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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배려는 물론 반대말이 아니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대학에서 이 말은 이미 반대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대학생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한 행동이 남에게 얼마나 많은 피해가 되는지도 모르는 외우는 머리만 발달한 기형적 인간들이 대학을 채워가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제가 실제로 하루동안 겪은 일들입니다. 하루동안의 일들을 통해 저는 지금 대학생들의 현실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여기 제시한 사례는 물론 대학생 모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수가 소수에 그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 행동으로 인한 피해는 모두의 것이 됩니다.)

지난 6월 말의 어느 날 아참 저는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 강의실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이내 기분이 상했습니다. 자리에 앉기까지 그 짫은 시간동안 저는 정말 많은 컨닝페이퍼를 보았습니다.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 열심히 만들고 있더군요. 애써 마음을 잡고 책을 펴려는데 들려오는 소리가 또 한 번 시험을 보기 싫게 했습니다.

열심히 컨닝페이퍼를 만들던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컨닝 안 하는 게 바보 아니야? 컨닝해서 장학금 받는 게 안 하고 학사경고 맞는 것보다 낫지."

정말 화가 나더군요. 하지만 뭐 항상 겪는 일이라 그냥 시험을 보고 나왔습니다. 시험 중에도 서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이들의 방해를 받았지만 그래도 시작 전보다는 조용해서 좋더군요.

시험을 보고 약속 시간이 남아서 기말보고서를 완성하기 위해 근처 PC방에 갔습니다. 하지만 1시간 동안 저는 거의 작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시로 정말 크게 들려오는 각종 욕들과 자신의 방인 줄 착각한 사람의 튼 정말 듣기 싫은 음악소리, 그리고 연방 뿜어대는 담배연기, 정말 보통 인내심 가지고는 버틸 수가 없더군요. 겨우겨우 대충 마치고 모자란 자료도 찾고 프린트도 하기 위해 도서관에 갔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계속 참을 인자를 되내어야 했습니다. 도서검색을 하기 위해 30분을 기다려야 했고 (뒤에 사람이 기다려도 계속 검색과는 관련없는 인터넷 서핑을 하더군요. 검색하는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안내가 붙어있었는데 안보였나 봅니다.) 찾은 책이 너무 낙서가 많아 제대로 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는 길에 책을 사기로 하고 출력을 하기 이해 출력전용 컴퓨터로 갔는데 거기서도 30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자신의 레포트만 소중한지 계속 편집에 열중하고 있더군요. 전에 몇 번 말해봤지만 이제는 지쳐서 그냥 다른 책을 보면서 기다렸습니다. 미안하다는 기색도 없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는 필요한 책을 사기 위해 구내서점에 갔습니다. 하지만 거기서도 찌푸려진 얼굴을 펼 수는 없었습니다. 버젓이 통로에 자리를 잡고 않은 사람들, 정말 지치더군요. 누가 비켜주기라도 하면 저도 모르게 인사를 하게 되더군요, 비정상이 정상이 된 거지요.

시험에 컨닝을 하지 않는 것과 . PC방에서 큰 소리로 욕을 하지 않고 음악을 적당한 크기로 듣는 것, 검색이나 출력전용 컴퓨터는 항상 그 목적에 우선하게 쓰일 수 있게 하는 것, 서점에서 다른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게 책을 보는 것,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토익 공부 등 돈을 버는 데 필요한 지식들만을 받아들이고 모든 가치가 자신의 안위에 멈춰서 있는 기형적 인간들의 공간 바로 한국의 대학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기회가 없었는지 아니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금도 대학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을 것입니다. 비정상이 정상의 위치에 있는 한 미이 그 곳은 정상적이 곳이 아닙니다. 제발 상식적인 것이 상식적인 것으로 통용되는 곳에서 내년 대학생이 될 제 동생이 4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한겨레신문사에도 같은 내용을 보냈습니다. 그 곳에서 채택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많고,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듣고 싶어서 이 곳에도 올립니다. 신문에 실릴 경우 글을 삭제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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