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가는 길 중 대표적인 것이 논술시험을 치르는 방법이다. 내신이 낮은 학생들도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충분히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느냐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논술'이라하면 '글쓰기'로 생각한다. 그래서 대입논술시험도 수험생의 문장력을 테스트하는 글쓰기 시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대입논술시험은 글쓰기 시험이 아니라 '독해력 시험'이다. 현재 각 대학들이 출제하는 논술문제에 대한 답을 쓰려면 논술시험의 논제 및 제시문 독해가 가능해야 한다. 독해가 안 되면 답을 쓸 수 없다. 현재 대입논술의 관건은 '독해력'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게 있다. 대입논술 답안을 써내기 위해서는 많은 배경지식이 필요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 또한 그렇지 않다. 논제가 요구하는 답은 제시문 안에 다 들어있다. 논제가 요구하는 답을 제시문에서 찾아 논리적으로 서술하면 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평소 책을 읽을 때 배경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독해력을 기르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지금까지의 대입기출문제들을 살펴보면, 주제의 범위와 깊이가 넓고도 깊다. 따라서 배경지식을 쌓아서 논술시험에 대비하려 한다면 공부해야 할 내용이 끝도 없이 많아진다. 배경지식은 시사성 있는 이슈들에 관심을 가지는 정도면 족하다. 나머지는 독해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대입논술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어떻게 답안을 써야할까? 논술시험의 답을 찾아 써내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논제분석'이다. 논제분석이란 말 그대로 논술시험의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다. 논제분석을 맨 먼저 해야 하는 이유는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을 파악한 후 거기에 맞춰 제시문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제시문 분석을 잘하고 원고지 작성을 잘 해도 문제가 요구하는 방향을 벗어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두 번째 단계는 '제시문 분석'이다. 제시문은 적어도 세 번은 읽어야 한다. 제시문의 내용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한두 번 읽어서는 내용이 충분히 파악되지 않는다. 시험장에서 제시문의 내용이 얼른 파악되지 않는다고 해서 긴장할 필요도 없다.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또한 제시문을 읽을 때는 하나의 제시문씩 여러 번 읽는 것 보다는 전체 제시문을 계속 이어서 읽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이렇게 하면 제시문간의 연관관계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으며, 각 제시문들이 상호 비교되면서 개별 제시문의 내용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는 마치 검은색과 흰색을 나란히 붙여 놓았을 때 두 색이 더 선명해지는 것과 같이 이치다.

제시문 분석에 왕도는 없다. 다만 필자의 견해로는, 전체의 핵심주제가 무엇인지, 전체의 핵심어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제가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일 때는 더욱 그렇다. 제시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문제는 전체의 핵심주제와 핵심어를 찾은 다음 이를 바탕으로 각 단락별 핵심어와 핵심문장을 찾아가면서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좋다.

대입논술 답안작성의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개요 구성'이다. 개요 구성이란 원고지 작성의 전 단계로서 제시문 분석을 통해 파악한 내용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어떤 내용을 어떤 순서로 쓸 것인지 틀을 짜는 작업이다. 

개요구성은 구체적이고 세부적일수록 좋다. 글자 수는 몇 자 정도로 할 것인지, 단락 수는 몇 단락으로 할 것인지, 꼭 들어가야 할 핵심어는 어떤 것들인지 등을 꼼꼼하게 적어봐야 한다. 원고지 작성을 할 때 개요 구성한 내용을 보고 그대로 옮겨 적으면 될 정도로 자세하게 하는 게 좋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개요구성한 내용을 원고지에 옮기기 전에 눈으로 한 번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끔 개요구성을 하지 않고 곧바로 원고지 작성에 들어가는 수험생들이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방법이다. 대입논술은 주어진 시간 내에, 제한된 글자 수 범위로, 논제가 요구하는 사항을 빠뜨리거나 중복되지 않게 논리적으로 쓰는 시험이다. 이 때, 제시된 글자 수를 지키면서 논제가 요구하는 사항을 충실히 써내려면 원고지 작성 전에 미리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해봐야 한다. 개요구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논제가 요구하는 사항을 모두 다 써내는 것은 해당분야 전문가가 아닌 수험생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