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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회한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시정연설 내용에 대한 국민의힘 측의 문제 제기로 장시간 정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정회 중 자리에 앉아있는 조희연 교육감
▲ 서울시의회, 교육감 시정연설 두고 마찰…장시간 정회 12일 개회한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시정연설 내용에 대한 국민의힘 측의 문제 제기로 장시간 정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정회 중 자리에 앉아있는 조희연 교육감
ⓒ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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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생태전환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아래 생태전환교육조례)를 폐지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을 담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시정연설을 사실상 가로막고 나서자 서울시교육청이 강력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교육계에서는 "교육감 입 틀어막기", "시정연설 사전검열"이란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오세훈 시정연설 뒤 갑작스런 정회, 이유는 조희연 입 막기?

12일 오후 2시 40분쯤,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연설이 끝나자 서울시의회 본 회의를 주재하던 김현기 의장은 갑자기 정회를 선포했다. "양당 교섭단체 대표들 요청이 있어서"라는 게 공개적인 정회 이유였다.

당초 조 교육감의 시정연설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의장의 선포로 인해 오후 6시 현재까지 3시간 20분이 넘도록 정회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공식의사 일정으로 정해진 교육감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조 교육감의 시정연설 내용 중 '생태전환교육조례 폐지 반대'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구해왔다"면서 "언론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육감 시정연설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내용을 미리 빼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시교육감의 시정연설문을 사전에 문제 삼아 정회를 하는 등 사실상 시정연설을 무산시키려고 시도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발끈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기자들에게 조 교육감의 시정연설문을 미리 공개했다. 조 교육감은 이 시정연설을 통해 "생태전환교육조례는 생태전환교육을 학교 현장에 안착시키는 최소한의 장치"라면서 "이런 조례 폐지안이 통과된다면 기후 위기시대 인류의 절박한 과제를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회 시간이 길어지며 이날 시정연설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오마이뉴스>에 "서울시의회 의장이 교육감 연설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교육감에게 시정연설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시대역행적인 사전 검열"이라면서 "초등학생들도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데, 서울시의회가 교육감 입을 막으려는 것은 기가 막힌 일"이라고 짚었다.

이승미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오마이뉴스>에 "교육감의 시정연설문을 검열해서 내용 수정을 요구할 것이면 오세훈 시장의 연설문도 검열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의회가 교육감의 연설문을 검열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생태전환교육조례 관련으로 본회의 정회가 됐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상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설명을 내놓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힘 "추경안과 무관한 내용 문제", 참학 "초등생도 다른 사람 얘기 들어"

시의회 국민의힘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시정연설이 추가경정예산안을 설명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조 교육감의 원고에는 생태전환교육조례 폐지안 등 예산안과 무관한 내용이 전체 12쪽 중 8쪽을 차지했다"고 문제제기 이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최유희 의원은 지난 5월 30일, 53명의 국민의힘 시의원 동의를 받아 생태전환교육조례 폐지조례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폐지조례안 제안요지에서 최 시의원은 "본 조례가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설치 기금이 목적과 달리 '농촌유학' 단일사업에만 사용되고 있어 기금운용 적절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태그:#조희연 입 틀어막기, #서울시의회 사전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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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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