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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경쟁력은 장비와 의료기술”

최근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안과병원이 “90만원대 라식수술 상품”을 내놓으며 시력교정 환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보통 라식 수술 비용이 15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가격파괴”다.

안과병원은 12월부터 2월말까지가 성수기다. 라식환자도 대부분 이 시기에 집중된다. 하지만 국내외적인 경기 불황으로 라식수술 환자수가 예년만 못하다고 하니 이런 가격파괴 라식 상품을 내놓는 것도 언뜻 이해는 된다.

“90만원대 라식수술 상품”이 소비자의 얇아진 지갑을 감안해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췄을 수도 있고, 안과병원 중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병원도 이윤을 추구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이라고 보면, 이런 마케팅 전술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싼 가격에 검사와 수술을 받는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병원은 조금 달리 생각해야할 부분이 있다. 일반 기업과 달리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다. 병원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적인 측면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대형 병원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앞 다투어 새로운 의료기술과 최첨단 장비를 도입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좀 더 발달한 의료기술과 장비가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의료사고를 줄여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새로운 의료기술과 최첨단 장비의 도입은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요즘 시쳇말로 병원의 경쟁력은 장비와 의료기술이라는 말이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최첨단 의료장비를 얼마만큼 신속하게 도입하고, 그 장비를 의사가 얼마나 숙련된 솜씨로 다루는가에 병원의 인지도와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인데, 큰 돈(비용)이 들고 오랜 임상연구(의료기술)가 필요하다.

안과병원도 다를 바가 없다. 장비가격이 싸게는 수억, 비싼 것은 10억이 훌쩍 넘어가는 것도 있다. 시력교정(라식/라섹, 노안교정)이나 백내장 등 수술에 꼭 필요한 장비들 가격이 그렇다. 어지간한 안과병원은 엄두도 못내는 엄청난 고가다. 규모가 작은 동네 안과에서 제대로 된 검사와 수술이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장비가 없기 때문인 걸로 생각하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의 임상연구, 그리고 수술경험이다. 비싼 장비를 들여놓고도 능숙하게 다룰 줄 모른다면 그건 무용지물과 같다. 따라서 최신장비가 도입되면 의사는 마스터할 때까지 공부에 열중한다. 최신장비가 도입되지 않는 경우 그것이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다.

"90만원대 라식수술, 안전성과 신뢰성 꼼꼼히 따져 봐야"

안과병원에서 새로운 의료기술을 도입했다는 건 최신장비를 구입했다는 의미이다. 안과병원은 새로운 검사나 수술비용을 산정할 때 장비가격, 환자수, 인건비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할 것이다. 이중 장비는 비용 책정에 가장 크게 작용한다.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 초기에 비용이 대부분 비싼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의료기술도 시간이 흐르면서 일반화 보편화되기 마련이고, 점점 그 비용이 싸질 수밖에 없다. 속된 말로, 의료기술과 장비의 수명이 다 되어 가는 것이다.

하나의 의료기술과 장비의 수명이 다 되어갈 무렵, 병원은 좀 더 진화한 의료기술과 장비를 도입하게 되고(그 수명과는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안과병원도 있다), 새롭게 비용 산정을 하게 된다. 이런 순환구조를 통해 의료기술과 장비 모두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순환구조를 모든 안과병원이 지키고 있을까?

"90만원대 가격파괴 라식상품"이 이런 순환구조를 가지지 못한 안과병원에서 내놓은 것이라면 왠지 못 미덥다(사실 필자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망해가는 병원 살리고자 내놓은 마지막 카드라면 더더욱). 구식 장비로 검사하고 수술한다면 가격이야 싸게 할 수 있다 쳐도, 의사의 의료기술과 성실성에는 고개가 절로 갸우뚱하게 된다. 낙후된 장비에 10년 전 의료기술이라면, 정상급의 장비와 의료기술에 비교해 수술의 안전성에도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다.

"정밀검사와 상담 거쳐 자신에 꼭 맞는 시력교정술을 택해야만 부작용 줄여"

그런데 안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이런 사실을 대부분 모르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인 중에 안과전문의가 있거나 안과장비 판매회사 직원을 알면 물어나 볼 텐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관련정보도 대부분 병원 홍보성 글이라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럼 라식수술을 어떤 안과병원에서 해야 할까?

우선 여러 안과병원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장비 도입 주기와 보유 현황, 전문의의 이력, 전통, 환자들의 수술후기 등을 비교해가며 점수를 매겨 보는 게 좋다. 다음은 전화나 온라인으로 궁금한 점을 문의해 보고, 답이 오면 그 중 가장 후한 점수를 받은 곳을 직접 방문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면 된다. 20여 가지에 이르는 정밀검사는 상담 후 예약을 해서 받으면 되는데, 무료인 곳도 있고 비용을 받는 곳도 있다.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소요된다.

현재 안과병원에서 시술되는 시력교정술은 여러 가지다. 일반 라식, 라섹에서 마이크로 라식, 프리미엄 라섹, 웨이브프론트 라식/라섹, 홍채인식 웨이브프론트(IR), PAC노안교정술 등 그 종류가 다양하고, 수술비용도 제각각이다. 검사 결과-각막두께, 안질환 유무 등-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시력교정술을 선택해 시술하게 된다.

최봉준 이안과 원장은 "90만원대 라식수술은 얼마만큼 안전성과 신뢰성이 확보돼 있는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것"이라며, "제대로 된 시력교정을 받으려면 수술에 앞서 각종 시력교정술의 장단점을 알아보고, 정밀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거쳐 자신에 꼭 맞는 시력교정술을 택해야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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