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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8일 낮 12시]

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의 파업이 5개월을 넘기고 있다. 최근 국장, 부국장 등 간부 사원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김재철 사장에게 퇴진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까지 나서 방송문화진흥회 김재우 이사장에게 'MBC 파업의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파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여의도 MBC에서 MBC노조 이용마 홍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5월 말, MBC의 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노조원들이 노조를 탈퇴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파업이 장기화 되고 노조원 탈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MBC의 파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지난 1일 사측의 업무복귀 명령과 함께 복귀명령에 불응한 직원에 대해서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사측의 입장 발표가 있은 뒤라 노조의 불안감은 더 클 것이라 예상됐다.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임금도 받지 못하고 파업에 동참 중인 노조원이 "파업 후 방송을 바로 복귀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파업 중인 노조원들에게 당근이 될 수도 있죠"라는 말로 노조원 탈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용마 홍보국장에게 노조원들의 반응을 묻자 "전혀 흔들림 없어요"라며 "오히려 파업 참가자 수는 그 뒤로 더 늘어났어요"라고 말했다.

파업 참가자 수는 더 늘어나고 있다

MBC노조 이용마 홍보국장.
 MBC노조 이용마 홍보국장.
ⓒ MBC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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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업 참여 노조원 수는 시작 당시 573명에서 이후 꾸준히 증가해 787명을 기록했다. 또한 국장, 부국장급 간부 사원들이 파업에 동참했다. 이런 사례는 처음이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용마 홍보국장은 "노조 참여율이 최대치라는 것은 거꾸로 사측에서 하고 있는 행태가 최악이라는 얘기"라며 "노골적인 편파보도,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사측의 태도, 더군다나 파업 과정에 사장의 여러 가지 비리가 드러나면서 참여율이 높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들의 숫자는 증가하는 반면 시청자들은 MBC의 파업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이용마 홍보국장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효과는 있습니다. 알만한 분들은 다 알아요. 아무래도 나이 드신 분들은 모르는 분들이 계시죠. 소위 말하는 주류 언론들은 보도를 하지 않아요. KBS, MBC, SBS, YTN 전부 MBC 파업에 대해서 보도를 않는다는 이야기죠. 그나마 보도하는 곳이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정도거든요. 그러니까 주류 언론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 나이 드신 분들은 잘 모르죠.

바로 이게 언론장악의 효과입니다. 정권에서 언론을 장악하고 자기에게 불리한 방송, 혹은 자기에서 민감한 방송, 이런 내용들은 보도하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효과인 것이죠."

"공정성 회복되기 전까지 MBC 파업은 계속"

파업중인 MBC 노조가 지난 5월 22일 여의도 본사 로비에 김재철 사장 구속하라는 피켓을 내걸었다.  노조는 이날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가 수억 원대 아파트 3채를 공동 구입해 전세 관리까지 함께 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폭로하며 부동산투기 의혹과 함께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파업중인 MBC 노조가 지난 5월 22일 여의도 본사 로비에 김재철 사장 구속하라는 피켓을 내걸었다. 노조는 이날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가 수억 원대 아파트 3채를 공동 구입해 전세 관리까지 함께 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폭로하며 부동산투기 의혹과 함께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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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파업 최초로 MBC 파업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꾸준히 '내부 문제'라며 개입을 거부하던 방통위에서 이러한 입장을 표명했다는 사실은 MBC 노조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파업을 5개월 가까이 진행했는데,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 예전에 비해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봐요. 정치권뿐만 아니라 정부조차도 김재철 사장의 온갖 비리가 터져 나오니, 겉으로는 '회사 내부의 문제다'라고 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많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죠.

또, 여권에서 조차도 김재철에게 '너 나가는 게 어떠냐'는 말을 했다는 소문도 들리고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파업 이후의 MBC는 어떻게 될까. 이용마 홍보국장은 "아무도 예측 못 해요. 파업을 통해 목표로 한 것은 편파 보도를 더 이상 하지 말자는 것이었는데, 어찌 됐든 현재도 사장 임명권은 청와대가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르죠"라고 설명했다.

'파업 이후에도 편파보도가 발생할 수 있을까'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여전히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청와대 입맛에 맞는 사람을 또 임명한다면 제2의 김재철, 제3의 김재철이 나올 수밖에 없죠"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래서 사장 선임 방식이 바꿔야 합니다"라며 "일단 MBC노조는 여야가 합의해 사장을 임명하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특보 출신이나 신과 친한 사람을 사장 자리에 앉히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과 '사장 선임방식 개선'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 MBC 파업은 언제 끝나는 것일까. 이용마 홍보국장은 "일단은 김재철 사장이 나가는 게 제일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일 것"이라며 "또, 방송의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언론의 공정성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MBC노조의 파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태그:#MBC 파업, #MBC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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