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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지난 6월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지난 6월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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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 2개월을 확정받은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검찰 횡포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논지에 저를 이용하지 말라"라며 '이정근 개인의 일탈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제가 '돈 달라 징징거렸다'는 저급한 표현으로 저와 대중을 기만했다"라고 송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정근 개인의 일탈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최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정근 전 부총장의 옥중서신(6월 7일 작성)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송영길 전 대표에게 보낸 서신에서 "저는 3년 21개월째 징역살이 중인데 대표님은 검찰 횡포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논지에 여전히 저를 이용하고 계신다"라며 "기가 막힌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이 전 부총장은 송 전 대표가 지난 2023년 4월 귀국하면서 "이정근 개인의 일탈행위"라고 주장하고, 지난 5월 옥중서신에서 "이정근과 사채업자 박우식의 채권채무 민사소송이 알선수재 형사소송으로 변질됐다"라고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이정근 개인의 일탈행위"라는 송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무고함, 억울함을 목터지게 주장하던 저의 진실은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라며 "대표님의 발언으로만 보면 이정근을 무참히 잘라버리고, 오히려 검찰수사 과정과 결과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두둔한 것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라도 진실을 밝혀 달라"라며 "이정근 개인의 일탈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근거가 있다면 제시해주고 저한테 뒤집어 씌운 것이라면 바로잡아달라"라고 요구했다. 

"채권채무 민사소송이 알선수재 형사소송으로 변질됐다"라는 발언과 관련해서 이 전 부총장은 "'일탈'에서 '민사에서 형사로 변질'이라고 번복했다"라며 "번복의 이유가 궁금하지 않다. 그건 대표님이 살기 위한 몸부림일테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애초에 짓밟은 저에 대해 근거없이 내밷은 '일탈행위' 발언에 대해서는 해명해야 한다"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게 보낸 옥중서신 중 일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게 보낸 옥중서신 중 일부.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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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비겁한 적반하장 겁쟁이들이었음도 드러나고 있다"

이어 이정근 전 부총장은 "돈봉투 사건에서 저의 일탈행위라고 지목한 것인가?"라며 "대표님의 '일탈' 발언 이후 저에게 모든 혐의를 덮어씌우자고 모의라도 한 듯이, 대표님의 '일탈' 발언을 신호탄(으로) 삼아 이성만·강래구·조택상 등등이 한목소리로 저를 지목했고 저에게 몽땅 뒤집어 씌웠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돈 달라 징징거렸다'는 저급한 표현으로, 싸구려 변명으로, 거짓말 쇼로 저를 포함 대중을 기만했다"라며 "녹취록이 공개되고 사건의 실체(돈봉투의 조성 과정과 살포)가 밝혀지고 있다. 모두 비겁한 적반하장 겁쟁이들이었음도 드러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 전 부총장은 "대표님의 무고함, 절차적 위법성을 주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저희 녹취록이든 저의 민사-형사 변질이든 사용해도 좋다"라며 "다만 대표님이 살려 한다면 짓밟아놓은 저를 먼저 ('개인의 일탈행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해야 하지 않나. '내 손톱밑 가시가 먼저'라는 이기심은 정치경력 25년, 당대표를 지낸 거물급 정치인 송영길에게는 어울리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 전 부총장은 "'일탈행위'라는 발언의 진실규명을 요구한다"라고 거듭 촉구하면서 "외로운 외침이자 절박한 비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검찰, 문재인 정권 인사들 비리 밝히는 열쇠로 내 사건 이용"
 
2022년 9월 30일 청탁 대가 명목으로 사업가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년 9월 30일 청탁 대가 명목으로 사업가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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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전 부총장은 2023년 9월 30일 특별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박우식 전 부산자원 대표로부터 100억 원대 정부 에너지 기금 배정, 마스크 사업 인허가와 공공기관 납품, 한국남부발전 임직원 승진 등 알선 대가로 9억4000만 원, 21대 국회의원 선거비용으로 3억3000만 원 등 총 12억7000만 원을 받았다고 봤다. 다만 알선 대가로 받은 돈과 불법정치자금이 일부 겹친다며 그가 받은 돈을 총 10억1000만 원으로 판단했다. 

이에 이 전 부총장은 박우식 대표와의 단순한 채무관계라고 반박했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각각 징역 4년 6개월과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그가 송영길 전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청탁을 받았고, 자신의 선거비용 마련을 위해 돈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이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 일부를 무죄로 선고해 1심의 징역 3년보다 감형된 2년 6개월을 선고했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는 원심의 1년 6개월보다 가중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2023년 12월). 
  
이 전 부총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 직전인 지난 2023년 12월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박우식 전 대표와의 사인 간 돈거래라고 거듭 주장했다. 다만 "그와 돈거래 한 것을 가슴 치며 후회하고 있다. 내가 눈이 멀고 귀가 막혀 있었다"라며 "박우식 대표를 제대로 못 알아본 것도, 그의 말에 넘어간 것도, 그런 사람을 믿은 것도 내 탓이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검찰이 나한테 숱하게 박우식 대표에게 받은 돈을 준 문재인 정권 인사들을 불어라고 압박했다"라며 "검찰한테서 노영민(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영민(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대통령 비서실장), 박영선(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성윤모(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현미(전 국토교통부장관), 송영길, 노웅래(전 민주당 의원) 등의 이름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이 전 부총장은 "검찰은 문재인 정권 인사들의 비리를 밝히는 열쇠로 내 사건을 이용하려고 했다"라며 "그래서 민사소송으로 가야 할 사건을 반부패부에 배당했고, 반부패부가 이 사건을 맡은 것은 결국 정치사건화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단독인터뷰] 이정근 전 부총장 "검찰과 거래한 적 없어...돈봉투 도의적 책임 느껴, 민주당 사과해야" https://omn.kr/26vpi
[스팟인터뷰' 정철승 변호사 "이정근은 '미끼', 검찰 타깃은 노영민.. 영장심사 때 검사 6명 투입" https://omn.kr/21615

태그:#이정근, #송영길, #민주당전당대회돈봉투살포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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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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