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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에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200여일 남았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부터 정의당 등 소수 야당까지 각 정당은 정당의 당헌이나 당규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시작했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청소년은 경선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정당법상 그렇기 때문이다. 설령 당에서 지정한 '예비당원'일지라도 선거권이 없기에 청소년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지지 의사만 밝힐 수 있다.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는지 불가능하다. 왜 청소년이 경선에 참여할 수 없는지, 이러한 점은 왜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소속 청소년들이 학생의 날(학생독립운동기념일) 맞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창살에 갇힌 퍼포먼스를 2018년 11월 펼치고 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소속 청소년들이 학생의 날(학생독립운동기념일) 맞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창살에 갇힌 퍼포먼스를 2018년 11월 펼치고 있다. ⓒ 최윤석
 
청소년의 '경선 참여 금지', 이유는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정당법의 제22조 규정에 따라 당원이 될 수 없는 자는 당내 경선인의 선거인이 될 수 없다."(공직선거법 제57조의 2의 2항)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공직선거법 제57조의 6의 1항) 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60조 1항에 따라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청소년들은 정당법에 따라 당원이 될 수 없기에 당내 경선인의 선거인이 될 수 없으며,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도 하지 못하고, 선거운동에도 참여할 수 없다. 이것이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주어지는 당내경선 접근 금지령이자 선거운동 접근 금지 명령이다.

대선 후보뿐만 아닌 선출직 후보의 경선 과정에서 각 후보는 경선 대책 기구인 /캠프'라는 것을 구성하며, 조직적으로 경선 과정을 준비하고 경선 통과를 위해 활동한다. 이러한 경선 대책 기구에 청소년이 합류하거나 활동하는 것이 과연 적법한 행위일까? 청소년들이 각 후보의 캠프에서 활동하는 것이 당내경선에서 직접 활동하는 것일까?

각 정당의 경선 후보의 캠프에서 일하는 것이니, 어쩌면 당내경선으로 생각될 여지도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경선사무소나 경선사무소 내에 설치된 경선대책기구가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구성원으로 임명하는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청소년 활동가 A씨의 사례를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A씨는 특정 정당인 모 당의 청소년, 청년 활동을 많이 하던 활동가이다. A씨는 그 당의 대통령 후보 B의 캠프 특보에 임명되어서 활동하게 되었다. 만18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A씨가 대선 후보 캠프 특보에 임명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통령 후보 캠프의 특보에 임명되어 활동하는 게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몇몇 활동가들이 A씨 사례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 관계법 질의를 하였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경선사무소나 경선사무소 내에 설치된 경선대책기구, 즉 캠프에서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구성원으로 임명하는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경선이나 본선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는 공직선거법의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덧붙여 제시하였다.

실제로 많은 청소년 활동가들이 각 정당, 각 후보 차원에서 마련된 경선 대책 기구인 캠프나 'OO 포럼' 등과 같은 자문 기구에 합류해서 활동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A씨와 같은 특보 차원에서 업무를 수행하거나 경선 후보의 자문 기구에 합류하여 청소년 정책을 제시하거나, 청소년 차원에서 후보의 경선 통과나 당선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청소년이 당당하게 당내경선과 후보선출에 선거권을 행사하는 사회
 
 시민사회단체는 오래 전부터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요구해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오래 전부터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요구해오고 있다. ⓒ YTN
 
이처럼 청소년이 당내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애매하다. 캠프나 포럼에 참여하는 것은 되는데, 후보선출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누구보다도 후보의 경선 통과나 당선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청소년일지라도고, 만18세 이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당내경선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보다도 공직선거법 개정에 있다.

현재 국회에는 청소년 정치와 관련된 다양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정당 가입 가능 연령을 현행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낮추자는 법률안, 정당 가입 가능 연령 제한을 폐지하자는 법률안 등 더 많은 연령대에 있는 청소년이 정당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의 법률안이 국회에서 계류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청소년 정치 확대를 주장하던 많은 시민의 힘에 입어 지난해 만 18세 선거권이라는 청소년 정치의 첫 단추를 꿰매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청소년의 정당 정치 참여, 투표 참여 등 여러 부문에서 청소년 정치 확대에 대해 많은 시민이 아직도 저마다 소리를 내고 있다.

혹자는 나치의 유겐트, 마오쩌둥의 홍위병 등을 언급하며 '신성한' 학교 현장의 정치화를 우려한다. 그러나, 청소년 시민에게도 주어지는 정치 기본권을 현실화하는 것이 '신성불가침 학교'의 정치화보다 우선적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 시민이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 참여하며, 자신의 선호 정당을 동료 시민에게 언급하더라도 이것이 이상하거나 나쁜 행동이 아니게 되는 것. 이것이 당연해져서 당당하게 자신의 정치적인 관점에 대해 동료 시민과 공유하며,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의 후보선출 과정에 참여하거나,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에 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세상. 그런 세상이 늦지 않게 찾아왔으면 한다.

#청소년정치#대통령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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