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벌써 '퐁당'할 줄 몰랐습니다. 한나절 햇살이 좋긴 했어도 아직은 물이 찰텐데 말이죠.
5시가 막 넘은 13일 늦은 오후. 경북대 캠퍼스. 뉘엿뉘엿 지는 해가 일청담 분수 물줄기 꼭대기에 딱 걸린 시간, 한 여학생이 이렇게 '퐁당'합니다. 종이컵에 맥주 채우며 얼굴 맞대고 웃다 갑자기 친구들한테 이런 봉변을 당한 겁니다.
남학생이 끌어 올려주는 사이, 또 다른 여학생이 이렇게 질투(?)를 합니다.
이 깜찍 발랄한 청춘들 주변에 있던 여학생들 웃음보가 터집니다.
"여길 앉길 잘했지 이런 생쑈를 볼 줄이야."
산책나온 주민들도 좋아라 웃습니다.
물에 빠진 여학생, 정말 '풍덩'이 아니라 '퐁당'이 맞춤하게 아담한 체구입니다.
주동자 쪼르르 달려와 제발 복수만을 말아달라고 용서를 빕니다.
"너 각오해! 주것어!"
이 와중에도 사진 찍는 저를 어떻게 봤는지 포즈를 취합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대단한 학생입니다. 들켰으니 앞으로 다가가 정체를 드러내는 수밖에...
그래도 찍을 건 찍어야죠. 신발은 어쨌어요? 하며 찰칵! 휴대폰도 물에 퐁당. 다행히 전원을 켜지 않아 수리는 가능할 거라 위로하며 찰칵!
내친 김에 한 번 더 들어가라! 그런데 빠뜨려 놓고서는 잡아 올려준답시고 또 빠뜨리고….
도망가던 주동자 본관 앞까지 쫓기다 급기야 무릎꿇고 싹싹 빕니다. 어제도 보고 내일도 볼 친구들인데 뭐가 그리 좋은지, 청춘은 역시 청춘인가 봅니다.
덧붙이는 글 | 날씨가 따뜻해 지면 해마다 경북대 일청담에는 이런 즐거운 일이 자주 있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 교통 막히는 먼 곳보다는 가까운 지역 대학 캠퍼스로 나들이 한번 다녀오세요. 몸도 마음도 훨씬 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