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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가 지난 3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 전달한 계고장
 세종시가 지난 3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 전달한 계고장
ⓒ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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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원상복구 명령을 통보하오니 2024년 6월 10일까지 원상복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중략) 추가 자진철거 이행기간 부여는 어렵습니다."

위 내용은 세종시가 지난 3일 세종보 상류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환경단체(대전충남녹색연합)에 전달한 계고장 내용의 일부다. 세종시는 "인명의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크고, 귀 단체가 설치한 지장물로 인한 하류 하천시설물에 심각한 피해가 예견된다"면서 원상복구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4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
 
세종 지역 1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세종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4일 세종시청 기자실에서 세종시의 환경단체 고발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종 지역 1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세종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4일 세종시청 기자실에서 세종시의 환경단체 고발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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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세종 지역 10여 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세종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아래 연대회의)는 4일 세종시청 기자실에서 세종시의 환경단체 고발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천막농성자들은 지금껏 비가 많이 오거나 대청댐에서 많을 물을 방류하면 잠시 안전한 곳으로 자발적으로 물러서는 등 안전사고에 대비해왔고, 강변에 산책을 나오는 시민들과 함께 평화롭게 농성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강제철거하려는 세종시를 규탄한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연대회의는 곧바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주봉 세종YMCA 사무총장, 조성희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사무국장, 정은정 사단법인 세종여성 이사가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같이 성토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세종)시정부가 거짓되고 허황된 가뭄과 홍수 대비를 이유로, 70년대식 구시대적 발상인 금강 공원화와 유원지화를 위해 무려 해체비용의 10분의 1인 30억 원을 들여가며 좀비보나 다름없는 세종보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 하고 있다. 그야말로 되살아난 금강의 아름다움과 생명을 짓밟는 폭거가 아닐수 없다."

"누가 죄인인가, 멸종위기종 절멸시키려는 세종시"
 
세종 지역 1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세종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4일 세종시청 기자실에서 세종시의 환경단체 고발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종 지역 1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세종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4일 세종시청 기자실에서 세종시의 환경단체 고발 방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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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회의는 이어 "'죽음의 세종보 담수는 안된다' '금강을 생명의 강으로 흐르게 하라'며 환경단체들이 세종보 상류에 천막둥지를 틀고 맨몸으로 지키고 있다"면서 "금강의 수많은 생명들과 돈보다는 생명, 삽질 대신 더 많은 자연을 바라는 많은 시민들과 함께 금강을 지키고 있다"고 천막농성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또 "고발을 남발하는 윤석열 정부와 세종시를 규탄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누가 죄인인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그리고 국가문화재를 훼손하고 절멸시키는 환경부와 세종시, 공주시가 죄인이다. 어머니 지구의 이름으로, 자연법과 자연법칙의 이름으로 우리는 이들을 고발한다. 상식에 어긋나고 현행법을 위반하는 윤석열 정부와 세종시를 고발한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박창재 처장은 "천막농성자들이 자발적으로 안전에 대비하고 있고, 폭과 길이 3m 천막이 하류 하천 지장물에 심대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세종보 수문개방으로 살아난 금강의 생태계와 되돌아온 멸종위기종을 모두 수장시키고 다시 죽은 강으로 만드려는 세종시와 환경부를 되레 고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세종시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는 죽은 강 만드는 '똥빛' 프로젝트"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세종시의 환경단체 고발 방침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세종시의 환경단체 고발 방침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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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처장은 세종시가 추진하고 있는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를 "비단강 똥빛 프로젝트"라고 지칭하면서 "강바닥이 펄로 뒤덮이고, 멸종위기종의 서식처가 수장되는 죽음의 강에 배를 띄운다고 해도 관광이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희 사무국장은 "세종보를 닫았을 때에는 악취 때문에 강 근처에 가지 못했고, 붉은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창궐해 주민들이 고통을 받았다. 소수력 발전의 낙차 소음으로 여름에 창문 열지 못한다는 민원이 쇄도했다"면서 세종보 재담수 이후에는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한 뒤 세종시의 강압적 태도를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박창재 처장은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다음과 같은 결의를 밝혔다.

"지금 세종보 수문을 닫는다면 활동가들은 물속에 뛰어들 각오로 농성을 하고 있다. 만약 세종시가 천막둥지를 철거하려 한다면 활동가들은 물에 뛰어들 것이다. 이런 불상사 발생하지 않도록 세종시는 고발을 멈춰달라."

태그:#세종보, #4대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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