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보강 : 14일 오후 3시 40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금통위원) 5명에게 지급된 연봉을 포함한 보수가 연간 35억 30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인당 평균 7억 원에 달하는 보수를 두고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한은은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1인당 ▲연간 보수액 3억 5200만원 ▲업무추진비 연간 3200만원 ▲3급 혹은 4급 보좌진 최대 1억 3700만원 ▲비서 4800만원 ▲차량 기사 5500만원 ▲차량(G80전기차) 8200만원 등 총 7억 600만원을 지급했다"며 "금융통화위원 5명에게 연간 총 35억 3000만원이 보수로 지급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통화정책방향 회의 당 발언 건수를 분석한 결과 각 금통위원들은 회의당 평균 10회의 발언을 했다"며 "가장 적게 발언한 A 금통위원의 경우 회의당 평균 6회의 발언에 그쳤는데 한 발언 당 1470만 원을 지급받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 의원은 "금통위원들이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보고서도 안 내고 강연, 기고도 안 하고, 회의 때 발언도 안 하는데 이분들을 위해서 연간 (투입 금액이) 7억 원 이상이라는 게 말이 되냐"고 꼬집었다. 금통위원은 연 8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게 주 업무다. 또 보고서, 강연, 기고를 통해 통화정책방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금통위원 통화정책방향 회의 발언 횟수' 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금통위원 통화정책방향 회의 발언 횟수' 표 ⓒ 정일영

정 의원은 "올 2월 임명된 황건일 위원은 7개월간 보고서 1건을 작성했고, 올 4월 임명된 김종화, 이수형 위원은 보고서 작성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4월 임명돼 12월까지 금통위원으로 활동한 박춘섭 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도 8개월간 강연 1번의 실적이 전부였다"고 짚었다. 그는 "박 위원은 225일, 역대 최단기 금통위원을 했는데 대통령실로 가기 위한 중간 정거장으로 (금통위원을 거쳐) 간 거 같다"라고 꼬집었다.

추가로 정 의원은 "챗 GPT 4.0에 '11월 한국의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지'를 묻자 25초 만에 가계 부채와 부동산 리스크, 정책 유연성을 언급하고 후속 조치 정책 제안도 한다"며 "11월 금리 동결 권고를 내린 챗 GPT 4.0의 최종 결론이 얼마나 훌륭하냐, 금통위원들 보수 35억 대신에 1년에 3만 5000원인 챗 GPT 어떠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원과 저는 한 달에도 몇 번씩 회의를 하면서 의견을 듣는다, (정 의원이 지적한 발언 숫자는) 회의록에 적힌 숫자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이 해당 회의록 공개를 요구하자 이 총재는 "회의할 때 어떻게 매번 자료를 만드냐, 회의록은 없다"고 답했다.

금통위는 한은 총재가 의장을 겸임하며, 한은 부총재가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나머지 5명은 임명직으로, 기획재정부장관·한국은행 총재·금융위원회 위원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전국은행연합회장이 각 1명씩 추천하여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 임명직 금통위 위원은 신성환·장용성·황건일·김종화·이수형 위원이다.

집값 잡는데 '지역별 비례선발' 제안한 한은... SKY는 '부정적'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는 이 총재가 제안한 '지역별 비례선발제'가 언급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서울대 진학에 학생의 거주지가 미치는 영향이 92%에 이른다"며 상위권 대학 입학정원에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착시키고,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이 총재의 문제의식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4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4 hama@yna.co.kr ⓒ 연합뉴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전했다. 차 의원이 이날 국감장에서 "서울대는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렵다', 고려대는 '시기상조', 연세대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각 대학의 답변을 공개했다.

이에 이 총재는 "한은이 주장하는 것은 비정상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며 "전 세계 어디에도 어느 대학이 한 지역에 있는 사람만 많이 뽑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학이 한 지역에 있는 사람 말고 여러 지역에 있는 사람을 뽑는다는 생각만 가지면 이 제도는 변할 수 있다"며 "왜 우리만 성적순으로 뽑아야 하는지 인식만 바꾸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대학들의 부정적 답변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국정감사#금통위원#지역별비례선발제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