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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혹은 편집자도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편집자말]
난 요즘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란 말을 믿게 됐다. 그냥 좋은 말 정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세상에는 매일 다양한 사고가 난다.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화재 사고까지. 지난해 4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릉 산불 화재 사고로 인해 내 사촌 동생의 펜션이 전소되었다. 20년 이상을 운영했던 펜션이 전소되었으니 얼마나 기가 막힐까. 전화로 위로해 주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사촌 동생은 불이 난 곳에 살림집을 짓고 지금은 쉬고 있다. 펜션을 하기에는 화재의 트라우마를 이기기가 어려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 한다.

다양한 사건사고 속에서 평범한 일상은 기적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요즘의 평범한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그리운 엄마... 평범한 일상이 사무치게 감사하다

친정엄마가 2022년 9월에 장기 요양 급여 4등급을 받으셨다. 강릉에서 혼자 생활하셨는데 어깨를 다치면서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셨다. 갑자기 인지가 나빠지셨다. 2022년 6월 말에 병원에서 퇴원하시며 큰 딸인 우리 집에 오셔서 함께 생활하셨다. 우리 집이 편안하다고, 딸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셨다. 등급을 받으시고 주간 보호센터를 복지관이라고 부르며 매일 신나게 다니셨다. 

그래서 건강하신 줄만 알았다. 그러다 지난해 초, 2023년 2월 20일에 갑자기 호흡 곤란이 와서 병원에 입원해 기관지 내시경 검사받던 중 심정지가 왔다. 그렇게 2월 23일 우리 곁을 떠나셨다. 불과 며칠 사이였다. 친정엄마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셨고, 늘 긍정적이셔서 100살까지는 건강하게 사실 줄 알았는데. 

부모는 자식이 효도할 때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날 수 있다.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실 수 있음을 그제야 알았다. 후회가 많이 된다. 친정엄마가 그립고, 살아계실 때 더 잘해 드리지 못한 게 가슴에 맺힌다. 너무 보고 싶은데 이제 만날 수 없는 먼 곳으로 가셨다(관련 기사:
갑자기 가신 친정엄마... 남은 인생 잘 사는 법, 찾았습니다 https://omn.kr/26dwl ).
 
부모는 자식이 효도할 때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카네이션 (자료사진).
 부모는 자식이 효도할 때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카네이션 (자료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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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다. 특별하게 행복한 일이 없어도 행복하다. 일부러 행복해지려고 특별한 일을 만들지도 않는다. 그저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다. 손주 이야기는 늘 나를 웃게 만들고,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 하나 만들어 먹어도 행복하다. 가끔 친구를 만나 실컷 수다 떨고 하루를 보내고 와도 행복하다. 

행복은 별 것 없다, 마음이 행복하면 그게 행복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면 그게 행복이다. 평범한 일상이 가장 행복한 것임을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누구나 출간 작가가 될 수 있다. 나는 2022년 8월 말에 42년 6개월 동안 근무했던 교직에서 퇴직을 했다. 퇴직하며 제2인생은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퇴직 즈음부터 6개월 동안 쓴 글로 <퇴직했지만 놀지 않았습니다> 에세이집을 출간하였다. 

부크크 POD 자가 출판이었다(주문형 출판, Publish On Demand). 한 번 출간하며 경험해보고 나니 용감해졌다. 2023년부터 쓴 글로 2024년 5월 2일에 두 번째 에세이집을 출간하였다. 물론 이번에도 POD출판이다. 

 
첫번째 출간한 POD 책 <퇴직했지만 놀지 않았습니다>
▲ 첫번째 출간한 책 표지 첫번째 출간한 POD 책 <퇴직했지만 놀지 않았습니다>
ⓒ 유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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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출판은 저자가 편집을 해야 하기에 3월 중순부터 목차를 정하고 쓴 글을 여러 번 다시 읽고 퇴고하였다. 내가 읽어본 POD 출판 책은 보통 추천사를 받지 않지만 최윤석 작가님께서 추천사를 써 주신다고 해서 2주 정도 걸려서 추천사를 받았다. 4월 중순에 추천사를 받아서 표지를 구성하고 부크크와 이메일로 원고를 주고받으며 책을 완성했다. 

표지도 글과 어울리면 좋을 것 같아서 부크크에 10만 원을 결제하고, 내지 디자인을 위해서도 10만 원을 결제했다. 20만 원으로 책을 출판했다. 물론 본인이 표지를 만들고 내지도 편집하면, 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도 책을 출간할 수 있다. 

읽으면 '평양냉면'이 생각나는 책 
  
POD로 출간한 책은 홍보도 본인이 해야한다. 가까이 지내는 모임의 지인들에게 책 출간 소식을 알렸다. 책을 읽으신 지인들이 소감을 전해왔다.

 
(유영숙 저, 부크크 출판)
▲ 책 표지 (유영숙 저, 부크크 출판)
ⓒ 유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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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교회에 다니는 선생님은 이 책을 읽으면 행복 냄새가 풀풀 난다고 하셨다. 읽는 사람들에게 행복이 전해져서 마음이 따듯해진다고 하셨다. 손자 이야기도, 남편 이야기도, 가까운 곳에 나들이 간 이야기도 행복이 듬뿍 담겨있다. 평범한 요리지만 가족과 함께 먹으면 가장 맛있는 음식이 된다.

글 챕터도 행복 하나, 행복 둘, 행복 셋, 행복 넷이다. 행복 하나는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이고, 행복 둘은 소소한 하루하루 행복한 일상이다. 행복 셋은 소박한 나들이로 행복한 일상이고, 행복 넷은 가족과 음식을 나누는 행복한 일상이다. 행복 넷에는 작가의 손 글씨 레시피도 들어있다.

장편 소설 <달의 아이>와 단편 소설 <셜록의 아류>를 출간한 최윤석 작가님께서 써 주신 추천사이다. KBS 드라마 연출가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남편, 쌍둥이 손자, 아들, 며느리 등등 작가님 주변에는 늘 친절하고도 좋은 사람이 가득하다. 왜 그럴까?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다.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머문다고. 정말 자상하고도 좋은 사람이 쓴 글을 보고 싶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솔길을 걷듯 소소하면서도 따뜻한 그녀의 일상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멀리서 찬란한 무지개가 보이는 것 같다. 빵조각을 바닥에 뿌리고 갔던 <헨젤과 그레텔>처럼 여행, 요리, 만남 등등 그녀가 던지는 삶의 부스러기들을 하나하나 줍다 보면 이내 마음속 먼지가 개이고 시야 너머로 청명한 하늘이 환하게 펼쳐진다.  

마침내 책장을 덮었을 때 이상하게 나는 평양냉면이 생각났다. 혀끝에 호로록 감기는 개운하면서도 감칠맛 있는 풍미, 담백하고도 구수한 목 넘김, 아마 독자분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시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POD 출판이다. 요즘 부크크 출판이나 교보 문고 퍼플로 자가 출판을 하는 작가들이 많다. 적은 비용으로 작가가 원하는 대로 편집 할 수 있고 재고도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출판사에 투고하여 출판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기에 이렇게 자가 출판으로 책을 출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해>란 책 제목처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평범한 일상의 기적을 느끼며 하루하루 행복하길 바란다. 이 책은 한 달 정도는 부크크 출판에서만 구입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교보문고, 예스 24시, 알라딘, 북센 등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도 검색해 구입할 수 있다.  

지금 글을 쓰시는 분들이라면 용기 잃지 말고 스스로를 믿어주시길. 언제든 작가가 될 수 있으니 도전을 멈추지 마시길 바란다.

매일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해

유영숙 (지은이), 부크크(bookk)(2024)


태그:#매일행복하지않아도행복해, #유영숙, #부크크, #POD출간,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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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원입니다. 등단시인이고, 에세이를 씁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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