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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저 할아버지 누구야?"

"대통령 할아버지..."

"아빠, 근데 서거가 뭐야?"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하늘나라 가셨데..."

"그럼 좋은거야?"

"......"

 

일곱살배기 세민이가 묻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두 아들이 있습니다.

2003년 5월생, 2006년 5월생.

우연히도 당신의 임기 중에 낳은 아이들입니다.

 

나는 친노도 노사모도 아닌

어쩌면 당신의 지지자에서 멀어진 비판자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서거를 알리는 뉴스속보를 보면서

가슴 조리며 오보이길 거짓말이길 바랐습니다
당신의 서거가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다리가 풀리고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억장이 무너지고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냐고?

그런 사람이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냐고?

 

가족이며 주변 사람들이 불려가고 갇히고

치욕스런 검찰조사에 모욕감으로 힘들고

인신공격 언론보도에 모멸감으로 자존심이 상하고....

 

그러나 이건 아닙니다.

정치보복보다 더한 음모가 도사린다 해도

당신의 이번 결정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당신을 떠올리면 희망돼지가 생각납니다.

당신을 떠올리면 아직도 내 가슴에 생생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언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고사리 같은 세민이 손을 잡고

100원 200원 희망돼지를 부었습니다.

이제는 세현이 한 손이 더 보태져

100원 200원 희망돼지를 붓고 있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내게 하나의 증언이 되었고

그렇게 당신은 내 기억속에, 내 생활속에 살아 있습니다.

 

또 다시 가능할까요?

수천 수만의 희망돼지로 위대한 승리를 증언할 수 있을까요?

 

당신과 함께였기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당신과 함께였기에 승리의 역사가 가능했습니다. 

 

하늘도 무심하게 당신은 떠났습니다.

하늘도 원통하게 당신을 보내야만 합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당신의 서거가 믿겨지지 않습니다.

그제도 어제도 분향소 멀리 돌아 왔습니다.

 

당신의 영전을, 유서를 보았습니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된다 여긴 당신은

작은 비석하나에도 사치라 여기는

마음여린 사람이었는지 모릅니다. 

 

홀로 감내하며 힘들고 지친 몸

이제 무거운 짐 놓고 편히 가십시오!

 

그 고통 함께 하지 못하고

그 아픔 지켜주지 못한 남은 우리가

안고 지고 가겠습니다.

 

당신과 함께 한 날들을 기억하며

아이들 손 잡고 당신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말하겠습니다.

 

위대한 대통령이 있었다.

삶은 소박하였지만 꿈만은 창대한

그러면서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바보 노무현이란 대통령이 있었다고.....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덧붙이는 글 | 아이들과 함께한 영전사진 첨부해 주십시오!


#Y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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