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57회 칸영화제가 한창인 가운데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한국영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칸영화제 개막에 즈음한 13일자 <르몽드>는 이번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나선 홍상수와 베니스·베를린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을 비교 소개하며 한국영화가 '질적 도약'과 '대중적인 성공'을 이루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직까지 한국에서 실험적인 감독으로 대표되는 이들 두 사람이 상업적인 가능성을 보이면서도 예술적 자유의 큰 여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극찬하며, 한국영화의 성공은 "제작의 질적 도약"과 "관객의 성숙한 취향"을 만들어냈다고 보도했다. 그 예로 이창동 <오아시스> <박하사탕>, 박찬욱 <올드보이>, 봉준호 <살인의 추억>, 임상수 <바람난 가족> 감독 등을 들었다.

또 <르몽드>는 1천만 관객 돌파 영화인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자세히 소개하며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은 제작사인 시네마서비스의 대표로 제작자로서도 무게감을 갖췄다고 전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에 대해서는 '지난 1999년 할리우드 영화인 <타이타닉>에 맞서 <쉬리>가 뒤지지 않음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에 대한 열정을 촉발시켰다'고 추켜세웠다.

이 신문은 "한국영화가 이처럼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이자 제작자인 이들 두 감독과 같은 젊은 영화인들이 10여년 전부터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한 영화를 제작해온 결과"라고 보도했다.

또 <르몽드>는 '홍상수, 알콜, 섹스 그리고 영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한 홍상수 감독을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했다. 영화제 출품작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제작 동기와 그의 영화관을 소개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설득시키기보다 오히려 수많은 종류의 다른 존재들을 발견하려 한다는 생각이 그의 성공 열쇠라고 <르몽드>는 전했다.

뿐만 아니라,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홍 감독의 어린시절을 비롯,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의 가족사를 소개했다. 이후 음악을 전공했던 고교시절과 연극학과에 다녔던 대학시설 그리고 미국에서 실험영화를 공부하던 때, 파리에서 1년 간 살았던 경험 등을 보도했다.

한편 <르몽드>는 또 칸영화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0일, <실미도>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강우석 감독과의 인터뷰를 '강우석에 보내는 세 가지 질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도했다.

이같이 <르몽드>가 한국영화에 대대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최초로 두 편의 한국영화가 올라 한국 영화의 위상이 오른 이유도 있지만, 한국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에 대한 프랑스 영화계의 부러움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르몽드>는 강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이전 영화들처럼 실미도에서도 소외된 사람 중에 영웅을 묘사한 이유 ▲여성작가 김희재를 선택했는데 이 영화의 메시지는 무엇인지 ▲남한 군대의 폭력성이 과장된 건 아닌지 등을 물었다.

이에 강 감독은 이 영화가 "사회적 충격을 줄 수 있고 그로 인해 관객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려 한다"며 "사회의 감춰진 부분을 알게 하는 건 결국 소외 받는 계층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현대사회에서 영화는 "기억의 빗장을 뛰어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영화 <실미도>의 메시지에 대해 "그것은 비용의 문제도 아니고 뛰어난 교관이 없어서도 아니다. 단지 체제의 문제일 뿐이다"는 강 감독의 말을 인용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