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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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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서울국제주류박람회가 문을 열었다.

사단법인 한국주류수입협회가 주최하고, 주식회사 한국국제전시가 주관하는 서울국제주류박람회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린다. 국내 관련업계, 해외대사관 및 무역공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에 힘입어 20개국 150여개 업체가 출품, 300여 부스의 규모로 진행 중이다.

수입·국내 생산 와인, 각종 하드리쿼 및 소프트리쿼, 민속주, 전통주, 중국술, 일본술 등 세계 각국의 민속주 등의 주류 뿐만 아니라 와인셀러 및 액세서리, 케이터링 제품, 관련 서비스업, 전문지 및 교육기관도 출품에 참여해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또 현재까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남프랑스 와인을 비롯한 남아공,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스페인, 포르투갈, 루마니아, 헝가리등 신흥생산국의 와인이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국 시장에 소개되는 새로운 와인들은 약 500여가지며, 주최측에 따르면 이 규모는 단일 기회에 국내에 소개되는 최대의 규모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해외 생산업체들의 참여 증가는 향후 아시아 최대의 전시회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주요와인 수입국인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호주 등에서 새로운 생산자들이 직접 출품에 참여해 한국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외국업체들, 한국 시장 개척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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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시회의 비즈니스 적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해 전시회부터 시행된 '비즈니스 데이(Business Day)' 운영은 실질적인 마케팅의 장으로써 박람회가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시 외의 행사도 한창이다. 그 중 하나는 '오감만족' 전시회다. 박람회에서는 다섯 가지 특별한 내용의 행사를 마련,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탄생(기념) 와인옥션과 미쉘롤랑(Michel Rolland) 세미나 ▲코리아 와인챌린지 스페셜 테이스팅 ▲한국와인의 재발견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와 개막 축하공연 등이 행사 내용이다.

교육을 위한 세미나도 풍부하다. 세미나는 행사기간 중 계속되며 2일에는 ▲호주 와인의 새로운 개성의 발견, 3일에는 ▲한국음식과 남아공 와인의 조화 ▲명품와인 생산을 위한 조건 ▲한국와인시장의 전망과 비전 ▲이탈리아 와인세미나 및 테이스팅, 4일에는 ▲신이 선물한 넥타 ▲캐나다 아이스와인 ▲비티필모그라피(와인을 주제로 한 영화, 영화 속에 등장한 와인) 등을 주제로 열린다.

또한 부대행사로 2일부터 4일에 거쳐 '한국와인의 재발견'이라는 이름의 별도 시음공간을 마련해 현재 국내 생산와인의 특별 시음회를 개최한다. 또 3일에는 미쉘롤랑 세미나 및 사인회가 열린다.

이번 박람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주류수입협회 박병권 회장은 "서울국제주류박람회는 와인을 포함한 수입주류 뿐만 아니라 국내 전통주 및 주류관련품의 현재 시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앞으로 전개될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박람회는 호주대사관 무역대표부, 이탈리아 대사관 무역진흥부, 뉴질랜드 무역진흥청,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 소펙사, 남아공 와인협회, 미국대사관 농업무역관, 한국수입주류도매협회, 와인 포 아시아(Wine for Asia)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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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라기 보다 와인바"
[현장] 삼삼오오 모여 즉석 '시음 토론'도

관련종사자에게만 개방되는 비즈니스 데이인 2일은 바이어와 소믈리에 등이 참관한 가운데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입구에서 나눠준 잔을 들고 시음행사가 진행 중인 부스에서 맘껏 와인을 즐겼다. 이들에게 와인은 단순한 주류의 차원을 넘어선 듯 보였다. 포도 생산지에서부터 와인양조장에 이르기까지 와인의 탄생 배경 전반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세부적인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시음한 와인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국내 관람객들에게 소개된 적이 별로 없었던 루마니아, 뉴질랜드, 남아공 등 와인생산신흥국가가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수입업체는 와인생산지로 유명한 프랑스, 이탈리아보다는 비교적 저렴해 소비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그 맛이 와인강국에 뒤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남아공 와인은 현재 전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와인시장에서 10위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 뉴질랜드는 이탈리아와 같은 위도에 위치하면서도 더 시원한 해양성 기후를 가져 질 높은 와인을 생산하기 좋은 요건을 갖추고 있다.

남아공 백포도주는 드라이하면서도 특유의 청량감이 있어 확실히 기존에 마셔봤던 와인과 다른 특징을 보였다. 뉴질랜드 무역 산업 진흥청은 뉴질랜드 산 아이스와인이 캐나다산에 비해 단맛이 덜하고 과일향을 풍겨 디저트용으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각 부스를 돌아다니며 시음하는 동안 와인의 향과 박람회장의 편안한 분위기에 취해 온몸이 노곤해지는 것을 느꼈다. 평소 긴장했던 근육이 풀어지고 마음까지 풀어져 박람회가 파티처럼 여겨지기까지 했다. 천천히 와인을 음미하면서 마음의 여유까지 얻었던 모양이다. 그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태양의 열기를 담은 와인이 말초신경까지 찌릿찌릿 퍼지도록 놔뒀다.

다른 관람객들도 마찬가지였다. 좋아하는 와인을 발견한 사람들은 일행에게 그 와인의 특징과 맛을 침을 튀겨가며 설명하기도 했고, 비치된 브로슈어를 꼼꼼히 읽는 관람객도 있었다. 박람회라기 보다 와인바 같은 분위기가 났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크리스털 잔이나 스크류, 디캔터와 같은 와인악세서리도 선보였다. 환경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는 와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도구라고 하지만 5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가까이 가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나 와인마니아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그 사이사이를 휘젓고 다니며 유려하게 빠진 잔과 디캔터를 구경했다.

와인은 하루에 한 병씩 마셔도 세상의 모든 와인을 다 맛보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가격에 따라, 생산지, 년도에 따라 수백 수만 가지에 이르며 그 맛과 특징도 제각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은 무조건 비싼 와인이 좋은 와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한국을 찾은 프랑스 국제와인 전시회 빈 엑스포의 로베르 베나 조직위원장은 우리나라 와인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격식과 가격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다며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와인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얻어 자신에게 맞는 맛을 찾을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조미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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