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 한일극장 건물 앞에서 개혁국민정당 대구시준비위원회의 30여명의 당원들이 반전평화시위를 가졌다.
대구 한일극장 건물 앞에서 개혁국민정당 대구시준비위원회의 30여명의 당원들이 반전평화시위를 가졌다. ⓒ 한상훈

세계반전평화의 날이었던 15일, 특별한 계획이 없는 듯이 보였던 대구에도 반전평화시위가 벌어졌다. 15일 오후 3시 개혁국민정당 대구시준비위원회의 한일극장 앞 시위를 시작으로 오후 4시부터는 사회당, 통일연대 그리고 민노당이 각각 반전평화를 외치며 집회를 가졌다.

이라크 전쟁찬반여부를 묻는 스티커 여론조사, 여론조사판 위에 걸려진 장난감 총이 눈에 띈다.
이라크 전쟁찬반여부를 묻는 스티커 여론조사, 여론조사판 위에 걸려진 장난감 총이 눈에 띈다. ⓒ 한상훈

오후 3시 가장 먼저 반전평화시위를 시작한 개혁국민정당 대구시준비위원회는 한글 뿐만 아니라 영문으로 표기된 피켓을 이용한 피켓시위와 이라크전쟁 찬반여부를 묻는 스티커 설문조사, 반전평화를 소재한 마임, 무기 장난감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방식의 색다른 문화시위를 펼쳐 보여 행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화시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박종하씨
문화시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박종하씨 ⓒ 한상훈

반전평화를 위한 문화시위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개혁국민정당 대구준비위원회 정책위원 박종하씨는 “반전평화시위는 특정단체에서 주도하는 방식보다는 평화를 사랑하는 개개인들의 의지가 발현되어 느슨한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고, 때문에 일반대중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궁극적으로는 반전평화라는 모토에 공감하여 함께 집회에 어울렸으면 하는 생각에서 문화를 중심에 둔 시위를 계획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개혁국민정당의 시위는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준비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반전평화마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반전평화마임’ ⓒ 한상훈

이날 있었던 행사들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반전을 소재로 한 마임이었다. 개혁국민정당의 일반 당원이기도한 마임리스트 이정훈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긴 했지만 중심가라 주위가 워낙 소란스러웠고, 급하게 준비를 하다보니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온다면 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마임공연을 하고 있는 이정훈씨
마임공연을 하고 있는 이정훈씨 ⓒ 한상훈

10여개의 스티커를 제외한 나머지 수백 개의 스티커들은 모두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다는 쪽에 붙어있었다.
10여개의 스티커를 제외한 나머지 수백 개의 스티커들은 모두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다는 쪽에 붙어있었다. ⓒ 한상훈

3시부터 진행된 이라크 전쟁찬반 스티커 여론조사는 대구시민들의 압도적인 이라크 전쟁반대의지가 드러났다. 여론조사 판넬에 붙은 수백 개의 스티커 중에서 전쟁찬성 쪽에 붙어있는 스티커는 고작 10여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그 10여개도 장난을 치려는 기색이 역력한 중, 고생들이 붙여놓은 것이라고 하니 먼나라 이라크에서의 전쟁을 적극 반대하는 대구시민들의 여론은 압도적인 것이다.

개혁국민정당 당원들이 각종 평화구호를 외치며 동신로를 행진하고 있다.
개혁국민정당 당원들이 각종 평화구호를 외치며 동신로를 행진하고 있다. ⓒ 한상훈

시위가 무르익은 오후 5시경 준비했던 퍼포먼스가 끝나자 30여명의 개혁국민정당 당원들은 피켓과 플랭카드를 들고 반전평화의 구호를 외치며 동신로를 행진하면서 시위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석유를 장악하기 위한 부시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한다", "한국 정부는 이라크전쟁과 관련해 미국에 대한 어떤 협력과 지원도 거부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북한의 핵개발 포기와 미국의 북한 고립정책 철회, 남북한.미국이 참여하는 평화협정 체결 등을 요구했다.

누가 더 이상의 전쟁을 원하겠는가?
누가 더 이상의 전쟁을 원하겠는가? ⓒ 한상훈

한편, 반전평화시위가 한군데에 집결되지 못하고, 장소나 시간, 그리고 주관단체가 난립하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의아해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개혁당의 반전평화시위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나 자신도 작은 시민단체에 몸담고 있지만, 보다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해야할 반전평화시위가 왜 어울리지 못한 채 따로 열리는지 모르겠다. 진보적인 집단임을 천명하면서도 이렇게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데 어떻게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겠냐”며 강한 아쉬움을 표명했다.

이날 시위 참가자는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아주 다양했다.
이날 시위 참가자는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아주 다양했다. ⓒ 한상훈

이에 대해 개혁국민정당 대구시준비위원회 박형룡 위원장은 “반전평화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공감하는 사안인 만큼 보다 많은 단체들이 한군데에 힘을 모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하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반전평화시위가 분산되어 열린 것에 아쉬운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마음만은 함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전평화시위가 단발적으로 그치지 않고, 미국의 이라크, 북한에 대한 전쟁위협이 계속되는 한 꾸준하게 전개되었으면 좋겠다. 만약 꾸준하게 반전평화시위가 계속된다면 특정정당이나 단체를 초월한 대책위가 꾸려지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라며 앞으로 반전평화시위가 계속된다면 오늘 난립했었던 단체들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이들도 반전평화를 원한다.
어린이들도 반전평화를 원한다. ⓒ 한상훈

세계반전평화의 날이었던 2월 15일. 비록 대규모의 반전집회가 열리지는 못했지만, 지난 대선 지역구도의 극에 달한 투표결과를 보여준 대구시에서도 많은 이들이 반전평화에 대한 의지, 특히 어떤 지역적인 유대도 없는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하루였다.

반전평화를 위한 행진에 일반시민들까지 동참하고 있는 모습.
반전평화를 위한 행진에 일반시민들까지 동참하고 있는 모습. ⓒ 한상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