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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안양문학' 제34집과 동인지 '화요문학' 제33집, '안양수필' 제18집, '글길문학' 제50집, '문향' 제25집
▲ 2023년 안양에서 발간된 문예지와 동인지 문예지 '안양문학' 제34집과 동인지 '화요문학' 제33집, '안양수필' 제18집, '글길문학' 제50집, '문향' 제25집
ⓒ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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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 직전에 1권의 문예지와 4권의 동인지를 받았다. 모두 경기 안양시에서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지원해 발간된 책들이다. 한 해의 노력들이 담겨 있어 눈에 띈다. 

고향 정취 담겨있는 <안양문학>

<안양문학>은 한국문인협회 안양지부에서 매년 발행하는 문예지이다. 이번 제34집에서는 특집으로 이숙희 시인과 허인혜 시인의 작품세계와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고 정동수 소설가와 고 이재철 시인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김혜영 작가와 김정옥 작가가 추모글과 추모시로 전하였다.

올봄 안양문협회원들은 안성에 있는 박두진, 조병화 문학관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노만옥 시인의 '금광호수 기행', 정용채의 시인의 '혜산과 편운의 대화', 김산옥 수필가의 '안양문협의 봄' 외 3편의 기행수필이 수록됐다.

회원들의 작품으로 강백진 작가의 '녹색 물결'을 비롯하여 48명의 시인들이 주옥같은 91편의 시를 발표하였다. 시조에 윤종영 작가 '은목서 하얀 기억' 외 1편, 동시에는 김귀자 작가의 '재주도 좋아', 은결실 작가의 '삐딱 새' 등 총 4편, 수필에는 김선화 작가의 '쥐도 새도 모르는 서사' 등 31편, 소설에는 김성금 작가의 '파랑새 목을 붙들고', 김혜영 작가의 'BABY IN CAR', 평론에는 이은정 작가의 '목성균의 수필을 읽고'가 수록됐다.

올 한 해 안양문협회원들은 신춘문예를 비롯한 여러 문학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2023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한 정용채 작가, 제7회 전국서귀포문학작품상 공모 소설 부문 당선한 김혜영 작가, 2023 대한민국독서문화대상 모범문학인으로 당선한 김경숙 작가, 안양예총 안양예술공로상(안양시장상)을 수상한 강영서 작가, 제5회 대림성모 핑크스토리 창작시 1등 김은진 작가, 제1회 진도문학상 수필 부문 본상 수상 김귀자 작가, 제15회 열린시학상 시조 부문 수상 신준희 작가, 안양예총 안양예술공로상(안양예총상) 김성금 작가외 16명 수상 등 회원들의 뜻깊은 수상 소식까지 전했다.

안양문협 홍미숙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안양문학이 누구나 읽고 싶은 책으로 탄생하길 소망한다"며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최대호 안양시장과 시 관계자분들께 고마움을 전했다.
  
여성 문인들의 축제 <화요문학>

<화요문학>은 올해로 45주년인 안양여성문인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동인지이다. 올해 제33집에 김대규 시인의 시 5편과 회원들의 시 32편, 수필 30편, 소설 2편이 수록되었다. 또한 이번에 공통주제를 <나에게 의미 있는 사물>로 정해서 편안하고 차분한 16편의 작품을 소개하였다.

김성금 작가는 단편소설 '그림자'를 통해 비록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사람 곁을 지킨 여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미자 작가의 '가족사가 담긴 콜라주'는 가족 앨범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한 지난 시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적었다. 

이숙희 작가는 '칼국수를 먹으며'를 통해 소박한 시어로 담담하게 작가로서의 고민과 성찰을 털어놓았다. 백영미 작가의 '노숙 영혼'은 위화 장편소설 「제7일」을 읽고 쓴 독후 감상문으로 자세한 설명과 감상이 어우러져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백종선 작가의 단편소설 '오차범위'는 만남을 차일피일 미루다 인연은 떠나보냈지만 작가로서 성공하는 여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안양여성문인회에서는 독서토론도 함께 하고 있다.      
 
2023년 가을날
▲ 안양수필 표지 사진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만안교) 2023년 가을날
ⓒ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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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사진이 표지에... <안양수필>

<안양수필>은 안양수필작가회의 수필집이다. 올해 제18집의 표지 사진 '만안교'는 내가 찍은 사진이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하며 사진 촬영을 하다 보니 실력이 늘어 중책을 맡게 되었다.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 여러 번 가서 촬영하였고 한 시민이 안양 9경에 속하는 만안교에서 왜가리를 보는 모습을 담았다. 

오랫동안 활동한 김현옥 작가 외 9분의 수필가들이 이어 온 문예지를 안양수필작가회 회원들이 이어받아 총 70편의 수필이 수록됐다. 복진수 작가는 '수리산 현자를 만나러 가는 길'을 통해 쾌적한 병목안에서 지내며 심신을 안정시키고 건강도 되찾은 노인을 만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남숙 작가의 '더하기(+)와 빼기(-)'의 내용은 이렇다. 공부방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쳐 온 작가에게 어느 날 한 어르신이 방문하여 자신도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씀하신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알려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던 이야기가 따뜻하게 담겨 있다.

전미자 작가의 '엄마의 해진 수건'은 편찮으신 엄마가 오래되어 해진, 먼저 간 딸의 수건을 차마 버리지 못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심인경 작가는 '갈대밭을 걸어가는 오후'에서 아이의 보호자가 되면서 서글서글해지고 대담한 엄마가 되는 자신을 부드러운 문장으로 적어내려갔다. 김순이 작가는 '돼지껍데기 만두'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남편을 위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양정화 작가는 '비가 오는 날엔'을 통해 장맛비에도 즐겁게 장사를 하여 지나가는 사람조차 웃게 만드는 과일가게 아저씨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소개했다. 박보순 작가는 '웃음 바이러스'를 통해 문우들과 웃음을 나누며 자신의 보이지 않는 꿈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나도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고 '일등 고래 사냥꾼'이라는 기행 수필 외 1편을 발표하였고 다른 재미있는 수필이 다수 실려 있다.

노동과 문학의 만남 <글길문학>과 문향동인회가 만든 <문향>

<글길문학>은 예전 안양근로문학회가 글길문학동인회로 이름을 달리해 42년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제50집 동인지에는 시 91편과 수필 9편, 소설 1편이 수록되었다. 장지섭 작가는 '수암천'에서 묵직한 시어를 통해 안양 병목안의 모습을 담아냈다. 김정옥 작가의 '담벼락'에는 요즘 흔히 볼 수 없는 담장과 걸쳐진 나뭇가지와 새들이 불러일으키는 감상을 전했다.

박공수 작가의 '반쪽시인'은 스스로를 보름달이 되지 못한 반달이라고 칭하며 더 정성껏 시를 쓰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백옥희 작가는 '방짜 대야'를 통해 묵묵히 견디어 온 오래된 물건을 보며 인내의 가치를 격조 있게 표현했다. 김기화 작가의 '그날의 선택'은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하고 책갈피 사이에 꽂힌 좌석표를 보며 누군가와 다른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느낌을 전하였다.

박두원 작가는 '나의 첫 부업 도전기'를 통해 대추나무를 심어 부수입을 얻으려 했지만 고생하고 소득은 없었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놓았다. 허인혜 시인의 '머리의 형식'은 생각을 머리모양으로 표현한 듯하다. 특히 긴 머리카락이 빗줄기를 닮았다는 표현이 재미있게 실려 있다. 그 외 다수의 담백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문향>은 문향동인회에서 만든 동인지로 제25집을 발간하였다. 김대규 시인의 시 3편을 비롯하여 총 33편의 시와 11편의 수필, 1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김문경 작가의 '풍경소리'는 소리가 일으키는 반향으로 바다의 파도가 흩어지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유애선 작가는 '내 귀는 머위잎'을 통해 꽃이 막 피기 시작한 어느 봄날의 시골마당의 풍경을 그렸다.

홍전선 작가는 '길냥이'를 통해 어스름한 새벽에 골목 이곳저곳을 탐색하며 재빠르게 돌아다니는 길고양이가 날이 밝으면 세상사 모두 무심해진 듯 느긋해지는 모습을 재미있게 담았다. 김산옥 작가는 '언어 깜빡이'를 통해 직설적인 말과 돌려서 하는 말에 대해 일상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실어 말로 상처 주지 않는 법과 오해 사지 않는 법을 생각하게 했다.

백영미 작가는 '봉화에서 협곡열차를 타고'를 통해 같이 여행하고 있는 듯한 생동감 있는 여행 과정을 전하였고 소천 메밀꽃 단지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왕옥현 작가는 '측은지심의 말로'를 통해 야생조류를 구조하고 경험했던 구조센터의 냉담함과 새들의 생애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소개하지 못하는 재미있는 작품들이 실려있다.      

세월의 흔적
- 강영서

주름진 뼈는 
고통으로 얼룩진 마디

푹 파인 풍우의 흔적
먼지세상을 살아온 아픔

빚어낸 화장의 비밀

돌에게서 듣는다
아픔도 쓰다듬으면 내 것이 되는가


* 강영서 시인은 2023년 안양예총 안양예술공로상(안양시장상)을 수상하였다.
 
한국문인협회 안양지부에서 매년 발행하는 안양문학 제34집이  2023년 올해 출간되었다.
▲ 안양문학 제34집 한국문인협회 안양지부에서 매년 발행하는 안양문학 제34집이 2023년 올해 출간되었다.
ⓒ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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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글은 작가의 브런치에 실릴 수 있습니다.


태그:#안양문학, #화요문학, #안양수필, #글길문학, #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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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아름답고 재미난 이야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고가며 마주치는 풍경들을 사진에 담으며 꽃화분처럼 바라보는 작가이자 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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