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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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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선 문제의 보고서 하나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아래 조세연)의 재정포럼 5월호에 게재된 '생산가능 인구 비중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 보고서로, 저출생 정책을 소개한 대목이 사회적 논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남녀 간 교제를 지원하는 정책을 언급하면서 "예컨대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령에 있어 여성들은 1년 조기 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기막힌 대책 대신 거국적 대책 필요"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대목을 언급하면서 "연구를 했다고 하니 할 말은 없다만 진정한 (저출생) 대책인지 참 기가 막히다"라면서 "이러지 말고 근본적이고 거국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 또한 "탁상 행정이 판치니 탁상 연구도 판친다"면서 "(여성 1년 조기 입학을 하면) 남녀 교제성공률이 높아질 거란 합리적 근거는 당연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은 실험용 쥐가 아니고, 행정은 아니면 말고식으로 해선 안 된다"면서 "윤석열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의 맹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미친 거 아니냐"며 더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은 "내 아이가 똑똑해 1년 일찍 보내자는 게 아니라, 커서 아이 많이 나으라고 조기 입학을 시키라는 건가"라면서 "하다하다 엄마들 마음마저 불을 지르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하는 기관들이 정말 가관이다"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제시했던 '저출생 대응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설치'를 다시 제안했다. 그는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결혼, 출산, 보육, 취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이 지난 기자간담회 당시 언급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에 "환영"의 뜻을 재차 표했다. 

'저출생부' 신설에 '입법부 역할' 강조... "저출생 여야정협의체 추진해 달라"

그는 "정부조직법 논의부터 어느 때보다 입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신속히 안을 확정해 제시해 주고, 근본적 대책 수립 집행을 위한 여야정 기구를 신속하게 수립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보고서는 저출생 정책 중 하나로 '교제성공 지원 정책'을 제시하며 '교제 성공'을 위해 "만남을 주선한다든지, 사교성을 개선해준다든지, 자기 개발을 지원해 이성에 대한 매력을 제고해 준다든지 하는 정책"들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다만 "결혼을 전제한 만남과 전제하지 않은 만남을 사전적으로 구별하기는 상당히 어렵기에 정책을 입안하고 관리함에 있어선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생산 가능 인구 비중 감소' 정책으로 노령층의 해외 이민을 언급한 대목도 논란이다. 해당 보고서는 "노령층이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고 기후가 온화한 국가로 이주해 은퇴 이민 차원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생산 가능 인구 비중을 양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썼다.  

조세연은 논란이 격화되자 지난 2일 해명 자료를 내고 "재정포럼의 원고 내용은 기본적으로 필자 개인 의견으로 조세연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본고의 요지는 생산가능 인구 감소에 대응할 개연성이 있는 모든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중 옥석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태그:#더불어민주당, #저출생, #윤석열, #이재명, #서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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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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