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THE 선정 서울대학교와 싱가포르대학교의 순위. 서울대가 싱가포르대학을 앞선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이봉렬
사실 THE가 대학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로 서울대가 NUS를 앞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지난 14번의 조사 결과 서울대는 최고 44위, 최저 124위를 기록했습니다. NUS는 최고 19위, 최저 40위였습니다. NUS의 최저 순위조차도 서울대의 최고 순위보다 높습니다. 서울대가 NUS에 밀리는 결과는 초유의 사태가 아니라 지난 14년간 늘 있었던 일인 겁니다. 참고로 다른 대학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순위는 서울대가 41위, NUS가 7위입니다.
THE의 순위 50위 안에 한국 대학은 하나도 없지만 싱가포르 대학은 NUS 외에 난양공대(NTU)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50위 안에 두 개의 대학이 있는 경우는 미국, 영국, 중국, 캐나다, 독일, 스위스, 그리고 싱가포르로 7개 나라밖에 없습니다. 싱가포르 대학은 어떻게 이런 좋은 평가를 받는 걸까요? 한국경제의 주장대로 싱가포르의 등록금이 "한국 등록금의 4~5배 수준"이라서 그런 걸까요?
부산시 면적보다 더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에는 모두 6개의 국립대학이 있습니다. NUS(싱가포르 국립대학교), NTU(난양공대), SMU(싱가포르 경영대학), SUTD(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학), SUSS(싱가포르 사회과학대학교), SIT(싱가포르 기술대학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별로 주력으로 하는 분야가 조금씩 다릅니다. NUS와 NTU를 가장 선호하기는 하지만 경영학은 SMU, 디자인 관련은 SUTD로 가려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사립대학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사립대학은 대부분 해외 대학과 제휴해서 해당 대학의 학위를 받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최초의 사립대학인 MDIS의 호텔관광학부는 영국 선덜랜드대학과 제휴가 되어 있어서 학위는 선덜랜드대학 이름으로 발급이 됩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경우는 대부 유니버시티라는 이름을 쓰지만, 사립대학들은 모두 아카데미 혹은 에듀케이션 등의 단어를 쓰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사립대학은 입학 문턱이 낮고 수학 기간도 짧습니다. 전반적으로 국립대학에 비해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사립대학 졸업자와 국립대학 졸업자의 첫 직장 월급 차이가 24% 정도 차이가 난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온 유학생들이 주로 싱가포르의 사립학교를 선택합니다. 성적이 우수한 싱가포르 학생은 6개의 국립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