 "민주당이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물결이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가 토론에서 보여준 수사는 앞서 4년의 재임 기간에 매일 폭격을 펼쳤던 달갑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태그:#미국대선, #바이든,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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