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언제부터인지 '낚시성 기사'라는 표현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소위 '낚시'란 '정보를 제공 받는 이의 의도와는 다른 내용을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글로 표현된 정보에 접근하는 이들은 제목·큰 글씨 혹은 관련 열쇳말을 먼저 확인하게 되는데, 실제 내용은 주제와 상관이 없거나 약간은 미묘하게 꼬여 있어 도저히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할 수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일단 어떻게든 노출 빈도를 늘림으로써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측면에서는 필요악이라 할 수 있겠으나, 이것이 어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신문 기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최근의 또 다른 방법이라면 단연 '감탄사 남발' 기법이 되겠다. '경악' '충격' 등의 용어가 사용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제목을 정하는 기자들은 분명 작은 일에도 '충격'을 받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우리는 무수히 많은 기사들을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수많은 기사 정보들은 기사 본연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사용자들의 눈에 띄기 힘겨워 진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어떻게든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기사의 제목은 점점 저질스러워진다. 검색 엔진으로 '경악' '충격'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이를 제목으로 한 기살르 만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이와 더불어 그런 제목을 단 기사를 욕하는 덧글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아침부터 인터넷을 통해 맞이하는 '경악' '충격' 등의 단어는 상당히 자극적이며, 이를 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이러한 글들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어쩌면 정말 경악스러워해야 하는 문제에, 충격을 받아야 할만한 문제에 무덤덤해질지도 모른다. 양치기 소년을 믿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몇천 억원씩 횡령하는 기업 고위 간부들의 기사를 자주 읽다보면 몇십 억원 슬쩍한 범죄는 사소한 게 돼버린다. 그 몇십 억원이라는 돈도 어쩌면 죽을 때까지 벌어보지 못할 큰 돈일 텐데 말이다.

얼마 전 황상민 교수는 "대한민국 언론은 쓰레기"라고 평했다. 그 표현에 화를 표출하는 다양한 기사들이 만들어지고, 그 기사들은 국민을 선동한다. 중요한 것은 표면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 속 뜻임에도 고객이 즐길만한 혹은 자극할만한, 그리고 관심을 둘만한 내용으로 생산되고 표현된다.

기사는 냉정해야 한다.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적인 정보를 다뤄여 한다. 기사는 절대 유행에 사고팔리는 상품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이를 소비하고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자극적인 기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한 행태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도록 각종 매체에서의 노력이 중요한만큼 현명한 소비자의 역할도 중요한 시점이다. 어쩌면 그러한 기사에 정신적 피해 보상이라도 요구해야 할 참이다.


태그:#뉴스 기사, #경악, #충격, #황상민 교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