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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멈추지 않습니다. 야당 정치인들이 쿨하게 조선일보 90주년 창간기념식에서 축배를 든 날도 조선일보는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의 발언을 완전히 왜곡한 허위보도를 냈습니다. 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겠다는 말을 쇠파이프 버리겠다는 말로 바꿔놓고는 아무런 해명도 사과도 없습니다. 짓밟고 가면 그뿐입니다. 

 

그들이 가는 길에는 거칠 것이 없습니다. 숨겨야 할 말도 이제는 감추지 않습니다.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신동아> 기자를 놀라게 했답니다. "김재철 MBC 사장이 큰 집 가서 조인트도 차이고 매도 맞아 이번 인사하게 됐다" "MBC 안의 좌파 70~80%는 척결했다"고 말입니다.

 

그들은 결코 자제하지 않습니다. 철도노조, 합법파업했지만 1만 4천명 파업참가자 전원 징계당했습니다. 해고자만 150명이 넘습니다. 공무원노조, 노동부에서 요구하는 대로 꾹 참고 다 해도 설립신고 세 번 반려 당했습니다. 급기야 창립 기념식조차 금지 당했습니다. 전교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로부터 좌파교육으로 성폭행범을 만들어낸 범인으로 낙인찍혔습니다.

 

민주당에 묻는다, "시간이 그렇게 많습니까?"

 

저는 소름이 돋습니다. 언제까지 두고 볼 것입니까. 언제까지 이런 일들을 또 겪어야 합니까. 6·2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희망을 찾도록 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야당들이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그러나 시간은 분초를 다툽니다. 하루 빨리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청년들과 여성들과 일하는 사람들이 투표장으로 구름 같이 몰려들게 할 투표참여운동도 가능합니다. 야당과 시민사회가 함께 만들어낸 정책도 주민들이 함께 책임지고 실현시켜 보겠다고 마음의 준비하시게 해드려야 2012년 총선 전에 "뽑은 보람 있다"고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이 국면에서, 우리 당 몫의 자리 하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른 당과 달라보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야권 연대가 꼭 될 것이고 그것이 지방선거를 국민의 승리로 만들 것이라고 분명히 인식시키는 단단한 연대와 빠른 걸음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런데 단합해야 할 야당들은 제각각입니다. 16일 저녁, 5+4 협상이 야5당 대표회담을 앞두고 엎어졌습니다. 진보신당은 그 전에 이미 빠져나갔고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재논의를 요구했습니다. 지역에서 자체로 이루어지던 연합논의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 커지는 파열음은 며칠이 지나도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이 그렇게 많습니까?"

 

민주당은 여러 해 터 닦아온 후보자들은 어쩌냐고 정리 못 시킨다고 합니다. 왜 모르십니까. 지금 민주당이 많이 양보하면 할수록 국민들로부터 마음을 얻는다는 것을. 그래야 잘하는 것 딱히 없어도 큰집이 다르다는 말 듣는 것 아닙니까.

 

민주당의 성동구 위원장께서 민주노동당 성동구청장 후보는 지지율도 낮은데 마이너스 연대하자는 거냐고 하셨습니다. 그럼 민주당은 경기도에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는 왜 절대 인정 못하겠다는 것입니까. 김문수 도지사에 맞선 야당 후보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 아닙니까. 아무리 큰 당이라 해도, 중앙당 지도부가 아니라고 해도, 편한 대로 이유를 가져다 붙여서야 되겠습니까. 민주노동당이 힘이 없어 한나라당에게 가져다 바칠 것이라고 보셨습니까? 잘못 보셨습니다. 국민의 염원으로 만들어낸 야권단일화의 기회를 무산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에 대해 한 마디를 더해야겠습니다. 5+4가 휘청거리는 원인의 하나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갈등 때문이 아닌가요? 민주당의 여러 인사들께서 유시민 후보를 두고 합당하자고 하고, 서울에서 선대위원장을 하라고 하고, 대구에 가라고 하십니다. 왜 다른 당 후보를 두고 그렇게까지 하셔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야5당이 후보 선정과 관련해 합의한 원칙은 연합의 정신에 부합하는 후보를 내자는 것 하나입니다. 연합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후보는 민주당이 공들여 영입했다가 이제 탈당을 불사하겠다고 협박하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와 같은 사람이지, 평소에 사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서 거부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 아니지 않나요?

 

"국민참여당·진보신당, 불필요한 말싸움 참아라"

 

국민참여당에도, 진보신당에도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불필요한 말싸움을 참아주십시오. 우리 당이 저 당과 달라보여야 하는데, 하고 조바심 낼 것 없습니다. 참을 수 없는 행동을 한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 하냐고, 자리 나눠먹기 아니냐고, 우리는 도청을 지킬 것이라고, 날선 말을 쏟아내어도 현실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 말로 국민의 힘이 모이지 않습니다.

 

호남에서 "낡고 부패한 민주당"과 그렇게도 맞붙어 싸우고 싶습니까? 민주노동당, 10년 싸워왔습니다. 싸워야 한다면 누구보다 잘 싸울 자신 있습니다. 지난 총선 이후 광주 전남의 세 차례 지방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 1:1로 맞서 다 이겼습니다. 50% 지지율에 안도하던 민주당 후보에 맞서 10% 지지율 기록하던 민주노동당 후보가 투표일 5일전에 역전해 10% 넘게 이긴 곳이 호남입니다.

 

그런데도 광주 전남의 민주노동당이 전국 단위에서 민주당과 연대하자고 합니다. 저는 현명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민주당이 안방에서부터 양보하는 더 큰 연대, 2012년 총선과 대선에 대비한 단단한 연대로 나아갈 길을 이분들이 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연합이 성사되도록 하기 위해 10년 해온 싸움도 미루어둘 의향이 있습니다.

 

다른 당이 민주당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면 민주당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광주와 전북에서 일으킨 기초의원 선거구 분할 문제에 대해 아직 눈에 보이는 수습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기회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국민들은 야당이 연합을 만들어내기를 묵묵히 기다려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한이 지나고 내부의 자리다툼과 충돌이 터져 나오는 순간부터 기대는 실망과 불신이 됩니다.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야권연대를 성사시켜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만들어내는 것이 모든 야당의 책임입니다. 지금 이것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없습니다.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맙시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은 6월 이후에는 사라져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이정희의 글입니다.


태그:#5+4, #지방선거,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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