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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1호 숭례문과 보물1호 흥인지문. 이 두 성문은 조선시대부터 남대문, 동대문이라 불리기도 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방향을 나타내는 이름일 뿐 현판에는 '숭례문', '흥인지문'이라고 써 있다.

▲ 지난달 숭례문광장 개장으로 시민에 가까이 다가간 숭례문
ⓒ 이영철

숭례문은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태조 4년(1395)에 짓기 시작하여 태조 7년(1398)에 완성했다. 지금 있는 건물은 세종 29년(1447)에 고쳐 지은 것이다.

흥인지문은 서울성곽의 동쪽 문으로서 인(仁)은 오행의 목(木)에 속하고 목은 동(東)에 해당하므로 흥인(興仁)은 곧 동방을 의미한다고 하며, 문을 창건한 지 50여 년이 지난 문종 원년(1451)과 단종 원년(1453)에 일부 보수가 있었다. 그 후 400여년이 지난 고종 5년(1868)에 개축한 기록이 있으며 다른 문과는 달리 옹성(甕城)이 있는 것이 특색이다. 옹성은 곡성(曲城) 또는 치성(雉城)이라고 하며 밖에서 성문이 보이지 않게 성문을 둘러쌓은 작은 성으로서 적을 방어하고 지키기에 편리한 것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1996년에 두 문의 이름을 원래의 이름인 숭례문과 흥인지문으로 공식 개정했다. 명칭변경은 일제가 문화재를 지정하면서 왜곡했던 것을 바로 고친 사례라고 알려지긴 했으나, 조선시대부터 일반적으로 남대문, 동대문으로 불려왔었다.

서울시에서도 공식명칭으로 사용하면서 숭례문, 흥인지문으로 표기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숭례문광장 개장 행사에서도 숭례문이라는 명칭만 사용했다. 숭례문과 흥인지문에 대한 도로안내표지판은 모두 바뀌어 있다.

▲ 도로표지판은 숭례문으로 바뀌어 있다
ⓒ 이영철

그러나 명칭개정을 한지 9년이 되어가지만 도로노면에 쓰인 방향표시에는 아직도 남대문과 동대문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 숭례문 방향으로 가는 도로는 모두 남대문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흥인지문 주변 도로는 동대문으로 되어 있다.

▲ 서울역 건너편 대우빌딩 앞 도로에는 남대문으로 안내되어 있다
ⓒ 이영철

현재 서울시 도로 노면 표시 관리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숭례문과 흥인지문으로 고쳐야 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오류를 지적하는 민원이 없었기 때문에 미처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고 말하며 전체적인 현황파악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숭례문과 흥인지문, 명칭변경 후 도로안내표지판만 바뀌었을 뿐 그 외의 명칭은 아직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다. 남대문시장, 남대문로, 동대문역, 동대문운동장 등이 그것이다.

▲ 고쳐야할 명칭인 남대문로
ⓒ 이영철

서울시민들에게는 남대문이나 동대문이 더 친숙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옛것을 보존하고 지킨다는 의미에서 명칭사용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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