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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지 10개월이 지나도록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채 남태평양의 아메리칸 사모아 LBJ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던, Los Angeles 거주 교민 유 아무개(67)씨 유해가 현지 교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메리칸 사모아 한인회 교민 장으로 마침내 사망 301일째인 3월 19일 오전 10시 장례식을 갖고 바일로아 해변의 한국인 제2선원묘지에 안장되었다.

 

지난해 5월 23일 남태평양 아메리칸 사모아 LBJ 병원에서 사망한 유씨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했던 미국 영주권자로 지병인 당뇨병 치료 및 요양차 가족도 없이 혼자 이곳에 머물던 중 이었다.

 

사망소식을 접한 교민들은 하와이 호놀룰루 총영사관을 통하여, 운전면허증(California Driver License)에 게재된 주소지 ‘3xxx W, 8th Street, Los Angeles, CA 90005'(로스앤젤레스 8가 스트맅, 3천xxx 웨스트)의 장남 과 전부인 및 본국의 딸에게 사망통보를 하였으나 “시신을 인도할 수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연락을 받았고, ‘가족의 인도가 없을 경우 초청인이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병원의 관례와 현지 정부의 장례법에 따라 장례를 치룰 수 없었다.

 

사망 45일이 지나도록 아들, 딸 및 가족, 친구들에게 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사망한 아버지 타국에 방치하는 부도덕한 자식들”이라는 내용이 LA 라디오 코리아 뉴스를 통하여 지난해 7월 11일 저녁뉴스에 보도되자, “운전면허 주소지가 나의 사무실이다”면서 LA의 어느 교민은 자신이 아는 유씨가 맞는지 ‘본인확인 전화’를 걸어오기도 하였다.

 

한편, 현지인들의 장례문화를 잘 알고 있는 이곳 교민들은 호놀룰루 총영사관에 빠른 조치를 부탁하였지만, ‘외교관례를 지킬 수밖에 없다’는 답만 들었다.

 

그동안 현지인들에게 부모도 모르는 부도덕한 민족이라는 비웃음과 손가락질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이곳 남태평양 아메리칸 사모아에 쌓아올린 교민들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리고, 짖밟아버린 유씨의 사망으로 발생한 사건은 현지 교민들이 ‘조의금’으로 [알루미늄 관]을 비롯한 모든 경비를 마련하여 ‘301일’ 만에 교민 장으로 치러지게 되었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유 씨의 장남 과 전 부인, 본국의 딸 및 가족들은 ‘어렵고 힘든 이민생활’과 ‘역할을 다 못한 아버지’일지라도 ‘천륜’을 저버리고, 자식의 도리까지 잃어버린 패륜이 무엇인가(?)를 늦었지만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태그:#아메리칸 사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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