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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소위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 관련해 "당무 개입이자 전당대회 개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개입의 주체에 대해서는 명확히 지목하지 않았다. 비록 생략됐지만, 사안의 성격상 김건희 여사 또는 용산 대통령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논란이 불거진 이후 야당 등에서 "김건희 여사의 전당대회 개입"(5일 천하람)이라는 주장이 나온 적은 있지만, 한 후보 입에서 이런 발언이 나온 건 처음이다.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당권주자 릴레이 타운홀미팅(주최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에서 사회자가 "김건희 여사님 문자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갑론을박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이건 내 이야기니까, 갑론을박이 아니니까 내가 설명하겠다"면서 "일각에서는 내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막아서 선거를 졌다고 그러는데, 정치 아무리 막 해도 그건 너무 우스운 이야기"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나를 막기 위해 이런 사적인 문자를 공개적으로 전당대회의 장에 올린다? 전국민이 정말로 걱정하실 것 같다"라며 "이건 일종의 당무 개입이자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당대표 경쟁 후보를 겨냥해 "그때 원희룡 후보나 나경원 후보는 (김건희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한 마디라도 했나? 안 하셨지 않나"라며 "그런데 지금 와서 내가 사과를 못 끌어냈다는 게 무슨 말인가? 나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사퇴 요구까지 받았는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상대 후보들의 자신에 대한 공격이 "기억 조작에 가까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기억 안 나시나? (김건희 여사가 문자를 보낸) 1월에는 우리(국민의힘) 날아다녔다? 그것 때문에 졌다는 구조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타운홀미팅 직전부터 '전당대회 개입' 발언 시작

한 후보는 당 공식 행사인 타운홀미팅 직전부터 '전당대회 개입'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오후 SBS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직접 출연해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를 일부러 만들어내고 하는 건 비정상적인 전당대회 개입이나 당무 개입으로 많은 분들이 생각하실 수 있는 위험한 일"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 제기하시는 분들이 자제하셔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한 후보의 대응이 공세적으로 전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전까지 한 후보는 "공개된 문자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준의 수세적인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김건희 여사 전당대회 개입론'은 국민의힘 밖인 야권에서 먼저 제기됐다. 5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방송에서 "이걸 공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김건희 여사 아니면 한동훈 전 위원장일 텐데 김 여사 쪽에서 했다고 생각한다. 이건 김 여사의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말했다. 6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과연 영부인께서는 왜 이런 문자가 지금 공개되게 하셨을까"라며 "무수한 문자가 오갔다는 설 등은 인사, 공천, 당무, 전당대회 개입으로 이어진다"라고 적었다.

이런 외부의 지적을 한 후보가 받아 주어만 뺀 채 사용하면서 인정하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한편, 타운홀미팅에 나선 경쟁 후보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한 후보를 공격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의 정치적 판단 미숙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희룡 후보는 "(당시 김 여사로부터) 받은 문자를 갖고 반대하는 주변을 설득해 상황을 얼마든지 반전시켜 끌고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 "가장 큰 문제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이니 전화통화를 해서 의견을 듣고 사과를 하게끔 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김건희여사문자무시#김건희여사문자읽씹#타운홀미팅#한동훈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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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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