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공영방송 장악과 관련 이우용 전 MBC라디오본부장이 지난 2017년 10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며, 질문하는 기자들을 뿌리치며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권우성
이우용 방문진 이사는 춘천 MBC 사장 출신으로 '자유민주시민연대(자시연)'의 조직국에서 언론미디어 분야를 담당했다. '자유우파 세력을 강력히 지지하기 위해'라는 목적을 내걸고 2019년 결성된 단체다.
이 단체는 공정언론국민연대 가맹단체는 아니지만 공언련과 함께 활동해 왔다. 지난해 11월, 자유민주시민연대와 공언련은 이동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반대 성명을 공동으로 냈다. 지난 5월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우남 기억 범국민운동본부'에 함께 가입하기도 했다.
이 단체 활동과 관련해 이우용 이사는 공동취재팀에 "저는 발기인 등록하고 한두 달 만에 그만뒀다. 이상한 주장을 하는 것 같아서 나왔다"고 답했다.
이 이사는 방문진 이사 지원 동기에서 "MBC는 노영방송 또는 특정 정당의 대변인이라는 평을 들은 지 오래"라 "공정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진 유능한 경영진을 발굴하는 것"이라며 MBC 사장 교체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우용 이사는 지난 2011년 2월 MBC 라디오본부장으로 임명되고,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를 진행하던 방송인 김미화씨의 교체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뉴스브리핑을 맡던 김종배 평론가도 퇴출당했고 주요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던 배우 김여진씨는 출연이 무산됐으며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도 사라졌다.
그는 지난 2011년 6월 윤길용 이사와 함께 MBC PD협회에서 제명됐다. MBC PD협회는 당시 성명에서 "이우용 본부장이 살생부 놀이를 즐기고 있는 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김미화씨에 이어 본부장의 정치적 취향과 맞지 않는 사람은 이유를 불문하고 '신뢰성 없는 인물'로 낙인찍어 방송에서 퇴출시키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우용 이사는 이후 2014년 춘천MBC 사장, 2016년부터 MBC C&I 고문을 역임했다. 2024년 3월부터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윤길용 이사와 이우용 이사는 지난 2017년 국정원 'MBC 장악 문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우용 이사는 공동취재단 관련 질의에 "국정원 문건 내용이 무엇인지 들은 바도 없다"며 "검찰 조사로 종결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윤길용 이사는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이인철·허협 KBS 이사도 바른언론시민행동 등 보수단체 활동
변호사인 이인철 KBS 이사는 공언련 전신인 국민언론감시연대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바른언론시민행동 법률지원단, 자유미디어국민행동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이인철 이사는 새미래포럼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실 등이 주최한 '1공영 다민영, 방송체제 정상화', 새미래포럼과 자유언론국민연합 등이 주최한 '공영방송 정상화: 좌표와 전략' 등 각종 국회 세미나에 수차례 토론자, 패널로 참석해 공영방송 민영화 등을 주장했다.
허엽 KBS 이사도 이인철 이사와 함께 바른언론시민행동 소속으로 이 단체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바른언론시민행동은 자체 모니터단인 '진실수호실천단'을 위촉해 '가짜뉴스'를 선별하고 있다. '트루스가디언'이라는 친여 매체의 편집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공영방송 이사들이 이같은 인물로 채워지면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KBS본부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공영방송 이사 지원자 일부가 이진숙 위원장 기피신청을 낸 것을 이 위원장 스스로 각하하고 의결을 강행한 점을 지적하면서 "명백한 방통위법 위반, 이 자체만으로 이번 방문진 이사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이진숙을 앞세워 MBC 장악의 정점을 찍겠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한 비이성적 뇌 구조"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도 1일 성명을 내고 새로 뽑힌 KBS 이사들을 "부적격 인물"로 규정했다. KBS본부는"(KBS 이사회를) 박민 사장이 KBS를 파괴하는 데 협조하는 거수기 정도로 생각한 것 아니냐"면서 "차라리 KBS 이사회를 해체하라, 윤석열 정권은 이번 이사 선임을 통해서도 KBS를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보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KBS 이사선임안을 재가했다. 차기 방문진 이사 임기는 오는 13일부터다.
언론장악 공동취재팀은 향후 KBS 시청자위원 명단이 확정되고 EBS 이사 선임 절차도 마무리되면, 이들의 행적도 분석해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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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 공동취재단: 신상호(오마이뉴스) 박종화 박상희 연다혜(이상 뉴스타파) 박재령(미디어오늘) 문상현(시사IN) 기자 박강수(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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