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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여러 가지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에 나왔던 경제지표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공급관리협회(ISM)지수가 10월 48.5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경기 수축을 의미하는 50 이하로 떨어졌다. 또한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소비도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월 개인소득이 전월에 비해서 0.4% 늘어났으나, 소비는 오히려 0.4% 줄어들었고 저축률은 4.2%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 등 자산 가격 하락과 고용 불안으로 이제 미국 가계들이 신중하게 소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경기 위축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리)가 이번 주 수요일에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미 연준리가 연방기금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확률을 거의 100%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우선 부정적 견해부터 보자.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은 미국 경제가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건실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줄곧 주장했었다. 그러나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그만큼 실물경제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정책 당국이 인정하는 셈이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이렇게 받아들인다면 주가는 떨어질 것이다.

또한 금리 인하가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좋아진다. 실제로 과거 통계로 분석해보면 정책금리가 1% 포인트 하락했을 때 그 효과는 2분기 후부터 나타나고 2년 후에는 GDP 성장률을 0.5% 포인트 상승시킨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경제가 과소비, 과잉투자 상태에 있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소비나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금리 인하가 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견해다. 정책 당국이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 공급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금리 인하가 곧바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늘어난 유동성 때문에 주식 수요가 증대되면서 주가가 오를 수 있다.

한편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다른 선진국들이 금리를 뒤따라 인하하거나 통화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가 떨어지면 미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다른 나라 통화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유로 강세는 유로지역의 물가 안정을 초래하고 유로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내려 내수를 부양할 기회를 줄 것이다. 또한 엔 강세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여줄 것이기 때문에 일본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보다 더 확장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년간 일본 경제에 나타났던 디플레이션이 독일과 미국 등 다른 선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는 디플레이션을 막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금리 인하가 유동성 증가와 함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당국의 의지로 받아들여지면서 최근의 주가 상승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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