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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시민들이 줄을 서 헌화하고 있다.
 '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시민들이 줄을 서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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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생전에) 56kg가 넘는 저를 업었어요. 이렇게 씩씩한 애가 군대에 가서 9일 만에 죽었잖아요. 얘 이대로 돌려주세요. 돌려만 주면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가혹한 얼차려로 숨진 육군 12사단 훈련병의 어머니는 입대 때 자신을 업고 찍은 아들 사진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아들을 돌려달라는 어머니의 울부짖음에 분향소를 찾은 여야 국회의원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시민들이 헌화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시민들이 헌화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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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6시 15분께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육군 12사단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 앞을 고인의 부모가 찾았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던 또 다른 군 사망사고 유족들이 부모에게 국화를 건넸다.

영정 높이만큼 쌓여있는 국화 위로 박 훈련병 부모의 국화가 올라갔다. 어머니의 몸이 분노로 떨리자 옆에서 눈물을 흘리던 아버지가 팔로 부축했다.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 소속 10여 명도 '별이 된 아들을 부모가 가슴에 묻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눈물을 훔쳤다.

유족은 시민들의 추모 행렬을 직접 맞이했다. 시민들이 애도하며 남긴 메모지는 준비된 패널 4개를 가득 채웠다. 슬픔을 참지 못해 오열하는 추모객을 유족이 끌어안고 위로하기도 했다.

정치권 발길도 이어져... 유족 "군·경찰, 가해자 편인지 피해자 편인지"
 
'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유족들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유족들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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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현희 의원이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현희 의원이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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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추모 발걸음도 이어졌다. 조국혁신당(조국·이해민·김준형)을 시작으로 국민의힘(추경호·나경원·조지연 등), 개혁신당(이준석·천하람·이주영), 더불어민주당(추미애·전현희·전용기 등) 소속 국회의원들이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손을 붙잡고 사건 축소 의혹을 받고 있는 군과 경찰의 대처에 대해 "피해자 편인지 가해자 편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원하는 것은 진상규명 뿐"이라며 "이렇게 씩씩하던 아이가 군대에 가서 9일 만에 죽었다. 얘 이대로 돌려달라. 돌려만 주면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흐느꼈다. 이 같은 호소에 추 원내대표는 90도로 허리를 두차례 숙이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불의의 군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박 훈련병의 사고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저희들도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철저한 진상규명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눈물을 흘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말 드릴 말씀이 없다. 반드시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를 가려내겠다"고 다짐하자, 어머니는 "살아갈 수도 없고 아무 의미도 없다. 이건 가정파괴"라며 "제발 진상규명을 해달라"고 울먹였다. 유족이 오기 전 추모한 전용기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왜 계속 책임자를 똑바로 찾지 못하고 책임을 묻지 못하는 모습을 정부가 보이는지 모르겠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원인규명과 대책 마련에 국회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개혁신당 이주영, 이준석, 천하람 의원이 참배하고 있다.
 '육군 12사단 얼차려 가혹행위 사망사건, 고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개혁신당 이주영, 이준석, 천하람 의원이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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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이해민 의원이 참배하고 있다.
 '육군 12사단 박 훈련병 추모 시민분향소'가 훈련소 수료식이 열리는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가운데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이해민 의원이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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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의 손을 잡고 위로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다른 일 차치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회도 초당적으로 일치단결해서 힘을 보탤 것이고"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정말 우리 군 당국이 정신 차리길 바란다"며 "개혁신당이 국회에서 우리 군 장병과 유가족을 지키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분향소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제도를 바꾸는 것 외에 책임자들이 헌법적 책임이든 군사적 책임이든 반드시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이) 한 번 말하고 호통치고 끝낼 문제는 아니다. (군 사망사고를 겪은) 유족들의 가슴 속에 박힌 심정을 정치인, 국방부 관계자, 국민들 앞에서 말씀하실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태그:#얼차려사망훈련병,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 #군사망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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