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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 참가자 모두 다함께 손잡고 박수를 치다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 참가자 모두 다함께 손잡고 박수를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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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최초로 동 단위에서 이주민과 선주민들이 대화하는 자리가 열렸다.

수원시와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주민분과는 지난 3일 오후 고등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외국인 주민이 2000명 이상 거주하는 동의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주민과 선주민이 마주 앉아 현장 대화를 갖고 이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이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등동은 전체 인구 2만3747명 중 5605명(25.3%)의 이주민이 거주하는 곳이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는 고등동 주민자치회 임원과 통장협의회, 새마을부녀회 등 지역의 여러 단체에서 24명의 선주민이 참석했다. 

고등동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19명과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주민분과 위원 10명 등 이주민도 모두 29명이 참석했다. 수원시와 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 등을 더하면 모두 70명이 함께했다.

송미림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분과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70명의 참가자 전원이 직접 자기소개와 인사말을 하며 시작됐다.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다보니 이주민이나 선주민이나 서로 반갑게 맞이하고 인사한다.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다보니 이주민이나 선주민이나 서로 반갑게 맞이하고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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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선주민들은 색다른 주제로 만난 자리가 다소 어색한 모습이었다. 새마을부녀회에서 일하는 한 선주민은 "지역에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처음에는 거부반응이 들었지만 지금은 인사하고 잘 지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주민은 "요즘은 이주민들이 하나도 낯설지 않다. 앞뒷집에 살며 형님 동생하고 지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주민들은 지역사회에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반응이 많았다. 고등동에 거주하는 한 이주민은 "개인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한국이니까 있을 수 있는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장동현 수원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이주민분과위원의 '이주민 상생의 당위성' 발제가 진행됐다. 장 분과위원의 발제는 더 나은 다문화 사회를 위한 지역사회 개인 및 단체의 역할을 세세하게 풀어내 색다른 울림을 줬다.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자 지역사회에서 선주민과 이주민이 가장 먼저 부딪치는 기초생활질서 문제가 나왔다.

통장으로 일하는 선주민 A씨는 "이주민들의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가 이전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하다. 길에서 담배 피우고 아무 곳에나 버리는 문제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주민 B씨는 "쓰레기 분리수거는 나라마다 정책이 다르다보니 이주민들이 한국에 처음 와서 잘 모르고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동주민센터에서 홍보활동을 강화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주민 C씨도 "2007년도에 한국에 왔는데 아무도 분리수거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 우리가 분리수거한 자원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재활용되는지도 알려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선주민 A씨가 다시 "최근에는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홍보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다국어로 번역한 자료를 지역에 많이 전달하고 홍보도 했다"고 재차 발언했다.

이에 박란자 수원시 복지여성국장은 "지역사회 분리수거 문제는 20년이나 됐다. 내국인과 외국인 할 것 없이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며 "홍보와 교육을 병행해서 우리 모두가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중재했다.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에서 이주민들이 지역사회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에서 이주민들이 지역사회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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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주민이 지역사회에 많이 참여하면 함께 협의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그러자 외국인주민을 어떻게 지역사회 단체에 참여시킬 것인지 논의가 진행됐다.

정병철 고등동 주민자치회장은 "고등동에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상가가 많은데 대표자가 있다면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또 주민자치회에 참여하면 좋겠다"며 "이주민 행사도 별도로 하지 말고 동행정복지센터 행사에 함께 참여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이영안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이 얼마전 실시된 수원시의 '이주민 사회참여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수원시와 동행정복지센터에 다양한 위원회와 조직이 있는데 그냥 들어가 앉아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사전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이주민 명예통장제도 또한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서 이주민들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제도로 검토해 볼만하다"고 제안했따.

이에 노순자 수원시 중국동포협회장은 "이주민들은 주민자치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주민을 각 동마다 명예통장으로 임명해 활용한다면 습관적으로 쓰레기 무단투기를 하는 사람들을 계도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에서 선주민들이 기초생활질서 문제 에 대해 지적했다. 이주민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에서 선주민들이 기초생활질서 문제 에 대해 지적했다. 이주민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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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의 골칫거리인 쓰레기 무단투기 및 분리수거 문제를 이주민의 지역사회 참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이후 여러 이주민과 선주민들이 ▲방학 기간 내외국인 결식 아동 문제 ▲외국인 보육료 지원 문제 ▲동주민센터에서 이주민 응대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황인국 수원시 제2부시장은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인구소멸임에도 여전히 이주민을 바라보는 관점에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수원시가 이주민을 함께 살아야 할 이웃으로 어느 도시보다 앞장서서 내외국인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노력하겠다. 논의된 내용들을 정책으로 만드는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상생토크는 모두 손을 잡고 박수를 치며 단체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에 대해 고등동 주민자치회 임원은 "이런 자리가 진작에 있어야 했다"며 "이주민과 선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생각들을 밝히니 결국에는 실마리가 보인다. 이제 길거리에서 더 기쁘고 반갑게 이주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이런 행사를 7월에는 세류1.2.3동, 9월에는 매산동, 11월에는 영화동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 뒷자리에서 발언하는 황인국 수원시 제2부시장.
 수원시 ‘찾아가는 수원시 이주민 상생토크’ 뒷자리에서 발언하는 황인국 수원시 제2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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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이주민, #고등동,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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