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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마을 입구에 건축되고 있는 콘크리트유물관 윗쪽 부분은 판자로 가려 놓은 것
▲ 세계문화유산 양동마을 입구 콘크리트 건물 양동마을 입구에 건축되고 있는 콘크리트유물관 윗쪽 부분은 판자로 가려 놓은 것
ⓒ 김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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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의 권유에 따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에 동행한 적이 있다. 마침 휴일이라서 자동차가 지나갈 길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승용차들이 주차 되어 있었고 각양각색의 차림으로 많은 사람들이 온 마을을 채우고 있었다. 양동마을이 최근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국제적인 광명소로 떠오르고 문화적 자부심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사도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다.

지난 2010년 6월 전 세계적으로 총 890건의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우리나라는 '한국 역사마을-하회와 양동'까지 포함해 모두 10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의 세계유산 등재는 한국인의 전통적 생활공간이며 주민들이 세대를 이어가며 삶을 영위하는 살아 있는 유산이 세계적인 가치가 있는 유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서 세계유산으로 양동 마을의 보존과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세계 어느 곳이나 세계유산이 되면 관광객이 급증해 훼손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동마을을 들어섰을 때 선뜻 시야에 잡히는 것이 있었다. 푸른 비닐 포장을 둘러쓰고 있는 건축 부지였다. 우선 지저분하게 여겨지는 천막 조각들이 기분을 상하게 하였다. 이보다도 더욱 중요한 문제는 거기에 들어설 건축물이다.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바로 거기가 기념관이 들어설 자리라 했다. 기념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려면 건축술이나 그 동질성, 주변경관으로 역사, 과학, 예술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닌 독립적 건물이나 연속된 건물이어야 하는데 콘크리트 건물로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해당 유산이 진정성과 유산 보존을 보장할 수 있는 적절한 법적보호와 관리체계를 갖추고 효과적 시행도 보장되어 있어서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 되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양동마을의 유물관과 비교해 너무나 우아하고 얼마나 좋은가.
▲ 세계문화유산 옥산마을의 한옥 형식의 유물관 양동마을의 유물관과 비교해 너무나 우아하고 얼마나 좋은가.
ⓒ 김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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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에 양동마을과가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옥산마을에 유물 기념관 건축허가가 났었는데 이 두 마을의 기념관 건축물은 너무나 다르다. 양동마을엔 콘크리트 건축물의 유물관으로 건축 중이나 옥산 마을은 한옥 형식으로 환경 조건에 맞게 이미 건축이 완공되어 있다.

양동마을의 유물전시관은 완공도 늦어지고 있지만 낮은 지역을 성토하여 마을을 가릴 정도 높이에 거기에 건축물마저 콘크리트 현대식 건축물이 높게 지어진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 올까 하는 염려가 앞서지 않을 수 없다,

한 번 등록되면 영원한 세계문화 유산으로 보존 되는 것이 아니다. 등록된 유산의 보전, 관리를 협약국이 세계유산 지역의 보존 상태를 모니터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보고하는 것과 세계유산 센터나 다른 기구들이 위험에 처한 유산의 상태에 관하여 보고하는 것이 있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서 훼손됐다고 판단되면 등재를 취소한다. 실제로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계곡은 대형 교량이 들어서는 바람에 등재 5년 만인 지난해 세계유산 목록에서 지워졌다.

등재 전에 관리 체계가 문제가 돼 '보류' 권고가 됐다가 최종적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전례도 있다. 처음에 안동시와 경주시를 분리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보류 되었고, 다시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은 안동시와 경주시가 각각 1차 관리를 맡고 있기는 하지만 보수관리와 보존관리, 활용 등에 대한 사안은 모두 문화재청과 경상북도가 관여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별도 관리됐다고 보았기 때문에 등재 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1차적으로 보존 관리를 해야 할 경주시와 경상북도에서는 어떻게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모르는 척 해야 한단 말인가.

어느 기관에서 허가 해준 것인지 소시민으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분명히 두 관청에서는 알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두 관청이 허가 관청이 아니라면 문화재청에 시정을 건의하고 건축이 시공되기 전에 시정조치가 내려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가장 먼저 경주시가 앞장서서 시정토록 노력해야 한다.

관련 관청은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것에 만족 할 것이 아니라, 보존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고 빠른 시일 시정 조치를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없음



태그:#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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