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위기 탈출을 위한 '북풍(北風)' 조장

정부가 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정지 안건을 상정해 심의·의결하기 직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이 내놓은 평가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문제해결보다 한반도 긴장을 높여서 정권이 처한 위기를 모면하려는 대책"이라고 혹평했고,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채해병 특검법을 포함한 14회의 거부권 남용,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등으로 얼어붙은 민심을 유도된 북풍으로 돌파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북한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윤 정부 대응 정말 졸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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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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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물풍선 살포 등 북한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정말 유치하고 졸렬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는 "강대강 대결로 한반도서 긴장을 높이는 게 문제해결의 방법이 될 수도 없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도움이 될 리가 만무하다"라며 "휴전선 인근에서 고사포 탄이 날아다니던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말이냐. 긴장이 격화되고 무력충돌이 벌어지면 그 후과는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특히 "지난 2년 안보는 안 보인다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한 대북정책으로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며 "얼차려 받다 숨진 훈련병의 영결식이 열리는 날, (여당 의원 연찬회에서) 맥주파티를 벌이며 어퍼컷 날리던 윤 대통령이 진짜 안보에 관심이 있는지 국민들은 냉정히 묻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은 긴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긴장을 완화할 남북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를 지킬 유연한 외교가 중요한 시점이란 것을 상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안태준 원내부대표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비판하면서도 정부의 대책은 뭐냐고 따졌다. 강경 대결 기조만으론 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없지 않냐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남북 대립 속에 긴장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인데 대책은 도대체 무엇이냐"며 "실익도 없는 대북전단 살포,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면 된다. 실익 없는 남북의 긴장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경제, 사회 전반에 미치는 피해는 수치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다"고 지적했다.

안 부대표는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이를 빌미로 남북관계에 기름을 들이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20% 초반까지 떨어지니깐 정국을 헤쳐나갈 방법으로 안보불안을 자극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냐"라며 "평화가 우선이다. 북한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하나하나에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달려 있다. 보다 신중하고 보다 실리적인 정책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운하 "국민 생명과 지지율 놓고 벌이는 위험천만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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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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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4일) 의원총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아랑곳 않는 음주습관을 고치지 못한 대통령이, 이틀 전 중단된 (북한의) 오물풍선에는 9.19 군사합의 무효화라는 초강수를 둔다"고 꼬집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한 지난달 30일 저녁, 윤 대통령이 NSC 소집은커녕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술을 겸한 만찬을 한 것을 겨냥한 것.

그는 정부의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정지 방침에 "채해병 특검법을 포함한 14회의 거부권 남용,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등으로 얼어붙은 민심을 유도된 북풍으로 돌파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국민의 생명과 지지율을 놓고 벌이는 위험천만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문가들 또한 민간 차원의 대북전단 살포를, 정부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무리한 대응이 국민 안전에 도움이 되는지 고개를 젓고 있다"라며 "대화는 거부하고, 애써 세워놓은 평화는 무너뜨리며 윤 정부가 얻고자 하는 것이 고작 지지율 반등이라면, 이것은 국민에 대한 반역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혁신당 외교전략특별위원장인 김준형 의원도 "북한의 이런 행동(오물풍선 살포)은 몰상식하고 저급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행태도 문제가 크다. 오물풍선은 윤석열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허용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북한에는 '감내할 수 없는 조치'를 하겠다며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남북한의 평화로 가기 위해 상호비방을 금하고 상대 체제를 일단 인정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평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전단·풍선 살포는 남북이 모두 중단해야 하는 행동들"이라며 "법률적으로 정전상태에서 이런 심리전은 곧 전쟁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