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해 초, 정확히 지난 1월초 넷째 BCG예방접종하러 병원에 갔습니다. 간호사는 올해 2008년부터 셋째아이는 접종이 무료라며 5만여원하는 접종비를 벌었다고 축하해줍니다. 그런데 막상 계산하려고 보니 다른 접수담당자가 200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만 해당된고 합니다. 우리 넷째는 2007년 12월 7일 생이니 해당이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좋다가 말았습니다.

 

저희는 아이가 넷입니다. 2002년 3월에 태어난 큰 애, 2003년 11월에 태어난 둘째, 2006년 3월에 태어난 셋째, 그리고 넷째. 아이들 모두 미취학 상태로 다 고만고만하게 어립니다.

 

요즘 아이들 병원진료비가 싸졌다고 하지만  한번 병원에 다녀오면 약 값까지 2만원이 넘습니다. 예방접종비까지 합해서 어떤 달은 병원진료비가 33만원이 결제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남들은 과외비 걱정을 하지만 저희는 병원비 걱정을 해야할 판입니다. 

 

이젠  '다자녀 가정 우대 정책' '출산장려 정책' 이란 허울 좋은 말들을 들으면 화부터 납니다. 그야말로 생색내기입니다. 물론 이러저런 정책들을 믿고 애들을 넷이나 낳은 것을 아니지만 언론에서 그러저런 말들을 과대포장하며 흘릴 때마다 속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저희처럼 애가 많은 집을 보며 혜택많이 보겠네하며 한마디씩 건넵니다. 이젠 그런 말에 반박하며 설명하는 것도 귀찮습니다.

 

며칠 전 뉴스에서 다자녀 가정 아이들에게 무료로 독감예방접종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분명 뉴스멘트에는 2008년 1월1일 이후 출생가정이란 말이 없었고 저는 인터넷뉴스 검색까지 하며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막상 소아과에서 하는 말은 셋째가 2008년 1월 1일 이후 출생인 가정아이들에게만 해당된다고 합니다.

 

저희 집은 애가 넷이라도 막내가 2007년 12월 생이니 2만원씩 주고 맞혀야 한답니다. 고민끝에 큰애들 셋은 보건소가서 맞기로 하고 막내만 맞혔습니다. 막내는 한달 간격으로 두번 맞아야 한다니 4만원이 드는 셈입니다. 보건소에서 맞는 것도 아이당 5000원이랍니다.

 

집으로 오는 길, 깊은 절망이 솟구쳤습니다.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작년에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다 하지만 작년에 과연 셋째, 넷째로 태어난 아이들도 많을까요? 돈 몇푼으로 괜히 핏대세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처럼 남편 혼자 월급으로 겨우 살아가는 가정의 가계부 작성자로서는 중요한 사안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앞으로 몇십년을 내다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떠올리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태그:#다자녀무료예방접종, #출산장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