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2월 서울제일교회 옥상에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되었다.
서울제일교회
합동 수양회 이후 니시카타마치교회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로부터 영감을 얻어 서울제일교회 교인들은 교회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추진위원회가 자발적으로 조직되었고, 추진위원회에서 연구한 사항을 교회 당회에서 구체화한 뒤 설교를 통해 교인들을 설득했다.
2017년 8월 옥상에 20kW 용량의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시작하여 2018년 2월에 공사를 마쳤다. 이 태양광발전소는 연간 약 2만 3000kWh의 전력을 생산해 전량 판매한다. 수익금은 사회선교, 생태환경선교, 지역사회선교 등의 선교비로 사용한다.
태양광발전소를 만들고 운용하는 데 비용상의 큰 문제는 없었다. 정 목사는 "5년 정도 지나면 설치비를 100% 회수하고 이익이 남는 체제로 넘어간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적 이득이 되지 않더라도 해야 할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신규로 원자력 발전소를 세우지 말라고 말만 하면서 전기 소비 생활을 바꾸지 않는다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제일교회가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의견을 모을 때도 비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정 목사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원자력 발전소의 대안이 될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건설적인 투자"라고 교인들을 설득했다.
2018년 녹색교회로 선정된 뒤로는 교회 내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여갔다. 일회용 종이컵 대신 스테인리스컵을 비치했고, 남은 음식을 싸갈 땐 비닐 위생팩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화장실 종이 타월을 없앤 뒤 교인들이 손수건을 들고 다니도록 만들었으며, 예배실 전면에 전광판을 설치하여 행사용 현수막을 대체했다.
2~3년이 지난 뒤부터는 교회 밖의 실생활에서 변화를 이끌기 위해 교인들에게 '녹색 그리스도인'의 삶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 책 <그린 엑소더스> 일독하기 ▲ 365일 탄소금식 실천하기 ▲ '몽골 은총의 숲'에 나무 한 그루 이상 심기 ▲ 적어도 하나의 생태환경 운동단체 회원 가입하기를 실천 과제 삼아 전 교인이 필수로 이행하도록 권면했다. 생활 습관을 만든 것이다.
특히 환경단체 회원가입 과제와 관련해 정 목사는 "우리가 일회용품을 안 쓰고 대중교통을 안 탄다고 해도 전체 탄소 배출량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상쇄할 수 있다.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전환과 기업의 변화가 필요하다. 환경단체들이 그런 요구를 담당하고 있다.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지는 못하더라도 재정적 후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반대 '우산 시위'
지난 2021년 4월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밝혔다.[2] 다핵종 제거 설비(ALPS)로 처리한 방사능 오염수가 과연 무해한지, 설비로는 정화할 수 없는 삼중수소를 바닷물에 방류하여 희석하면 정말 안전한지 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3]
지난 5월 환경운동연합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85.4%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4] 그러나 지난 8월 24일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일본은 방류를 시작했다.[5]
니시카타마치교회와의 합동 수양회로 후쿠시마에 방문한 경험이 있던 서울제일교회 교인들은 깊은 우려를 품게 됐다. 핵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제안문을 바탕으로 동참할 교회를 구했다. 한 달 만에 100개가 넘는 교회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들과 연합하여 '후쿠시마 방사능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한국교회 연대'를 결성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7월 2일에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반대 기도회'를 개최했다. 더운 날 야외에서 열린 집회였지만 약 250명이 모였다. 정 목사는 "한 150명 정도가 올 줄 알고 순서지를 150장만 준비해 갔다. 그런데 250여 명이 모여 다들 놀랐다"며 "보통 기자회견이나 기도회를 열면 활동가만 참석하는 일이 많다. 그런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평신도들이 모였다. 긍정적인 신호로 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