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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의혹' 2심 재판에서도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문제의 고발장을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 참석하는 김 전 의원 모습이다.
 '고발사주 의혹' 2심 재판에서도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문제의 고발장을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 참석하는 김 전 의원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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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지 않습니다."

손준성 검사장의 2심 법정에 선 김웅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반복해서 내놓은 말이다. 이는 1심 당시 증언과 대동소이하다.

1심 판결에서 손 검사장과 공범으로 묶인 김웅 전 의원은 기억의 부재 속에서도 문제의 고발장이나 관련 정보를 검찰에서 받은 것은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 이런 선택적 기억에 재판장의 핀잔이 이어지기도 했다.

12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6-1부(재판장 정재오) 심리로 진행된 '고발사주 의혹 사건' 항소심 3차 공판이 열렸다. 김웅 전 의원과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 증인신문이 연이어 진행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와 손 검사장 변호인 양쪽 모두 2020년 4월 3일과 8일 문제의 고발장을 김웅 당시 국회의원 후보에게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물었다. 김 전 의원은 "제보자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심지어는 3일과 8일 고발장을 전달한 사람이 같은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손준성 검사장으로부터 고발장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피고인(손준성)으로부터 고발장과 첨부 자료를 받았느냐"는 손 검사장 변호인의 질문에 그는 "만약 그랬다면 기억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권순정 당시 대검찰청 대변인으로부터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는 부인했다. 마찬가지로 "(권 대변인한테 받았다면) 기억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시 4월 3일 조성은씨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웅 전 의원은 "(채널A 기자) 이동재가 이제 양심선언 하면, 바로 키워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는데, 이를 둘러싼 질문이 이어졌다. 변호인이 "양심선언한다는 정보를 전달해준 사람이 있었던 것 맞죠?"라고 묻자, 김 전 의원은 바로 "네, 그건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기자였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때 정재오 재판장은 "기억나시는 것 같은데"라고 말하며 끼어들었다. "증인은 이동재 양심선언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짧은 시간에 명확하게 단답형으로 '예'라고 했다. 짚이는 사람이 있다는 취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기자한테 들은 것은 확실하다"라고만 답했다.

변호인이 "피고인(손준성)이나 검찰에 소속된 사람에게 이동재 기자가 양심선언한다는 것을 설명한 적이 있느냐"라고 묻자, 김 전 의원은 "검찰하고 전혀 상관없이 제가 얻은 정보다. 검찰 측에 제가 설명할 이유가 없다"라고 답했다. 정 재판장이 다시 끼어들었다.

"근데 다른 건 다 기억하지 못하는데, 검찰과 상관없이 취득한 정보란 것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죠?"

김 전 의원은 "그 내용은 기자들로부터 얘기를 들었다"라고 반복해서 답했다.

이어진 조성은씨 증인신문에서는 '제3자 개입 여부'를 두고 조씨와 손 검사장 쪽 변호인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손 검사장 쪽은 고발장 전달 경로가 손 검사장→김웅 전 의원→조씨가 아니라, 중간에 제3자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조씨가 "제3자 개입은 없다", "손 검사장이 고발장을 작성했다"라고 증언하자, 손 검사장 쪽은 "의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다음 공판은 내달 3일 진행된다. 문제의 고발장에 첨부된 판결문을 킥스(검찰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서 검색한 검사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손준성 검사 고발 사주 의혹 공판에 조성은 씨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손준성 검사 고발 사주 의혹 공판에 조성은 씨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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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고발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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