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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건강한 여름을 나는 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6070 시니어 시민기자들이 알아봤습니다.[편집자말]
7월과 8월, 휴가의 계절이 돌아온다. 나도 예전에는 꼭 7월 말이나 8월 초에 휴가를 다녀왔다. 고향이 강릉이라서 부모님이 계실 때는 꼭 강릉으로 휴가를 갔다. 강릉에서 경포 바다나 주문진 바다에 가서 이틀 정도 보내고, 오죽헌 같은 강릉 관광지를 하루 정도 돌았다. 집에서 부모님과 맛있는 음식을 해 먹고 쉬며 4박 5일 정도를 보내고 왔다.

지금은 부모님 두 분이 다 돌아가셨다. 지난해는 남편과 8월 초에 진주, 거제, 남해로 휴가를 다녀왔다. 퇴직했지만 나도 초등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출근하고 있었고, 남편도 회사에 출근하고 있어서 휴가 기간을 이용했다. 우리 둘 다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어서 기대하며 떠났다. 진주의 진주성이나 거제의 바람의 언덕과 외도 보타니아, 통영 케이블카로 올라간 미륵산과 동피랑 등 모두 좋았다.
 
지난해 8월 초에 다녀온 거제의 '바람의 언덕'으로 멋진 곳이었으나, 너무 더워서 오르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 거제의 바람의 언덕 지난해 8월 초에 다녀온 거제의 '바람의 언덕'으로 멋진 곳이었으나, 너무 더워서 오르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 유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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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폭염으로 인해 날씨가 너무 더워서 숨쉬기도 어려웠고 걷기도 힘들었다. 특히 거제의 바람의 언덕에 오를 때는 걸음이 걸어지지 않아서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신 후에야 이동할 수 있었다. 남해 여행을 다녀오며 이제부터 가장 더운 여름은 가급적 이동을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름 휴가, 꼭 여름 성수기에 갈 필요가 없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60, 70대이다. 며칠 전에도 퇴직 전에 방학마다 함께 해외여행을 다녔던 모임 선생님 여덟 분을 만났다. 휴가를 어떻게 보낼 예정인지 여쭈어보았다. 직장에 다니시는 분보다는 퇴직하신 분들이 많다 보니, 꼭 여름 휴가철에 맞춰 휴가를 갈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냥 시간 있을 때 가끔 다녀온다고 하셨다.
 
9호선 고속터미널역이나 2호선 서초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도서관이다. 시원한  도서관에서 책 읽고 점심은 도서관 식당에서 오천원으로 먹을 수 있는데 식사도 잘 나온다.
▲ 국림중앙도서관과 구내 식당 9호선 고속터미널역이나 2호선 서초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도서관이다. 시원한 도서관에서 책 읽고 점심은 도서관 식당에서 오천원으로 먹을 수 있는데 식사도 잘 나온다.
ⓒ 유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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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은 아직 일하고 있어서 휴가 기간 동안 다른 데에 가지 않는다고. 여름에는 시원한 도서관이 최고라고 한다. 아침 식사를 하고 여유 있게 도서관에 가서 몇 시간 책을 읽고 오면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같은 경우는 구내식당도 있어서 오천 원으로 점심 식사도 할 수 있다(식사 시간은 11시 30분부터, 입실은 14시까지다). 

카페는 음악도 나오고 이야기하는 소리도 시끄러울 때가 많다. 나이 든 사람이 오래 앉아 있으면 눈치도 보여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도서관은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조용하여 천국이 따로 없다는 것. 요즘 도서관엔 에어컨도 시원하게 나오고 편안한 의자도 많다고 한다. 동네마다 구립, 시립 도서관이 있으니 휴가를 도서관에서 보내도 좋겠다. 
  
창가에 푹신한 쇼파가 있고 석촌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서점이다. 책도 읽고 호수도 내려다보며 오래 있어도 좋은 곳이다.
▲ 잠실 롯데타워 4층에 있는 "아크 앤 북" 서점 창가에 푹신한 쇼파가 있고 석촌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서점이다. 책도 읽고 호수도 내려다보며 오래 있어도 좋은 곳이다.
ⓒ 유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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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큰 도서관이 없으면 백화점 등에 있는 서점을 이용하면 된다. 지난번에 방문한 잠실 롯데 타워 4층 '아크 앤 북' 서점은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고 푹신한 소파가 있어서 참 편안했다. 주변에 브런치 카페도 있어서 중간에 브런치를 먹고 오후까지 있어도 좋았다. 여름에는 시원해서 여기보다 더 좋은 피서 장소는 없을 듯하다.

요즘 6070 휴가는 컨셉이 있는 펜션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주로 예약은 자녀들이 해주지만, 만족도가 높다. 우리도 이번 여름휴가를 가족 스냅사진을 찍어주는 펜션으로 떠날 예정이라 공감이 된다.

펜션에 가서 쉬면서 명상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온단다. 나이 들면 소외감도 생기고 우울증이 찾아오게 마련인데, 찾아보면 아예 세끼 밥도 해주고 명상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닌 펜션들도 있다고.

펜션 주변에 요즘 대세인 황톳길도 있어 맨발 걷기도 할 수 있어서 마음 건강도 챙기고 몸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 식사까지 해결되니 일석삼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한편, 수목원이나 자연휴양림에서도 이런 휴가는 가능하다(관련 기사: 휠체어 장애인들이 단체로 놀러오는 수목원이 있습니다 https://omn.kr/291za ).

숲에서 쉼...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전국 국립자연휴양림

우리나라 휴양림은 국립자연휴양림이 40여 곳 되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휴양림도 있기에 선택의 폭이 넓다. 자연 휴양림은 사전 예약이 필수라서 꼭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45개 국립자연휴양림 지도 확인과 예약은 '숲나들e' 홈페이지(링크)에서 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하고 원하는 지역과 날짜, 참석 인원 등을 선택하여 예약하면 된다.

사람이 몰리는 성수기 자연 휴양림은 대부분 추첨제로 운영되어 첫날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 성수기는 7월15일부터 8월 24일까지로, 올해는 이미 예약이 끝났지만 종종 포기하는 분들이 있어서 이 경우 원하는 자연 휴양림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할 수도 있다.

요즘 휴가 트렌드가 '여름휴가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즉 휴식이 진정한 휴가임을 꼽는다. 그런 의미로 자연 휴양림에서 호젓한 숲 속을 산책하고, 시원한 계곡에서 발 담그고 노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다.
 
여행사를 통해 적은 여행비로 국내의 다양한 꽃 축제 등을 돌아볼 수 있는 국내 여행이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 강원도 고성 라벤더 축제 장소 여행사를 통해 적은 여행비로 국내의 다양한 꽃 축제 등을 돌아볼 수 있는 국내 여행이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 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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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60대 후반 지인은 국내 여행을 가끔 다닌다고 한다. 외국 여행은 돈도 많이 들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탓에 국내 여행을 선호한단다. 가장 더운 여름은 피하고 봄과 가을에 날짜를 정해서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다고. 그는 지난 해에도 고성의 라벤더 축제를 비롯해서 순천 정원 박람회, 여수 등 여러 곳을 다녀왔다고 한다.

오는 7~8월은 쉬고 9월에 늦은 휴가를 또 갈 예정이라며, 내게도 같이 가자고 해서 함께 가기로 했다. 여행비도 휴가철에 비해 저렴하다고 하니 마음이 끌렸다.
 
6월초에 다녀온 강원도 평창에 있는 캠핑장이다.여름 휴가로 와서 며칠 보내고 가면 적은 비용으로 힐링하며 휴가를 보낼 수 있겠다.
▲ 강원도에 있는 캠핑장 6월초에 다녀온 강원도 평창에 있는 캠핑장이다.여름 휴가로 와서 며칠 보내고 가면 적은 비용으로 힐링하며 휴가를 보낼 수 있겠다.
ⓒ 유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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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휴가보다는 숲 속에 있는 캠핑장에 가서 텐트를 치고 며칠 쉬다 온다는 70대 초 지인도 있다. 그분 말로는 캠핑카를 가지고 있으신 분도 계시지만, 캠핑카가 없어도 가능하다고 하셨다. 매년 휴가 때마다 가는 강원도의 캠핑장이 있는데 옆에 계곡도 있고 계곡에 물고기도 많아서 물고기를 잡기도 하며 즐겁고 한가롭게 지내고 온다고 하셨다. 

아침에는 캠핑장 근처에 있는 산책로를 산책하고 계곡에 발도 담그며 시원하게 며칠 보내고 오면 그 기분으로 한동안 내내 행복하다고 하셨다. 캠핑장에 샤워 시설도 있고 직접 밥을 해 먹을 수 있으며 캠핑장 사용료만 내면 된다고 하니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며칠 힐링하고 올 수 있겠다.
   
나 포함, 6070은 손주들과 휴가 가는 것도 좋아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라서 우리 가족도 올여름휴가는 아들 며느리 손자와 함께 키즈 풀빌라에 가서 충분히 쉬고 오려고 한다.

손자들과 아들 며느리는 펜션에서 수영도 하고 다양한 놀이로 즐길 수 있고, 노인인 우리 부부는 쉬기도 하고 바닷가 산책도 하며 '따로 또 같이' 즐길 수 있다.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손자들과 다 같이 하고 또 따로 하는 놀이는 우리 부부는 따로 할 수 있으니 서로 불편하지 않아서 좋겠단 생각이 든다. 

휴가가 부담이 되고 스트레스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즐겁게 보내려고 가는 휴가인데 힘들어도 안 된다. 시부모 모시고 가는 휴가가 며느리에게 어려울 수 있지만, 평소에도 편하게 만나기에 이번 휴가도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손자들에게 맞추려고 한다. 손자들도 할머니를 좋아해서 아들 며느리가 따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그 시간에 손자를 돌봐 주어야겠다. 

다만, 휴가를 가려 해도 건강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 건강해야 휴가도 갈 수 있다. 그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임에 참여하셨던 맏언니는 며칠 전 지인 모임에 아파서 나오지 못했다. 지금 75세이다. 휴가도 중요하지만, 나이 들면 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식생활, 꾸준한 운동, 마음 챙김 등에 힘써야 한다. 기사를 읽으시는 분들도 건강하고 즐겁게 휴가 다녀오시길 바란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태그:#시니어여름휴가, #컨셉이있는펜션, #힐링여름휴가, #야외가족스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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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원입니다. 등단시인이고, 에세이를 씁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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