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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에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서울 영등포구 서강대교 위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 폭염주의보 속 노동자 서울지역에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서울 영등포구 서강대교 위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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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낮기온이 무섭다. 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6월에 35도~36도를 찍는 것이 실화란 말인가? 하루 이틀의 고온이 아니다. 거의 매일 30도 이상을 웃돌고 있어 평균 기온 자체가 높은 요즘이다.

어제도 더웠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덥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일교차가 심해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했다. 그런데 이제는 밤바람도 낯의 열기를 제대로 식히지 못하고 있다. 열대야까지는 아니지만, 해가 져도 공기가 시원해지지 않는다.

매년 한두 편 정도는 날씨에 관해 글을 썼다. 글의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마음은 늘 같았다. 전에 없던 이상 기온과 기상 이변 등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소망을 가득 담아 쓴 것이다.

내가 대단한 전문가도 아니고, 특별히 날씨와 접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매년 체감이 될 만큼 급변하는 날씨는 심상치 않게 다가온다. 마치 지구가 일종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럴 리 없지만, 지구가 마치 하나의 인격을 가진 존재처럼 다가온다. 아프고 괴로우니 살려달라고 온 힘을 다해 부르짖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소리쳐도 인간이 듣질 않으니, 점점 더 볼륨을 높여가면서 말이다.

어쩌면 우리 인간의 오만함이 자초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인류는 역사에 등장한 이래로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여겨왔다. 만물의 주인이라도 된 듯 행세하면서 군림하고 있다. 덕분에 눈부신 문명의 발전을 이뤄냈지만, 그로 인해 파생된 후폭풍도 감당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인류가 지구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폭풍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인식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 그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심각하게 받아들여 함께 사는 길을 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AI시대의 도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이 만들어냈지만, 인간 이상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 인공지능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묘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은 인류를 위험한 개체로 인식하게 될지도 모른다.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 컴퓨터가 인류를 공격하게 된다는 스토리는 오래전부터 할리우드 SF영화들의 단골 소재였다.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허구일 뿐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게 되었다. 영화 속 그 일들이 실제 이뤄지고 있는 세상을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다.

인류가 준비하고 대비하는 시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이 발전해 가고 있다. 수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인력을 빠르게 대체해 갈 것이다. 단순반복 작업을 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류 자체가 설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AI를 연구하는 전현직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경고를 하고 있다. 결국에는 사람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어 인류에게 위협이 될 거라고 말이다. 영화 속 비극이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인공지능은 발달하면 할수록 인간처럼 되려고, 인간에 가까워지려 할 것이다.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가치 판단이나 철학적인 사고마저도 인공지능이 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이들은 합리적인 첫 번째 결정으로 인류를 적으로 세울 수도 있다.

인공지능 시대는 이미 도래했고, 계속 발전해 갈 것이다. 이미 우리 손으로 이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 역시 인간에게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학습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도구로 일삼아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인류를 닮게 할 것인지, 지구의 동반자로서 함께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는 인류를 닮아가게 할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류의 지속 가능성은 오직 인간다움에 달려 있다. 

위기를 타개할 기회가 아직 남아있을 때 진지하게 고민하고 가장 인간다운 선택을 해야 한다. 오만함을 걷어내고 스스로 지배자의 자리에서 물러나 자연을 돌보고 보존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인류가 인간다움을 회복해 갈 때, 자연도 자연스러워진다고 믿는다. 예년보다 너무 더운 이 여름을 그저 불평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태그:#폭염, #고온, #기후, #여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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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바로, 오늘이 모두의 봄날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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