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는 27일까지 전북 익산시 영등동 커피명가에서 '봄의 향연'이란 주제로 '송정애 섬유염색전' 전시회가 열린다.

▲ 봄처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스카프와 파우치
ⓒ 안인숙

테이블 바로 옆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살아있는 풀잎과 나뭇가지를 걸어놓은 것 마냥 생동감 있어 보인다.

▲ 송정애 작가의 작품
ⓒ 안인숙

꽃, 나무, 풀내음으로 가득차 있는 색이 고운 스카프와 파우치 등의 작품들이 커피향과 어우러져 또 다른 향을 내뿜는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으면 작가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곧바로 송정애 작가를 만나기 위해 삼례에 위치한 움직이는 미술관(송 작가가 운영하는 미술학원)을 찾아가 봤다.

▲ 송 작가의 미소
ⓒ 안인숙

동그란 눈과 동그란 볼이 매력적인 송 작가는 아이들과 한창 수업 중이었는데 곧이어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어머니들의 행렬이 이어졌기에 인터뷰는 한참만에 이뤄졌다.

작품전시를 하기 위해 커피전문점을 택한 이유를 묻자 "따로 시간내서 작품을 보러간다는 느낌보단 차 한 잔 마시며 담소도 나누고 부담없이 둘러 봤으면 좋겠다"고 편안함을 강조하는 송 작가.

송 작가는 섬유염색을 하면서 봄을 나타내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 것은 '봄의 향연'이란 주제에서도 나타나듯이 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색과 향기 그리고 나무결과 나이테무늬를 접목하는 등 자연에서 소재를 찾아 표현하여 초록빛을 많이 주었으며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희망'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 나무결 무늬의 스카프
ⓒ 안인숙

실크나 면에 천연색소(꽃, 풀, 한방 재료 등)로 염색하므로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수차례(작품 한 개당 4~5번)의 염색과정을 거치며 세탁시 물빠짐을 최소화 하기 위해 고착처리까지 하다보면 대개 3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닐 터인데 천연색소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자연을 그대로 옮겨오기 위함이오, 건강을 위해서리라.

인터뷰를 마치고 한숨 돌리며 학원을 둘러보고있자, 학부모들이 마치 집에서 설거지하듯 자연스럽게 안 씻은 커피잔도 씻고 학원정리를 하였는데 송 작가는 "학부모님들이 곧 자체운영회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래서 내킨김에 학원 운영방침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송 작가가 아이들을 가르치며 중점을 두는 것은 "요새 아이들이 외동이다 보니 나눌 줄을 모르는 경향이 있어서 물감, 크레파스 등의 준비물을 갖고 오면 '네 것 내 것'이 아니라 공유하여 공동체 의식과 나눔, 베풂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간식을 줄 때면 과자나 사탕대신 '멸치와 콩'을 한 줌씩 주어 놀이터에서 맘껏 뛰놀게 한다는 걸 보니 평상시 모습과 다르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작품에 담은 게 확실하다.

실크의 부드러운 촉감과 고급스러움, 풀과 나무색이 주는 소박함, 코 끝을 간지럽히는 달콤한 커피향 때문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지인에게 전화걸어 "이따 커피 한 잔 어때?"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봄날 오후,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발걸음도 가벼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익산시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미술, #염색, #전시회, #익산, #섬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