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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를 보니 취향보다는 대세를 따르는 소비가 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취향보다는 다른 이들이 많이 선택한 제품을 고르는 소비, 즉 대세를 따르는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책, 화장품 등을 많이 팔리는 제품 순위별로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는 랭킹샵이 언제부터인가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에는 획일적인 제품이 많았고 따라서 그 시대에는 누구나 비슷한 제품을 가지고 다녔다. 하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로 변해가면서 선택의 기회가 너무 많이 생겨버렸다. 너무 많은 정보와 너무 많은 선택권 속에서 사람들은 선택의 권리에 지쳐버린 건 아닐까!

예전에는 각자 자신만의 취향을 서로에게 뽐내듯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새로운 시대가 우리에게 준 또 하나의 나태함인 것 같다. 이런 대세소비는 외국여행에서 오히려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것 같다. 해외여행갈 때 한국인들의 비슷한 복장과 액세서리, 그리고 비슷한 코스의 여행지, 심지어 여행지에서 먹는 거의 똑같은 음식 메뉴들. 왜 그럴까? 왜 외국만 나가면 모두들 먹고 싶은 게 똑같아질까?

그 이유를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블로그나 카페에서 여행에 관한 정보를 찾고 다른 이들이 추천한 코스와 음식점을 찾아 해외여행을 떠나기 때문임을. 유명한 여행지와 유명한 음식점을 찾는 것은 전혀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혀 유명하지 않은 식당이 몇 개의 블로그와 카페글로 인해 한국인들 사이에서 너무나 쉽게 유명한 여행지와 유명한 식당이 되어버림을 우린 많이 보아왔다.

선택의 결과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일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가? 교직도 그렇다. 초등학교 교사인 내가 교직에 들어와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긴 지금에서 학교도 위와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교사들이 몇몇 사이트에서 다운 받은 자료들로 교실을 꾸미고, 인터넷에서 수업에 사용할만한 정보를 구하여 학생들에게 동기유발 자료로 삼고 있다. IT기술의 발달로 교사들이 인터넷에 있는 자료에 너무 의지하여 학급실정에 맞는 교육 자료를 개발하거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물론 기존의 자료 중에서 좋은 자료를 사용하는 것도 분명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자료가 모두 자신이 맡은 학생들의 수준에 적합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 교실의 현실이다. 본인도 그러한 교사 중 한 명이기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학생들의 개성을 살리는 교육을 위해서는 우리 교사부터 자신만의 색깔 있는 학급운영과 학급환경정리가 필요하다.

교사가 인터넷에서 획일적으로 다운받은 자료로 학급운영과 학급환경정리를 하면서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을지 없을지를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나 교육청, 나아가서 교과부와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지금보다 더 필요할 것이다. 그들이 교사의 그러한 시도와 노력을 인정해 주어야만 한다. 지금 당장 부족해 보이더라도 학생들에게 그러한 기회를 기다리는 것처럼 교사에게도 자신만의 개성 있는 학급운영을 위한 기다림과 도움이 매우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도움은 학부모들에게 얻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방식의 수업과 평가에 불안해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특히 도시권 학교의 경우가 더욱 심하다. 이미 자녀들에게 학원 강의와 과외로 학습시킨 학부모 입장에서는 선행학습이 학업성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면 그렇게 사교육에 공을 들인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교사의 새로운 형식의 수업이 불편한 일이 되어버리게 된다.

존 스튜어트 밀의 "이 세상의 모든 훌륭한 것들은 모두가 독창성의 열매이다"라는 말처럼 교사가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도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러한 아이디어로 학급을 꾸민다면 학생들의 창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며 세상의 훌륭한 인재들이 될 것이다. 미래 사회는 창의적인 사람이면서 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창의성과 인성을 갖추기 위하여 교사의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나아가 교육관련 모든 구성원들의 협조와 도움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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