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오후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붕괴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땠나.
"그 현장에서 나온 지 꽤 지났지만 선명하게 기억이 났다. 20년 넘게 철근 일 하는 동안 이런 적은 처음이다. 당시 현장에 전단 보강근이 한 차로 10톤 넘게 들어왔는데, 안 넣어도 된다고 해서 폐기 처분됐던 것으로 안다. 우리야 시키는 대로 하는 입장이지만, 전단 보강근이 너무 적게 들어가길래 현장 노동자들도 '이래도 되나' 싶었다. 현장 소장에게도 좀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설계 구조가 그렇다고 했다. 도면대로 시공하는 입장에서 '왜 철근 안 넣냐'고 더 말할 수는 없다."
- 무량판 구조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아파트 지하 주차장도 무량판 구조가 많은가.
"검단도 그렇고, LH (발주) 공사에 무량판이 많다."
- 다른 무량판 지하 주차장에서도 전단 보강근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가.
"아니다. 이렇게 절반씩이나 빠지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둥에 전단 보강근이 다 들어가는 현장도 없다. 한 80%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 왜 80%만 들어가나.
"전단 보강근은 어려운 공정은 아니지만 품이 많이 들어가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공사 현장에서는 공기가 생명이지 않나. 하루하루가 다 돈이니까. 전단 보강근은 두께 13mm, 길이 340mm로 기둥 하나에 적어도 700~800개, 많으면 1000개 들어간다. 손 빠른 철근공 기능공들이 하루 종일해도 기둥 6~7개 채우면 많이 채운 거다. 그러니 100% 다 넣는 경우가 드물다.
전단 보강근은 다른 철근에 비해 돈도 안 된다. 철근 공사 도급 계약은 철근 무게를 기준으로 하는데, 전단 보강근은 손만 많이 가지 일반 철근들보다 작고 가볍기 때문이다. 요즘 철근 1톤당 도급비가 35만~36만 원 정도 한다."
- 붕괴된 검단 아파트가 다른 곳보다 전단 보강근이 많이 빠진 이유는 뭐라고 보나.
"설계 과정까지 알 수는 없지만, 같은 아파트 현장의 다른 지점들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유독 붕괴가 난 곳이 심했다. 그 자리가 원래 현장 출입 통로로 쓰였어서 제일 마지막에 공사를 했는데, 바닥에서 암(석)이 나와서 공사가 한 3~4개월 늦어졌다. 흙이면 그냥 파면 되는데, 돌은 계속 발파해가면서 파야 하니 오래 걸린 것이다.
공사하는 입장에서는 거기를 빨리 올려야 다른 데도 마무리를 할 수 있으니 더 서둘렀던 것 같다. 전단 보강근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양생도 다른 데는 보름씩 했는데 그곳은 2~3일 정도밖에 안 하고 넘어갔다. 이건 인부들끼리 했던 말인데, 바닥에 돌이 나와서 위에 공사를 좀 덜 신경 쓴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래 지반이 튼튼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도 불안... 20~30년 전 아파트보다 철근 절반밖에 안 들어간다"