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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기자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중입니다.
"엄마, 내가 말했던거, 그 드라마 지금 해~ 빨리 채널돌려"
"어? 몇번에서 하는데? MBC? KBS? SBS?"
"아니~공중파 말고 케이블 드라마 말이야~"
 
드라마 전쟁이 시작됐다. 기존 공중파의 경쟁을 뛰어 넘어, 이제는 케이블 채널까지 그 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드라마 하면 '드라마 강국 xxx' 란 타이틀로 서로 경쟁을 하던 공중파들은 타 방송사들의 경쟁과 더불어 이제는 케이블 방송사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아직 케이블 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불어 닥치고 있는 케이블 드라마의 폭풍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최근 불어닥치고 있는 케이블 드라마의 매력은 무엇인가?
 
소재의 다양화
 
케이블 드라마 인기 원인 중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기존 공중파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소재들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공중파 드라마들의 소재는 주로 사랑에 관련된 진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공중파 드라마는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한 번의 성공을 기대하고, 그렇기 때문에 톱스타를 캐스팅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시도에 소극적 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케이블 드라마는 공중파보다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시청률 에서 오는 부담감을 덜어냈다. 그리하여, 공중파의 한정된 진부한 소재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독특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케이블 드라마는 조선후기를 배경으로 각종 미궁에 빠져 있는 사건들을 파헤쳐 가는 본격 수사물 '별순검'(MBC 드라마넷),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채널 CGV), '메디컬 기방 영화관'(OCN) 등 세 작품이다. 이외에도 각 케이블 방송사마다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지만, 겹치는 소재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늘 먹던 된장찌개 보다는, 같은 된장찌개라도 무언가 독특한 재료가 첨가되어 맛이 더 좋아졌다면, 사람들의 관심이 후자의 요리에 끌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성 vs 선정성 그 아찔한 경계   
 
케이블 드라마의 또 하나 특징은 과감해진 노출과 성적 표현의 자유를 꼽을 수 있겠다. 물론 케이블 드라마 특성인 소재의 다양화 원인으로, 드라마의 배경이 기방, 살인현장 등 사실성을 요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더욱 현실감 있고,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어느 정도 노출 표현은 요구된다.
 
이러한 예로 영화채널 < OCN >의 '메디컬 기방 영화관' 은 드라마 소재 자체가 '성 클리닉' 이기 때문에, 극중 노출신이나, 정사신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드라마는 20일 첫 방송 이래로 현재까지 평균 시청률 2.8%를 유지하고 있으며, 20일 첫방송 순간시청률은 4.42%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 장면은 '정사신'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사실적 표현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선정성 문제는 피해갈 수 없다. 과연 공중파와 케이블의 선정성 기준은 무엇일까? 아무리 케이블이 노출에 관대하다 하더라도, 그 수위에 따른 적절한 기준이 없는 한 케이블에 대한 선전성의 문제는 늘 꼬리표 처럼 따라 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타가 아닌, 중고 스타
 
우리는 케이블 드라마에서 스타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가 "어? 저사람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며 고개만 갸웃댈 뿐이다. 스타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 어찌보면 '이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스타 연기자를 쓰지 않는다는 것 또한 케이블 드라마의 매력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아무 연기자를 캐스팅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정도 연기력이 검증된 연기자만이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다. 공중파에 대거 등장하는 스타급 연기자들, 하지만 그들은 종종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것은 드라마의 성공에만 급급한 나머지 연기자의 연기력 대신, 연기자의 이름만 캐스팅한 제작자들의 선택의 대가이다. 비록 스타는 아니지만, 스타 못지 않은 중고스타들, 그들의 연기는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에서 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케이블 드라마의 거센 인기에 한몫을 하고있다.
 
얼마전,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친구들은 요새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즌 브레이크' 라는 미국 드라마 이야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는 나는 가만히 꿀먹은 벙어리 처럼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미드' '일드'로 나뉘어 버린 드라마 마니아들. 이제 곧 케이블 드라마 마니아 들도 나타날 것인가? 2007년은 케이블 TV의 발전이 돋보이는 한해였다. 이제 그 공간을 뛰어 넘어 과연 지상파 까지 넘볼 수 있을지, 다가오는 2008년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국민일보 쿠키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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