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업체의 40~60%, 심지어 80%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셔터스톡
이제는 정비시장의 총량이 줄어드는 쓰나미를 목전에 두고 있다. 폐점과 실직의 위험에 당면해 있다. 여러 보고서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정비업체의 40~60%, 심지어 80%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그런 사태는 최대한 지연시켜야 하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당사자들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급변하는 자동차 정비 생태계에 순응하며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하는 업체와 종사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전기자동차 시대에는 고전압 배터리 제조·유통, 폐배터리 회수·재사용·재활용·폐기 등의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다. 또한 전기자동차의 충전 관련 생태계도 거듭날 것이다. 충전 인프라 구축, 유지보수 관리 등 자동차 연관 시장의 확장도 이어질 것이다. 자동차 정비 종사자는 이런 산업에 적합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카센터에서 출장 나가 엔진오일을 교환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자동차 정비업을 등록하지 않은 렌터카 회사가 출장 가서 장기렌탈 중인 렌터카의 엔진오일을 교환하는 것은 합법이다. 기존 자동차 정비업은 과거 법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온라인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사업은 규제를 받지 않는 제도의 허점들이 곳곳에 있다. 꼭 필요한 규제만 네거티브한 방법으로 남기고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나아가 이동 발전소(배터리) 수천만 개가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전국을 누비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세상을 앞두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뉴욕 거리에 나뒹구는 말먹이와 똥, 소변은 공해이며 말이 없는 가솔린 자동차는 친환경이라 광고하는 혼란의 시대를 100여 년 만에 서울에서 다시 맞이하고 있다.
오래전 일요일 아침 방송에 나오던 순돌이 아빠가 지금은 다 사라졌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삼성전자서비스 유니폼을 입고 우리 집 LED TV를 설치하러 왔다. 순돌이 아빠는 가게 문을 닫고 온라인 플랫폼에 종속된 떠돌이 기술자가 되었다. 어쩌면 전기자동차가 일상이 되는 날이 오게 되면 자동차 정비사 역시 순돌이 아빠처럼 되어있지 않을까?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낙오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정의로운 전환'을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