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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
 <생각의 지도>
ⓒ 김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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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차이에 대한 수 많은 정보와 도서들이 존재한다. 책 <생각의 지도>에서는 리처드 비스벳 교수가 실험과 분석을 통해 동, 서양의 문화적, 사고적, 논리적 차이를 검증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서양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고, 동양에는 공자가 살았다"라는 우스갯소리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차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해 내기는 어렵다.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다양한 학생 집단과 일반인을 상대로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분석한 후 동, 서양의 차이를 제시한다.

원숭이와 펜더곰과 바나나가 있을 때 서양의 학생들은 대부분 종류의 유사성을 생각하여 원숭이와 펜더곰을 한 부류로 묶는다. 반면 동양의 학생들은 원숭이는 바나나를 먹는다의 관계를 생각하여 원숭이와 바나나를 한 부류로 묶는다고 한다.

또한 중국인 학생의 총기 난사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주목할 만하다. 미국의 언론은 중국인 학생의 난폭한 성격과 총기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미숙한 인간성에 중점을 두고 보도한 반면 중국의 언론은 중국인 학생이 처해있던 상황과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된 사건 정황 등을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는 중국인 학생 사건이나 중국, 미국 언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건을 해석하는 동, 서양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서양은 개인의 존재 자체와 부분적인 해석에 중점을 두고 동양의 경우 개인은 단지 전체 속에서의 존재로 인식하며 전체를 통한 개인을 해석한다. 동사를 먼저 배우는 동양의 아이들과 명사를 먼저 배우는 서양의 아이들, 논리를 중요시 하는 서양의 철학과 경험을 중요시 하는 동양의 철학,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중시하는 서양과 더불어 사는 삶, 평등을 중시하는 동양의 삶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 그 기원은 무엇일까?

책에서는 생태환경이 경제,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으로 설명한다.

그리스의 경우 바다와 인접하여 자연스럽게 무역이 중심이 되었고,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접하게 되면서 호기심이 발생하고 그들을 받아들이면서 사회과 발달하게 된다.

반면 중국은 대륙에 있으면서 95%의 한족으로 구성된 민족들 사이에 농업이라는 협동심을 요구하는 산업과 함께 발달해 왔다. 이러한 생태환경은 사회구조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러한 사회구조의 변화는 서로 다른 규범과 교육, 육아방식 등을 만들어 낸다. 서로 다른 교육과 환경은 우주의 본질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를 낳고 이는 다시 지각과 사고과정의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생태환경에서 시작된 동, 서양의 차이는 서양과 동양 사이의 서로 다른 인지구조를 만든다.

그렇다면 동양과 서양 중 누가 더 우월하며 옳은가. 이에 대한 답은 '문화 상대주의'가 될 수 있다. 

책에서 보여줬던 다양한 연구자료와 검증된 실험 결과 등을 보면 '문화 보편성 결론'이 틀린 것일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동양과 서양의 사고의 차이는 '분석적 사고'와 '종합적 사고'로 대변될 수 있다. 이는 의학, 법률, 논쟁, 과학, 수사학, 계약, 국제 관계, 인권문제, 종교 등의 차이를 만들고  이러한 주목할 만한 차이들은 서로 다른 문화를 창조한다. '문화적 상대주의'란 문화는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와 같은 서로 다른 우월성은 상대적인 것이므로 모두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화적 상대주의'가 보편화 되고 동, 서양의 차이를 인식하면서도 수 많은 동양의 나라들이 서구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극장에 걸린 서양 영화들과 서양식 사회 구조와 가족 구성, 사회와 경제체제, 정치, 종교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은 이미 서양화되고 있다.

하지만 인식의 구조와 언어의 차이 등을 통해 발생하는 동, 서양의 차이는 누가 누구를 지배하게 되거나 수렴되는 류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동양과 서양이 서로의 특징을 잘 알고 스스로의 장, 단점을 분석하여 서로의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나쁜 점은 제거하면서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 책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추측, 또는 몇 가지의 사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현대 과학 정신에 근거하여 엄밀한 방법론을 토대로 다양한 데이터와 증거 자료를 통해 제작된 '생각의 지도'이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전진을 위해서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옮김, 김영사(2004)


태그:#생각의 지도, #동서양, #사고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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