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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이었던 4월 5일, 어제는 하루종일 북한발 '인공위성'인지 '로켓'인지 발사로 온나라가 참으로 호들갑스러웠고 소란스러웠다. TV채널을 돌리는데마다 '속보', '특보'뿐이었다. 차라리 지겨울 정도 였다할까. 더구나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관련 국가들은 물론이고 마치 전쟁이나 발발한 것처럼 야단법석을 피우며 우리보다 더 호들갑 떨던 일본의 요구로 유엔 안보보장이사회가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온통 북한발 뉴스뿐이었다.

 

특히, 정부와 자칭 보수들의 호들갑스러움은 당장 전쟁이 터진듯한 모습이었다. 정부는 매시간별 진행상황과 성명을 발표하였고 자칭 대한민국 일등신문이자 보수대변지로 통하는 조선일보는 관련기사를 송고하였으며, 자칭 보수단체는 북한 로켓발사 반대 과격시위를 도심에서 벌였다. 그런데 이러한 호들갑의 중심에는 서로 중첩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건 바로 자칭보수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안보' 때문이었다. 모든 호들갑의 중심에는 안보가 있었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안보가 위태롭고 걱정이되어 이토록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자칭보수들의 이번 북한 로켓발사 호들갑은 진정성이 없는 소란스러움일 뿐이다. 며칠전 제2롯데월드 신축허가와 이번 북한 로켓발사는 둘다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하는 로켓과 롯데가 우리에게 준 중대한 안보 사안들이었다. 그러나 같은 안보를 위협하는 로켓과 롯데 사안을 두고 이토록 다른 반응을 보이는 저들의 이중성이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15년 동안 안보 때문에 거부되었던 제2롯데월드 신축에 대해 이명박 정권은 경제살리기를 위한다며 허가를 했다. 현 정권이 안보를 무시하고 대기업에 특혜를 준 거나 다름없었던 롯데 신축에 대해 자칭 보수들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조선일보 역시 입을 꾹 다물었고.

 

그랬던 저들이 이번 북한 로켓발사에는 벌떼처럼 달려들어 안보위협을 외치고 있다. 한 입으로 두 말하고 한 머리로 두 생각하는 표리부동을 어찌 정상이라 할 수 있나? 저들의 이중적인 판단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이럴 땐 허가, 저럴 땐 비난. 이럴 땐 과격시위, 저럴 땐 꿀먹은 벙어리. 도대체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판단기준이 무엇이냔 말이다.

 

물론 누가 전쟁을 바라겠는가? 그 어떤 국민도 북한의 이번 일을 반기지 않을 것이다. 또한 모든 국민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가장한 로켓발사를 해 안보가 위협을 당했다고 걱정하는 만큼 제2롯데월드 신축 때문에 발생할지도 모를 안보위협도 걱정하고 있다.

 

허나 현 정권과 자칭 보수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같은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이라도 북한발 로켓위협은 안되고 롯데발 위협은 괜찮다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안보에 대한 이중 생각과 판단을 가진 현 정권과 자칭 보수들이 제대로 된 보수라 할 수 있나?

 

왜 똑같은 안보위협이 이명박 정권에게는 도발과 경제살리기로 달라지는가? 왜 똑같은 안보위협이 자칭 보수들에게는 과격시위와 꿀먹은 벙어리로 달라지는가?

 

정부와 자칭 보수들이 정상적이었다면,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로켓발사에 이토록 호들갑을 떨 정도였다면, 당연히 안보를 위협하는 제2롯데월드에 대해서도 진즉 야단법석하게 호들갑을 떨어야 했다. 아니면 제2롯데월드가 서울 공군비행장의 활주로를 4도만 비틀면 안전하다고 밀어붙였듯이 북한 로켓, 역시 발사 진로를 4도만 비틀면 안전하다 설명하고 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안전하다고 했어야 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그리고 자칭 보수에게 묻는다. 현 정권과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안보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똑같은 안보가 도발이 되었다 경제살기가 될 수 있는 그 판단기준을 공개하라.

 

두가지 사안 모두에 위협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국민 안보정서와 현 정권과 자칭 보수들이 가진 안보정서가 이토록 다른 이유를 밝힐 때가 되었다. 분명한 점은 로켓과 롯데는 안보에 크나 큰 위협을 주는 대한민국과 국민에 대한 확실한 도발이라는 점이다.


태그:#북한인공위성, #북한미사일, #북한롯켓, #이명박, #제2롯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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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하늘에서 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I can feel it, coming in the air tonight). 바람이 불지 않아 바람개비가 돌지 않을 땐 바람개비를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앞으로 달려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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