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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와 삼청교육피해자 유족회,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 등 28개 단체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본사 앞에서 'SK그룹, 노태우 비자금 조성 과정 실체 규명 촉구 및 입장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노태우 비자금으로 성장한 SK,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와 삼청교육피해자 유족회,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 등 28개 단체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 본사 앞에서 'SK그룹, 노태우 비자금 조성 과정 실체 규명 촉구 및 입장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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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태원-노소영 부부 이혼소송서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불법 비자금 약 300억 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법원이 판단하자 국가폭력피해자와 유족, 시민단체들이 "노태우·전두환 비자금 조성과정 실체를 규명하고, SK는 비자금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국가폭력피해자와 유족, 인권·노동·과거사 등 27개 시민단체와 국가폭력범국민연대는 12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이 신군부에 의해 총살·의문사되고, 군대나 삼청교육대에 집단 수용돼 인권을 유린당할 때 조성됐던 노태우 비자금이 사돈인 선경그룹(SK 전신)에 유입됐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노태우 비자금' 실체 규명을 통해 경제 민주화의 초석인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길 촉구한다"며 "신군부 정권 비리 자금으로 성장한 SK그룹이 5.18 희생자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1조 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장관 측은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이 최종현 선경 선대회장 등에게 300억원대 비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하며 대가로 갖고 있던 약속어음과 메모 등을 제출했는데 2심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노 전 대통령 비자금과 영향력이 SK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최종현 회장이 1991~1992년 노 전 대통령에게 건낸 어음금액 50억 원의 약속어음 6장(총액 300억 원)은 노 전 대통령 측이 1991년경 최 전 회장에게 상당한 규모의 금전적 지원을 한 다음 그 증빙의 의미로 받은 것이고,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최 전 회장에게 유입된 자금은 최 전 회장이 갖고 있던 개인 자금과 섞여 직접 사용하고 처분 권한을 행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유족의 울분 "자기들 주머니 채우려 국민을 빨갱이·깡패로"
 
오수미 삼청교육피해자 유족회 공동대표가 부친이 당했던 이야기를 전하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 "노태우 비자금으로 성장한 SK,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 오수미 삼청교육피해자 유족회 공동대표가 부친이 당했던 이야기를 전하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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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SK 본사 앞에 선 국가폭력피해자와 유족들은 울분을 토해내며 비자금 진상규명과 그룹 차원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오수미 삼청교육피해자·유족회 공동대표는 "평범하게 딸을 좋아했던, 국가를 상대로 투쟁(은커녕) 민주화 운동을 할 줄 모르던 아버지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을 3년 전 알게 됐다"며 "저들(신군부)은 각자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국민을 깡패'와 빨갱이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오 대표는 "이 나라는 부모 없는 고아로 평생을 살았던 저뿐만 아니라 우리의 오빠, 아빠, 엄마, 형제를 흉악범으로 만들어놓고 단 한번의 사과도 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등한시했다"며 "(그 결과) 흉악범을 다룬 기사에는 '삼청교육대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댓글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유족회를 만들며 밤마다 쫓기는 꿈에 시달리는 피해자들과 트라우마에 고통받고 있는 가족 등 말로 다할 수 없는 많은 사연을 들었다"며 "SK든 (아니면) 당시 정경유착으로 재산을 불렸던 사람들이든 피해자들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종주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도 "법적 절차도 무시하고 우리를 강제로 군대에 끌고 갔던 쿠데타 세력들은 부정한 돈을 끌어모아 재벌과 결탁한 뒤 그 돈을 지금까지 불려왔다"며 "재판을 통해 그 실체가 조금 드러난 것을 계기로 (22대) 국회에서 부정재산환수특별위원회가 만들어져 비자금을 꼭 환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희·전두환 군사정부는 학생운동에 참여한 대학생을 군대로 강제징집한 뒤 '붉은 의식'을 푸르게 한다며 정훈교육인 녹화사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고문을 받거나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았다.

기자회견에는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를 비롯해 한국전쟁 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삼청교육대전국피해자연합회, 여순항쟁서울유족회,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27개 단체가 함께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씨 사이의 이혼 소송에서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이 드러나고 사돈회사인 선경그룹(현 SK)에 전달되었음이 밝혀졌다"며 "부도덕한 신군부의 비리 자금이 조성되고 SK그룹이 성장하는 동안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총살되거나 의문사하고, 군대나 삼청교육대 등에 집단 수용되는 등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이들은 "신군부 비리 자금으로 성장한 SK그룹의 진심어린 사과와 조성과정에 대한 입장 발표, 신군부의 비자금 조성 과정 실체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제도적 조사, 노태우 비자금 실체규명을 통해 정경유착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제도 마련"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씨 사이의 이혼 소송에서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이 드러나고 사돈회사인 선경그룹(현 SK)에 전달되었음이 밝혀졌다"며 "부도덕한 신군부의 비리 자금이 조성되고 SK그룹이 성장하는 동안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총살되거나 의문사하고, 군대나 삼청교육대 등에 집단 수용되는 등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이들은 "신군부 비리 자금으로 성장한 SK그룹의 진심어린 사과와 조성과정에 대한 입장 발표, 신군부의 비자금 조성 과정 실체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제도적 조사, 노태우 비자금 실체규명을 통해 정경유착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제도 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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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SK비자금, #국가폭력피해자, #최태원노소영이혼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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